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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3불제를 핵심으로 하는 대입자율화 정책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고려대가 고교등급제를 시행했다는 주장에 대해 고려대는 변명으로 일관하고, 대교협도 고교등급제를 실시하지 않았다는 해명을 그대로 인정하여 결국 고려대의 손을 들어주었다.

 

이런 가운데 지난 3월 11일 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은 '2011학년도 대입전형 기본사항 수립을 위한 세미나'를 개최하고 여기서 2011학년도 대입전형 기본원칙과 방향이 담긴 개정안을 발표했다. 그 요지는 사실상 3불제(고교등급제, 대학본고사, 기여입학제)의 폐지였는데, 구체적으로 "다양한 형태의 필답고사(논술)를 실시한다"는 내용과 "고교정보 공시제에 따라 대학별로 고교종합평가를 실시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대판 신분제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고려대를 비롯한 대학들은 수없이 제기된 의혹에 대해 지금까지 한사코 고교등급제를 시행하지 않았다고 우긴다. 과연 그럴까?

 

경기도 소재 모든 고등학교에서 고려대 수시 전형에 응시한 전체 학생 4,642명 중에서 해당 사항이 없는 경우 등을 제외한 4,616명을 대상으로 외국어고(국제고 포함), 일반인문계고(종합고 포함), 전문계고(특성화고 포함)로 구분하여 분석한 자료해 본 결과 고려대와 대교협의 해명은 거의 거짓말인 듯하다.

 

[분석 결론1] 고려대, 외국어고 우대하고 일반 인문계와 전문계고는 박대

 

 

현저하게 높은 외고 출신의 합격률

 

외국어고 합격률 Vs 일반인문고 Vs 전문계고 합격률을 비교해보면 학교 유형에 따라서 합격률이 천차만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외고 출신 학생은 1등급대가 100% 합격한데 비해 일반인문고는 63.9%가 합격했고, 전문계고는 50.0%가 합격했다. 2등급대 역시 외고는 87.7%가 합격했는데 일반계는 54.3%, 전문계고는 20%만이 합격했다. 3등급대는 더욱 심각하여 외고는 81.9%, 일반인문계는 42.2%가 합격했는데 전문계고는 아예 합격자가 없으며, 4등급대에는 외고가 여전히 80%에 가까운 합격률을 기록한 데 비해 일반고는 21.9%, 전문계고는 합격률이 0%이다.

 

이런 현상은 성적 상위권 학생들의 합격률에서 뚜렷하게 나타나는데 전체적인 합격률도 이와 비슷하다. 외국어고 출신 합격률 대 일반인문고 대 전문계고 1차 수시 합격률이 외고 출신은 70.2%인데 일반고 출신은 52.5%이고, 전문계고는 33.3%이다. 1차 수시 전형에서 합격률이 일반인문고나 전문계고보다 훨씬 합격률이 높다. 특히, 성적 상위권일수록 비슷한 성적의 다른 학교에 비해 외국어고 출신 합격률이 현저하게 높다.

 

[분석결론 2] 고대의 '외고 우대와 일반고-전문계고 박대'는 학교와 학생도 안다

 

외국어고의 고려대 수시 지원자 중 4등급 29.5%, 5등급 28.2%, 3등급 25.7%로 4등급 전후가 83.5%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러나 일반인문계의 경우 1등급과 2등급이 각각 34.8%와 39.4%로 전체의 74.2%로 가장 많으며, 전문계고는 지원자 100%가 1~2등급이다.

 

합격자 분포도 이와 비슷하다. 외고 출신 합격자 중 4등급 33.2%, 3등급대 29.9%, 5등급 18.6%로 4등급 전후가 87.7%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러나, 일반인문계의 경우 1등급과 2등급 합격자 비율이 82.4%로 압도적으로 많으며, 전문계고는 지원자 100%가 1~2등급대이다.

 

합격률은 상위권일수록 현저히 외고 출신이 높지만, 지원자 비율과 전체 합격자 중 등급 비율이 외고는 4등급 전후가 가장 많고, 일반인문고와 전문계고는 1~2등급이 대부분임을 알 수 있다.

 

외고는 중위권 학생들이 주로 지원하고 합격도 하는데 반해, 일반인문계와 전문계고는 최상위권 학생들만 지원하고 합격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고려대에 응시하는 학교나 학생들도 고려대가 이미 고교등급제를 실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그렇게 대응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분석 결론 3] 학교요인이 아니고서는 학생요인으로는 설명 불가능

 

[분석결론 3-1] 일반 인문고는 전과목 1등급도 불합격, 외고 1명에 일반고 408명, 외고 2명에 일반고 599명이 불합격

 

일반인문고는 전과목 1등급도 1차 전형에서 불합격하는 등 학교 요인이 아니고서는 어떤 학생 요인으로도 설명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전과목 1등급인 등급 평균 1.0이고 도교육감 표창장을 받은 일반고 학생과 등급평균이 1.04이며 교내 시상 18회, 교외 시상 3회를 수상한 학생 등 등급 평균 1.20 이하(상위 94% 이상)의 학생들이 1차에 불합격한 경우가 26건이나 된다.

 

이에 반해 외고 출신 최저 등급 합격자는 등급평균이 2.05이며, 그 다음이 2.35이다. 이를 일반인문고와 전문계고에 적용하면 등급 평균 2.05보다 우수한 성적을 가지고 있는 408명의 학생들이 1차에 불합격했고, 2.35보다 우수한 성적을 가진 학생 599명이 불합격했다. 즉, 같은 성적을 가진 외고 학생 최초 1명이 떨어질 때까지 일반고는 408명이 떨어졌고, 외고 2명째가 불합격할 때 일반계고는 이미 599명이 불합격했다.

 

[분석결론 3-2] 외고 학생은 수상실적도 없는, 등급 평균이 7.30(하위 20% 성적)도 합격

 

일반고 출신 최상위권 학생들이 불합격한데 반해, 외국어고 출신 학생들은 7등급대도 합격하는 등 하위권 학생들의 합격자수도 상당수 있었다.

 

외고 출신은 수상 실적이 하나도 없는, 등급평균이 7.30인 학생도 합격하고, 6등급대(하위 40%)이하도 58명이나 합격했는데 일반고 7등급대는 합격자가 0명이고, 6등급대는 고작 7명뿐이다.

 

이것 역시 학생 요인으로는 설명이 불가능하고 학교 요인으로만 설명이 가능하다. 이러고도 고려대는 계속 학교등급제를 하지 않았다고 우긴다. 손바닥으로 영원히 하늘을 가릴 수는 없을 것이다.

 

②에서 같은 학과의 외고 우대와 일반 인문계고의 등급제 관련 기사가 계속 이어집니다.


태그:#고려대, #학교등급제, #외고 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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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육에 관심이 많고 한국 사회와 민족 문제 등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합니다. 글을 읽는 것도 좋아하지만 가끔씩은 세상 사는 이야기, 아이들 이야기를 세상과 나누고 싶어 글도 써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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