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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교육협의회(아래 대교협)가 고려대학교의 고교 등급제 실시 의혹에 대해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 이로써 고려대는 면죄부를 받았지만, 대입 업무를 주관하는 대교협의 공정성에 대한 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대교협은 26일 오전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이사회를 열고 그동안 윤리위원회가 조사해온 내용을 확정 발표했다. 손병두 대교협 회장은 "고려대의 소명자료를 검토하고 관계자들의 진술을 종합한 결과 고교등급제를 적용하지는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손 회장은 "지금까지 총 4차례에 걸쳐 고려대가 제출한 소명자료를 검토하고 부족한 부분은 관계자 진술을 들었다"며 "그 결과 고려대는 고교 등급제를 실시하지 않았고, 다만 08년 2-2 수시전형에서 교과와 비교과의 실질 반영 비율을 사전에 고지하지 않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손 회장은 "고교등급제에 관해 교육과학기술부가 내린 정의를 보면 대입에서 학생 능력 차가 아닌 고교의 실적, 특성, 소재지 차이를 반영해 고교별로 일률적으로 차등 대우를 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이런 정의에 입각해 볼 때 고려대는 입시에서 고교별로 차등해 일률적으로 가점 또는 감점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손 회장은 "특목고 우대를 했다는 일부 언론의 주장도 고려대 측의 소명자료를 보면 반론이 된다"며 "특목고 내신 1, 2등급이 불합격하고 일반고 내신 4, 5등급이 합격한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대교협의 발표는 '자기 식구 감싸기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부실 조사 논란을 더욱 키우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대교협이 조사한 건 고려대에서 보낸 소명 자료를 검토하고 입시 관계자 진술을 들은 게 전부다. 즉 의혹의 당사자 설명만 듣고 무혐의 결론을 내린 셈이다.

 

손 회장은 "소명 자료 검토와 당사자 해명을 듣고 결론 내린 부실 조사 아니냐" 기자들의 질문에 "큰 문제 없다" "대입 요강을 보면 너무 어려워 나도 잘 이해를 못 한다" "고려대가 직접 설명하는 게 좋겠다" 등의 대답을 남기고 서둘러 기자회견장을 떠났다.

 

한편 고려대는 26일 오후 1시 기자회견을 열고 고교등급제 시행 여부와 학생부 반영 비율 등을 직접 설명하고 대국민 유감 표명을 할 계획이다.


태그:#고려대학교, #대교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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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랭은 고양이를, 저는 개를 업고 다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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