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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학생 모임인 연세교육공동행동이 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중앙도서관 앞에서 '등록금 카드납부제 시정과 학자금대출이자 지원 제도' 기자회견을 열고  높은 이자의 등록금 카드납부를 반대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세대 학생 모임인 연세교육공동행동이 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중앙도서관 앞에서 '등록금 카드납부제 시정과 학자금대출이자 지원 제도' 기자회견을 열고 높은 이자의 등록금 카드납부를 반대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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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 학생들이 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교정에 내걸린 '높은 이자의 등록금 카드납부를 반대한다'는 내용의 현수막 앞을 지나고 있다.
 연세대학교 학생들이 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교정에 내걸린 '높은 이자의 등록금 카드납부를 반대한다'는 내용의 현수막 앞을 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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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1000만원의 등록금.'

20대 대학생들에게는 듣기만 해도 숨이 막혀오는 단어이다. 여기에 19.5%의 카드 할부 이자가 붙으면 어떨까? 생각만 해도 '억소리'가 난다.

'연세교육공동행동 2만마일'(2만 연세인 마침내 일어서다)은 13일 오후 3시 연세대학교 중앙도서관 앞에서 '등록금 카드납부제 시정과 학자금 대출 이자 지원'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연세대뿐만 아니라 고려대, 중앙대 등 수도권 주요 대학에서도 등록금 동결 여부와 관계없이 문제의 본질적 해결을 위한 등록금 투쟁을 하겠다고 밝혔다.

"20%에 달하는 이자율, 사채에 가까운 돈놀이 수준"

연세대 학생 모임인 연세교육공동행동이 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중앙도서관 앞에서 '등록금 카드납부제 시정과 학자금대출이자 지원 제도' 기자회견을 열고 이명박 대통령과 김한중 연세대 총장이 노동자와 학생들에게 카드납부의 높은 이자를 퍼주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세대 학생 모임인 연세교육공동행동이 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중앙도서관 앞에서 '등록금 카드납부제 시정과 학자금대출이자 지원 제도' 기자회견을 열고 이명박 대통령과 김한중 연세대 총장이 노동자와 학생들에게 카드납부의 높은 이자를 퍼주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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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에 다니는 A학생이 1년 등록금 1000만원을 신용등급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카드로 할부 결제한다고 치자. A학생은 최대 19.5%의 이자율을 적용받아 1년에 1200만원에 육박하는 등록금을 내야 한다. 시중 금리가 5%대이고, 학자금 대출이자도 7.3%라는 점에 비추어 보면 학생을 위한 카드납부 제도라고 얘기하기 어렵다.

연세대학교는 2009년 1학기부터 등록금 카드납부제를 실시했다. 2만마일 측에 따르면 카드 납부제 실시에 앞서 연세대학교는 재정적인 부담을 덜어준다는 취지의 메일과 문자, 우편물까지 보내며 카드 납부 제도를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이 결과 신촌캠퍼스 학생 중 1395명이 등록금을 카드로 납부했고, 이들 중 270명이 일시불이 아닌 할부로 결제했다(3월 9일 기준). 270명의 학생은 학자금 대출 이자 7.3%보다 높은 수치인 최소 8%에서 최대 19.5%에 달하는 할부 이자를 내야 한다. 추가 등록 기간을 거치면 카드 할부 결제를 이용한 학생의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문제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높은 카드 할부 이자율뿐만 아니라 납부 카드의 종류를 '우리카드'로만 한정하고 있어 독점거래와 이에 따른 기부금의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호연 연세대학교 민주노동당 학생위원장은 "등록금을 할부로 결제한 학생들은 높은 이자율을 내야 한다, 등록금을 동결한 의미가 없다"며 "학자금 대출이자 지원 제도는 홍보조차 하지 않은 채 카드 납부만 홍보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비판했다.

학자금 대출을 받아 등록금을 납부했다는 문과대 박아무개(21)씨는 "이자율이 학자금 대출 이자보다 높으면 카드 납부 제도의 의미가 없다"면서 "이 제도의 존재 이유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어 박씨는 "등록금 카드 결제 제도는 학교에서 홍보하여 알고 있지만 학자금 대출이자 지원 제도는 처음 듣는다"며 "결국 학교가 사채놀이를 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2만마일은 기자회견 후 이명박 대통령과 김한중 연세대학교 총장 얼굴을 그린 가면을 쓰고 '삽질'을 하며 학생과 노동자에게 높은 등록금, 카드납부이자 등을 퍼주는 퍼포먼스를 했다. 이어 교내에 있는 우리은행을 찾아가 간판과 유리창에 '등록금 이자 말이 되나', '니가 내라 할부이자' 등의 구호가 적힌 종이를 붙이며 "높은 등록금 카드 할부 결제 이자율을 무이자로 시행하라"고 주장했다.

