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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 25일 오후 4시 50분]

 

민노-진보신당 공식 합의... "울산 북구 후보단일화 추진"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오는 4월 울산 북구 재보궐선거에서 단일후보를 내기로 공식 합의했다.

 

우위영 민주노동당 대변인과 김종철 진보신당 대변인은 25일 2시간에 걸친 대표회동이 끝난 뒤 "이명박 정권을 심판하기 위해 4·29 재보궐선거에서 진보진영의 후보단일화를 이루기로 하였다"고 발표했다.

 

이에 양당은 조만간 후보단일화를 위한 실무협의체를 구성할 예정이다. 오병윤 민주노동당 사무총장과 정종권 진보신당 집행위원장이 원탁회의, 후보단일화 등을 주제로 실무협의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회동에 참석했던 김종철 진보신당 대변인은 "양당이 오랜만에 만났지만 분위기는 좋았다"며 "후보단일화라는 가장 큰 목표에 합의했지만 원탁회의의 역할 등에서 약간의 온도차이가 있었다"고 전했다.

 

민주노동당쪽에서는 양당뿐만 아니라 민주노총과 사회당 등이 참여한 원탁회의에서 후보단일화 방식 등을 결정하자는 의견인 반면, 진보신당은 진보세력 대결집을 위한 원탁회의 구성에는 찬성하지만 후보단일화의 주체는 양당임을 강조하고 있다.

 

다음은 이날 양당이 합의한 내용이다.

 

1. 이명박 정권의 독주에 대항하여 이명박 심판을 위한 진보진영의 단결이 필요함을 확인하였으며, 당면한 4·29 재보궐선거에서 진보진영의 후보단일화를 이루기로 하였다.

 

2. 진보진영의 단결을 위한 원탁회의 구성 및 4·29 재보선에서의 후보단일화를 추진하기 위한 실무협의를 진행하기로 하였다.

 

 

[1신 : 25일 오후 2시 50분] 진보정당들, 후보단일화 논의 시작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한 지 1년이 되는 날, 진보정당의 대표가 한자리에 모였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 노회찬·심상정 진보신당 공동상임대표 등은 25일 낮 12시 국회에서 4월에 치러질 울산 북구 재보궐선거 후보단일화를 비롯한 '진보대연합' 구상을 논의하기 위해 만났다.

 

양당의 지도부가 이렇게 공식적인 자리에서 만난 것은 지난해 8월 강기갑 대표가 취임인사차 진보신당을 방문한 이후 처음이다.  

 

민노당·진보신당 "국민은 진보정치세력의 대결집 원해"

 

먼저 모두발언에 나선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는 "MB정권 1년을 되돌아보면 우울하고 가슴이 아프다"며 "국민들은 오늘 MB정권에 대항하는 새로운 세력의 결집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소수 재벌을 위해 99%의 국민에게 고통과 눈물과 한숨을 안겨준 MB정권을 어떻게 심판할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진보세력의 대결집을 통해 MB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것이 서민의 엄중한 요구"라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발등의 불로 닥친 4·29 재보선은 서민에게 고통을 안겨준 MB정권을 심판하는 선거가 되어야 한다"며 "국민의 희망과 기대에 부응해 진보세력이 대결집하고 반MB세력이 대단결하는 역할을 하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심상정 진보신당 대표는 "국민은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 1주년에 MB정권을 뛰어넘을 수 있는 희망을 만들라고 주문하고 있다"며 "특히 진보정치세력의 분발, 대단결을 강력하게 주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 대표는 "4·29 재보선에서 진보정치세력이 힘을 합쳐 한나라당을 당선시키지 말고 비정규직, 자영업자 등 서민의 희망을 만들라는 주문이자 진보정치세력이 대한민국을 책임질 수 있는 비전과 역량을 갖춘 대안세력으로 발돋음하라는 주문"이라고 부연했다.

