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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욱 부산시의회 의원(동구1).
 최형욱 부산시의회 의원(동구1).
ⓒ 최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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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신세계 센텀시티의 개장을 계기로 부산에 소재한 대기업 유통업체의 자본 역외유출 문제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최형욱 부산시의회 의원(동구1)은 3일 "부산에 소재한 롯데백화점의 매출액이 1조원에 이르지만 지역의 수신규모는 고작 38억원이며, 메가마트는 지난해 7500억원의 매출을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1일 평잔이 8000만원에 불과할 뿐 아니라 이마저도 중소기업에 대출을 할 수 없는 요구불 예금"이라며 "더구나 신세계 센텀시티, 이마트, 현대백화점 등은 그런 수신고마저 전무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이날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고 "사실상 부산지역 내 대형 유통업체의 지역에 대한 기여는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부산에는 8600여 개(2007년 12월 기준)의 중소기업이 있다. 근로자가 300인 이상 중소기업은 22개 밖에 안될 만큼 영세하다. 이들 중 80% 정도의 기업이 연간 필요로 하는 자금 수요는 5억원 미만이다.

부산에 소재한 백화점 및 대형할인점의 연간 매출액은 약 3조6000억원에 이른다. 대기업 유통업체가 부산에서 벌어들인 매출을 서울로 보내지 않고 부산 내 은행에 잔고로만 계속 유지시켜도 약 7000여 개의 중소기업이 자금 유동성을 높여 부산 산업 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는 셈이다.

특히 최 의원은 이런 대형 유통업체의 무분별한 진입과 무책임한 자본 역외유출이 가능했던 원인에 대해 "항구도시인 부산의 개방성"과 함께 '롯데그룹과 부산과의 관계'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롯데나 신세계나 똑같은 점령군... 실상 알면 소비자운동 일어날 것"

최 의원은 '전통적으로 롯데가 부산을 중심으로 전국적인 영역을 확대시켜 나갔기 때문에 부산에서는 롯데의 영향력이 크다"며 "그러나 롯데가 신세계와 다를 게 뭐가 있나, 똑같이 점령군의 입장인데, 부산에서 롯데에 대한 착시 현상을 가지고 쉽게 진출을 허용했던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롯데가 애초 '부산상고 부지에 백화점을 짓고, 부산시청 부지에 제2롯데월드를 짓겠다'고 했을 때 부산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환영하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롯데라는 브랜드가) 거부감 자체를 덮어버렸을 뿐 아니라, 시 차원에서 (롯데그룹측에) 엄청난 혜택도 줬다"는 것이다.

지금도 롯데그룹의 신뢰는 유지되고 있을까? 최 의원은 "최근 롯데우유가 대선주조를 사들였다가 수천억원의 차익을 남기고 팔아먹어서 '먹튀' 비난을 사고 있다"며 "롯데가 부산에서 엄청난 부를 챙겨가면서 부산에는 과연 무엇을 해줬느냐는 회의감을 갖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야구를 좋아하는 부산시민들 중엔 '자이언츠'는 좋아하지만, '롯데'는 싫어한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롯데와 부산은 애증의 관계"라는 차진구 부산경실련 사무처장의 말과 같은 맥락이다.

최형욱 부산시의원은 "야구를 좋아하는 부산시민들 중엔 '자이언츠'는 좋아하지만, '롯데'는 싫어한다는 사람이 많다"고 말한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8일 저녁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08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1차전 삼성과의 경기에서 열띤 응원을 하고 있는 롯데 야구팬들 .
 최형욱 부산시의원은 "야구를 좋아하는 부산시민들 중엔 '자이언츠'는 좋아하지만, '롯데'는 싫어한다는 사람이 많다"고 말한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8일 저녁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08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1차전 삼성과의 경기에서 열띤 응원을 하고 있는 롯데 야구팬들 .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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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롯데그룹은 유통업계의 라이벌인 신세계 센텀시티를 상대로 부산 지역 마케팅 강화를 위해 롯데 자이언츠를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또한 3일 자사 브랜드로 처음 출시한 '처음처럼'의 홍보를 위해서도 롯데 자이언츠를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부산과 경남 지역에서 90% 이상의 시장을 확보하고 있는 대선주조(씨원)와 무학소주(좋은데이)가 잔뜩 긴장하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와 관련 최 의원은 "롯데·현대백화점이 부산에 들어오면서 미화당, 태화, 신세화, 세원 등 부산의 유수한 지역 백화점이 완전히 붕괴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며 "부산시민들이 롯데의 실상을 정확하게만 안다면 새로운 소비자 운동이 일어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의원은 "대형 유통업체의 매출이 부산지역의 생산활동 자금으로 돌아야 한다"며 "금융은 사람의 몸으로 보면 핏줄이다. 핏줄이 수도권 쪽에는 잘 돌고, 부산은 안 돈다면 지역경제 자체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앞서 최 의원은 지난달 19일 부산시의회 '5분 자유발언'을 통해 "부산시는 지금이라도 부산에 소재한 대형유통업체의 지역현지 독립법인화 및 지역발전재원 출연 등에 대해 해당 기업들과 본격적인 논의에 나서야 한다"며 자본의 역외유출을 막기 위한 제도적인 장치 마련을 촉구한 바 있다.


태그:#최형욱 부산시의원, #롯데자이언츠, #신세계센텀시티, #자본 역외유출, #롯데백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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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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