퍼포먼스를 끝낸 뒤 학생 대표 5명은 연세대학교 김한중 총장을 만나 ▲등록금 카드 결제 무이자 ▲학자금 대출이자 지원의 제도화 ▲등록금 분할납부를 2회에서 6회로 확대 실시 등을 요구했다.

등록금을 못내서 대학을 중퇴하고 취업도 되지 않아 고민하던 한 대학중퇴생이 지난 9일 한강에서 숨진채 발견된 가운데, '등록금 대책을 위한 시민사회단체 전국네트워크'(등록금넷)와 고려대 학생회는 13일 오전 고인이 다녔던 고려대 학생회관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내놓는 대책이 미봉책에 불과하다며 등록금 인하를 위한 추경예산 편성을 촉구했다.
 등록금을 못내서 대학을 중퇴하고 취업도 되지 않아 고민하던 한 대학중퇴생이 지난 9일 한강에서 숨진채 발견된 가운데, '등록금 대책을 위한 시민사회단체 전국네트워크'(등록금넷)와 고려대 학생회는 13일 오전 고인이 다녔던 고려대 학생회관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내놓는 대책이 미봉책에 불과하다며 등록금 인하를 위한 추경예산 편성을 촉구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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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등록금 대책? 생색내기에 불과

정부는 12일에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자금 대출금리를 0.3~08.포인트 인하하고, 대출자 중 저소득층 미취업자의 원리금 납부도 1년간 한시적으로 유예하는 '민생안정 긴급 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경제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실질 임금이 삭감되는 상황에서 이는 턱없이 부족한 대책이다. 대학생들은 여전히 높은 등록금의 벽을 넘지 못한 채 좌절하고 있다.

9일 오후 4시경 서울 서강대교 인근 모래변에서 숨진 채 발견된 정아무개(29)씨는 2000년 등록금을 내지 못해 고려대학교를 자퇴했고, 그 뒤로 계속된 생활고에 시달려 자살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등록금 대책을 위한 시민·사회단체 전국 네트워크'와 고려대학교 총학생회는 13일 오전 11시 고려대학교 학생회관 앞에서 '등록금, 실업난으로 인해 죽음을 선택한 고인의 추모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연간 1000만원에 달하는 등록금은 서민 사계에서 감당할 수 없는 금액"이라며 "청년의 죽음이 안타깝다면 정부는 등록금 인하를 위해 즉각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또 이들은 "등록금 인하를 위해 2072억원을 투자하고, 학자금 대출 금리를 낮추는 것은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며 "고액 등록금이 사람마저 죽음으로 내모는 이 상황에서 이러한 미봉책이 제2의, 제3의 비극을 막을 수 있겠는가"라고 꼬집었다. 이어 "정부는 학자금 대출 무이자, 등록금 상한제와 후불제, 차등정책 등을 실시해 제도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상황에서 등록금을 또 올리다니... 학생이 '봉'입니까"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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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기술과학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전국 201개 4년제 대학 가운데 82.6%인 166곳이 등록금을 동결했다. 그러나 동결되지 않은 학교의 학생들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중앙대학교는 등록금을 예능계열 4.8% , 약학계열 4.6% , 공학계열 4.1% , 이학계열 2.4% 등 계열별로 차등 인상했다. 학교 측은 추가 예산 49억원을 위해 타 대학과 등록금 차이가 많이 나는 계열만 올려 학생들의 부담을 줄였다고 밝혔다.

이에 이지열 중앙대학교 총학생회장은 "학교 측의 인상 근거가 부족하고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동결된 단과대도 포함해 등록금 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지인에게 450만원을 빌려 등록금을 냈다는 중앙대학교 컴퓨터공학과 변준원(27)씨는 "많은 대학들이 동결했음에도 불구하고 중앙대학교의 등록금은 인상됐다"며 "학생들이 '봉'이 아니다. 장학금 비율을 높인 것으로 포장하여 등록금 인상을 합리화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에게 학교에 바라는 것을 물었다. 대답은 간단하면서도 어려웠다.

"등록금 걱정 없이 학교에 다니고 싶다."

덧붙이는 글 | 김환 기자는 <오마이뉴스> 인턴 기자입니다.



태그:#등록금, #등록금인하, #연세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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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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