 

심 대표는 "4·29 울산 재보궐선거는 진보정치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가늠자"라며 "울산 선거에서 진보정치세력이 후보단일화를 이루고 승리해서 진보정치세력이 재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노회찬 대표는 "오늘 회동의 정치적 의미는 각별하다"며 "4월뿐만 아니라 10월, 내년에도 재보궐선거와 지방선거가 있기 때문에 (이번에 결정될) 진보정당의 대응은 향후 (선거) 대응에 영향을 미치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표는 "양당이 헤어진 지도 1년이 됐다"고 언급한 뒤, "(헤어진 1년 동안) 강물이 흘러갔다는 걸 의식하지 않고는 각주구검(刻舟求劍)의 우를 범할 수 있다"며 "과거를 복원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향해 나가는 논의가 되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원탁회의 구성-후보단일화 방식 등에 이견

 

이날 회동에서 주요하게 논의될 울산 북구 후보단일화 성사 여부는 양당의 생존력을 가른다. 그런 점에서 결국에는 후보단일화가 성사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긴 하지만, 원탁회의 구성, 후보단일화 방식 등에서 적지 않은 의견차를 보이고 있어 마냥 순탄하지는 않다.

 

먼저 원탁회의 구성과 관련, 민주노동당은 '반MB전선'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양당뿐만 아니라 민주노총과 사회당 등까지 참여시키자는 의견인 반면, 진보신당은 후보단일화 논의 주체를 양당으로 한정시키려고 하고 있다.

 

강기갑 대표가 이날 회동을 두고 "양당만이 힘을 합치는 것을 넘어서 진보정당과 진보세력 간의 대통합, 힘의 결집을 향한 계기를 만드는 자리"라고 의미를 부여한 것도 '확장된 원탁회의'를 염두에 둔 것이다.

 

다만 진보신당은 민주노총의 '민주노동당 배타적 지지' 방침이 철회될 경우 후보단일화 과정에 민주노총의 참여를 수용할 수 있다는 분위기다. '노동자의 도시'인 울산 북구에는 민주노총 산하 조합원들이 대거 거주하고 있어 민주노총을 후보단일화 과정에서 무조건 제외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이러한 의견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날 어떤 식으로든 원탁회의 구성에는 합의할 것으로 보인다. 원탁회의 구성 자체가 불발될 경우 후보단일화 협상 자체가 물 건너 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양당은 후보단일화 방식을 놓고 치열한 논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노동당은 국민참여경선제의 진보정당버전인 '민중경선제'를 염두에 두고 있다. 울산지역 노동자와 진보성향 시민사회단체 등까지 후보단일화 과정에 참여시키겠다는 것.

 

반면 진보신당은 공식적으로 밝힌 적은 없지만 여론조사 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진보신당 후보로 유력한 조승수 전 의원의 대중인지도와 본선경쟁력을 헤아린 것이다.

 

하지만 민중경선제와 여론조사 방식을 절충한 방안이 나올 가능성도 적지 않다. 민주노동당의 한 핵심관계자도 "재보궐선거에서는 핵심지지층의 투표 여부가 중요하기 때문에 개방형 경선을 치러야 하겠지만 이것만 고집할 수 없기 때문에 (여론조사 방식과) 절충해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후보단일화는 조승수와 김창현의 대결?

 

현재 울산 북구의 후보단일화 대상으로는 조승수 전 의원과 김창현 현 민주노동당 울산시당 위원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민주노동당 안에서 '자주파'와 '평등파'를 상징했던 두 사람은 2003년 민주노동당 울산지부장 경선에서 맞붙은 적이 있는데 당시에는 김 위원장이 이겼다. 하지만 조 전 의원의 대중인지도가 만만치 않아서 경선 결과를 예단하기는 쉽지 않다.  

 

최근 시사주간지 <한겨레21>과의 대담에서 조 전 의원은 "(후보단일화 방식은) 북구 유권자와 국민적 시각으로 볼 때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안이어야 한다"며 "누구든 나보다 본선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되면 복잡한 절차 없이 후보를 양보할 의사도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직접민주주의를 많이 확대할수록 좋은 방법이니 민중경선처럼 수만 명이 참가하는 방법이 중심이 되었으면 좋겠다"며 "(두 당 외에 민주노총 등이 참여하는) 원탁을 만들어 전체가 공감할 단일화 방법을 합의할 텐데 여기에 승복해야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태그:#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울산 북구 후보단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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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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