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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바지란 신혼여행에서 돌아와 시댁으로 가는 딸에게 친정어머니가 준비하여 시댁 어른께 처음 보내는 음식이다.
 이바지란 신혼여행에서 돌아와 시댁으로 가는 딸에게 친정어머니가 준비하여 시댁 어른께 처음 보내는 음식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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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바지가 왔다. 결혼 하루 전 신부 집에서 보내온 것이다.

"이리와 봐."
"육∙해∙공군 다 모였네, 딴에는 신경 쓴다고 썼는갑다."

결혼 하루 전 나누는 이바지... 전라도 지방의 일반적인 풍습

이바지에는 홍어를 비롯해 전복, 화과, 산낙지, 견과류, 과일, 쇠고기, 한라봉, 떡 등이 푸짐하다. 남도의 인심이 넘쳐난다.
 이바지에는 홍어를 비롯해 전복, 화과, 산낙지, 견과류, 과일, 쇠고기, 한라봉, 떡 등이 푸짐하다. 남도의 인심이 넘쳐난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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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하루 전 이바지를 나누는 것은 전라도 지방의 일반적인 풍습이다. 신랑과 신부 양가에서는 서로 이바지 음식에 정성을 듬뿍 담아 보낸다. 떡, 한과, 쇠고기, 생선, 홍어, 과일 등등 9가지 정도의 품목을 보낸다.

이때 신부댁 번거롭지 않게 한다며 이바지음식을 신부댁에서 직접 가져온 신랑에게 결혼소감을 물어봤다.

"아무 생각이 없어요."

신혼의 단꿈으로 행복감에 젖어 마냥 들떠 있어야할 새신랑이 부담감 때문인지 싱거운 대답을 했다. 하기야 내심 좋으면서도 처음 당하는 큰일에 초조함과 부담감도 클 것이다.

"어~ 이건 뭐야!"
책상 위에는 호주달러가 놓여있다.

"그럼, 그렇지!"
아무 생각이 없다던 신랑 녀석은 나름 준비를 다 해뒀던 것이다.

신랑은 호주로 신혼여행을 떠날 예정이라고 했다.
 신랑은 호주로 신혼여행을 떠날 예정이라고 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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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은 호주로 신혼여행을 떠날 예정이라고 했다.

"드림월드 때문에 가는 거예요. 비행기에서 뛰어내리는 스카이다이빙도 경험해 보고 싶어요."

신혼여행 경험치고는 어째 좀 생뚱맞다. 좀 부드러운 경험을 택하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바지음식을 풀어 헤치자 알싸한 홍어냄새가 코를 자극한다.

"홍어가 이래야지."
"흑산도 홍어가 유명하제."

잔치 집에 홍어가 빠지면 잔치를 안 치른 것 같다

돼지고기 위에 홍어와 묵은지를 올려놓은 홍어삼합
 돼지고기 위에 홍어와 묵은지를 올려놓은 홍어삼합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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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 다들 홍어가 맘에 들었던 모양이다. 잔치 집에 홍어가 빠지면 잔치를 안 치른 것 같다는 남도에서 역시 홍어는 귀한 존재다.

이바지에는 홍어를 비롯해 전복, 화과, 산낙지, 견과류, 과일, 쇠고기, 한라봉, 떡 등이 푸짐하다. 남도의 인심이 넘쳐난다. 회와 술이 안 보이는 게 다소 아쉬움이라면 아쉬움이다.

"언능 오씨오."

친척들에게 연락을 취한다. 주방은 음식 준비에 분주하다.

이내 차려낸 음식상은 진수성찬이다. 어디에 견주어도 넉넉함과 맛에서 뒤지지 않았다. 참기름장에 버무려낸 살아 꿈틀대는 산낙지와 홍어삼합이 역시 으뜸이다.  

정이 오가는 이바지음식은 양가 상호간의 인사다. 격식을 갖춰 신랑과 신부 측에서 서로 주고받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 더 현실적인 것이 더 좋겠다. 그리고 살면서 서로 위하고 양가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이 백번 나을 듯싶다.

이바지, 친정어머니가 준비하여 시댁 어른께 처음 보내는 음식

살아 움직이는 싱싱한 전복
 살아 움직이는 싱싱한 전복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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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바지란 신혼여행에서 돌아와 시댁으로 가는 딸에게 친정어머니가 준비하여 시댁 어른께 처음 보내는 음식이다. 이는 신부 집의 음식솜씨와 됨됨이를 살펴보는 절차이며 시댁에서도 이에 대한 답례로 신부 집에 음식을 보내는 것이다.

결혼 하루 전에 보내는 음식은 함 들어갈 때 오는 손님들에게 대접하는 음식이다. 헌데 전라도 지방은 이때 서로 이바지 음식을 주고받는다. 이바지 음식의 종류는 일정하게 정해져있지는 않으나 떡, 육류, 해물, 과일, 전 등을 실용적인 면을 고려하여 보낸다. 이때 포장은 종이상자나 대바구니 등에 담아 보자기로 싸서 보낸다.

이들 결혼 이바지음식은 사돈댁으로 가는 첫 음식이라 이런저런 말이 날까봐 여간 신경을 쓰는 게 아니다. 찰떡궁합으로 살라고 찰떡도 넣고 갖가지 음식과 과일을 정성으로 준비해담아 보낸다.

이제 남도에서는 결혼 전에 이바지를 보내는 것이 일반화되었다. 신혼여행 다녀온 뒤로 했던 이바지가 결혼 하루 전으로 그 풍습이 바뀐 것이다. 그나저나 기분 좋은 날이다. 아무튼, 조카(김정남) 녀석의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잔치 집에 홍어가 빠지면 잔치를 안 치른 것 같다.
 잔치 집에 홍어가 빠지면 잔치를 안 치른 것 같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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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 다들 홍어가 맘에 들었던 모양이다. 역시 홍어가 인기다.
 어째 다들 홍어가 맘에 들었던 모양이다. 역시 홍어가 인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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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이바지, #이바지음식, #홍어, #결혼, #신혼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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