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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가 지난 3월 5일자로 '창간 89'주년"이 되었다. '1등 신문' <조선일보>가 자랑하고 싶은 일이 얼마나 많았겠는가? 5일자 눈에 띈 기사 내용은 2면 "역시 믿을 건 신문"과 25면 프랑스 언론인(프랑수아 뒤프르)과의 인터뷰인  "신문의 기능, 인터넷과 TV가 대체하지 못해"라는 지면이었다.

 

 

창간특집호 2면 기사를 자세히 보면 구독료를 내고 신문을 보는 가구가 "전체 가구의 48.3%인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2007년 4월 조사에서는 46.2%였던 것과 비교하면 최근 들어 신문 구독가구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이어진 기사에서 '열독률' 역시 "2007년 4월 갤럽조사에서는 전국 19세 이상 성인 중에서 신문 독자가 65.5%였고, 이번 조사에서는 70.6%로 늘어났다"라고 보도했다.

 

잠깐 여기서 주목할 사안이 있다. 유료 구독률 증가와 열독률 증가가 반드시 <조선일보>가 아니다. 물론 <조선일보>가 여론조사에서 구독률(14.8%), 열독률(24,2%)이 1위는 분명하지만 <조선일보> 구독률과 열독률이 증가되었다는 말은 아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언론의 생명인 '신뢰도' 조사 내용이 없다는 점이다. 기사 행간을 잘 읽어야 오독을 면할 수 있다.

 

 

창간특집 25면은 프랑스 언론인 프랑수아 뒤푸르와 인터뷰 한 "신문의 기능, 인터넷·TV가 대체 못해"기사다. <조선일보> 설명에 따르는 프랑수오 뒤푸르는 올 초 프랑스 정부가 발표한 '활자매체 지원정책' 입안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담당했던 언론인이다.

 

<조선일보>는 프랑수아 뒤푸르가 프랑스 정부가 활자매체 지원정책을 편 이유는 "신문은 민주주의를 보호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매체이기 때문에 지원책을 마련한 것"이라고 강조했다면서 "프랑스 신문들이 어려운 형편에 있기는 하지만 여론을 형성하고 심화시키는 신문의 기능은 반드시 필요하며 이는 인터넷이나 TV로는 대체되기 어렵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인터넷과 TV는 여론 형성에서 심층 보도면서 신문을 따라올 수 없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프랑수아 뒤푸르 지적은 전혀 틀린 말은 아니다. 인터넷과 TV가 할 수 없는 심층취재와 깊이 있는 여론 형성은 신문이 더 낫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신문에 따라 다르겠지만.

 

창간 특집호에서는 "믿을 건 신문밖에 없다" "신문의 기능, 인터넷·TV가 대체 못해를 특집으로 다루었던 <조선일보>가 6일에는 미디어법을 위해 여여가 사회적 논의기구를 합의한 것에 딴지를 걸었다.

 

 

<조선일보>는 믿을 것 밖에 없는, 인터넷과 TV가 대체할 수 없는 신문이다. 그렇다면 여야가 미디어법을 위해 사회적 논의기구 합의를 해도 상관할 바가 아무것도 없다. 김창군 정치부장은 "한나라 171석 버거웠나, 여야미디어법 동수논의 거대 여당 '자승자박'"에서 "여당은 국회 절대 다수의석이라는 프리미엄을 안고도 미디어법이라는 자기 의제(議題)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해 여론에서 끌려 다니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 왔다."고 한나라당을 비판했다.

 

김창균 정치부장은 이어서 "일부 방송 등 친야(親野) 매체가 미디어법이 통과되면 국가의 언로(言路)가 비틀어질 것처럼 국민에게 겁을 주고, 상당수 여당 의원들은 그 기세에 눌려 미디어법에 관한 언급 자체를 꺼렸으니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고 했다.

 

김창균 정치부장은 "미디어법 처리문제를 내전(內戰) 양상으로 몰아가는 사령부는 전체 진보좌파 진영이며 야당은 그 입법 전선(戰線)에 서 있다"고 까지 했다. 언론악법이 통과되면 국민에게 겁을 주고, 처리되면 내전양상으로 몰아가는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조선일보> 기사는 섬뜩할 정도다.

 

<조선일보>가 왜 이런 반응을 보일까? 5일에는 신문밖에 없고, 인터넷과 TV는 신문을 대체할 수 없다고 특집까지 실었던 <조선일보> 하룻만에 여야 지도부가 엄청난 비판 가운데서 사회적 논의기구를 합의한 것을 두고 이렇게까지 비판할까? 궁금하다.

 

"믿을 것 신문밖에 없다" "인터넷과 TV가 따라올 수 없는 신문" 이라고 보도했다면 <조선일보>는 신문만 잘 만들면 된다. 또한 신문 중에도 <조선일보>는 1등 신문이다. 이 정도면 우리나라에서 따라올 수 없는 언론이 <조선일보>다. 미디어법을 '언론악법'이라 불러거나, 사회적 논의기구를 구성하는 것을 두고 <조선일보>가 열낼 필요가 없는 이유다.


태그:#조선일보, #언론악법, #사회적 논의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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