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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들만의 경인운하 '막장' 공청회
ⓒ 김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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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에서 입구를 열어 달라고 요구하자 입구를 막고 있던 측에서 발언을 방해하고 있다.
▲ 경인운하 설명회 시민단체에서 입구를 열어 달라고 요구하자 입구를 막고 있던 측에서 발언을 방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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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기자 양반 또 왔어?"

경인운하 마지막 시민 설명회가 열린 6일 오전 9시. 서울 강서구 구민회관 입구를 지키고 있던 경인운하지역협의회장 박한욱씨가 "또 왔느냐"며 아는 척을 했다.

경인운하지역협의회는 5일 있었던 경인운하 김포 지역설명회에서 운하에 반대하는 시민들과 시민단체 그리고 기자들의 출입을 막았던 사람들이다. 이들은 김포에서는 '김포시민'이라고 이야기했었지만 6일 강서구에서는 '강서구민'이라고 말했다.

"건설사 직원과 타 지역 주민들이 지역주민 막아"

경인운하 설명회에 참석하기 위해 구민회관을 찾은 강서구 주민은 주민등록증을 제시하며 설명회장 입장을 요구했다. 하지만 지역협의회 측은 "시민이라도 설명회가 시작했으므로 못 들어간다"며 출입을 막았다.

또 5일 김포 설명회와 마찬가지로 기자들의 출입도 통제했다. 기자들은 기자증을 제시하며 입장을 요구했지만 지역협의회 측은 "기자증을 믿을 수 없다"며 기자들을 밀어냈다.

시민단체는 "우리는 들어가지 않을 테니 기자들이라도 들여보내주라"고 요구했지만 "편파 보도를 하기 때문에 입장시킬 수 없다"고 말했다.

경인운하 지역 설명회장의 출입을 요구하는 기자가 기자증을 제시하고 있지만 경인운하지역협의회 측은 출입을 허락하지 않았다.
▲ "기자도 못 믿어" 경인운하 지역 설명회장의 출입을 요구하는 기자가 기자증을 제시하고 있지만 경인운하지역협의회 측은 출입을 허락하지 않았다.
ⓒ 김태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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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영상 보기] 5일 김포 설명회장에서 기자 출입 저지하는 장면

경인운하 백지화 수도권 공동대책위 공동집행위원장 조강희씨는 "일부 지역 노인분들을 앞에 세우고 뒤에는 건설사 직원들이 막고 있다"며 "얼굴을 아는 건설사 직원들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수자원공사 직원, 지역협의회와 버스 동행

경인운하 지역 설명회에 시민 출입을 막은 것이 수자원공사 측과 사전 합의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들만한 장면들도 목격됐다.

설명회가 예정보다 길어지자 경인운하지역협의회 박한욱 회장은 "이 XX들 왜 이렇게 안 나오는 거야. 우리가 지들 뒤치다꺼리 하는 사람들이냐"라며 수자원공사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에게 화를 냈고 이 사람은 얼굴을 붉히며 거듭 죄송하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또 함께 있던 다른 회원도 "30분만 막고 있으라더니 이게 뭐냐"는 말을 하기도 했다.

또 지난 5일 김포 설명회장 입구를 막고 있던 김아무개(여·73)씨가 강서구 설명회에서도 목격됐다. 김씨는 "아침 8시 30분에 중간 버스(25인승 미니버스)로 동네사람 20명과 함께 왔다"고 말했다.

김포 고촌면 주민 20여명이 함께 탑승하고 온 전세버스. 주민들이 버스를 타기 위해 가고 있다.
 김포 고촌면 주민 20여명이 함께 탑승하고 온 전세버스. 주민들이 버스를 타기 위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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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출동 요구는 '묵살', 지역협의회 요구엔 '총알'

이와 함께 경인운하지역협의회 측이 수자원공사 직원과 함께 버스에 이동하려다 시민단체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이 버스에 탑승하고 있던 한 회원은 설명회가 끝났으니 밥을 먹으러 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들이 탄 버스 양쪽에는 'XX 유황오리 가든'이라는 상호가 붙어 있었다.

시민단체 회원들은 지역협의회 회원과 함께 버스에 타고 있던 수자원공사 직원의 해명을 요구하며 버스를 막아섰고, 협의회 측은 경찰에게 시민단체가 버스 출발을 지연시키지 못하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30여명의 전·의경들을 버스 주변에 대기시켰다.

현장에 출동한 강서경찰서 정보계장은 "여러분들의 행동은 불법"이라며 경찰력으로 강제해산시킬 수도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현정 서울환경운동연합 국장은 "설명회장 입구를 막아선 저 사람들이 폭력을 휘두를 때는 도움을 요청해도 못 들은 척하더니 지역협의회 신고에는 수십명의 경찰력을 출동시켰다"고 비판했다.

앞서 이 국장은 상황을 지켜보던 경찰에게 "지역주민들이 입장하지 못하고 있고, 길을 막는 주민들이 물리력을 동원하고 있다"며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경찰은 "우리가 해 줄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 경찰은 70여 명을 대기시키고 있었지만 시민들의 몸싸움을 말리지는 않았다.

수자원공사 "설명회는 적법했다"

계속된 시민단체와 시민들의 항의에 수자원공사 직원은 버스 안에서 창문을 반쯤 열고 "(김포주민들만 입장한 것이 아닌) 강서구민들도 들어왔기 때문에 설명회는 적법했고, 원활했다"고 말했다.

또 "기자들의 출입을 막은 것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며 황급히 버스 창문을 닫아 버렸다.

한편 시민단체는 "우리도 수자원공사 관계자가 함께 다니는 것은 몰랐다"며 "경인운하 설명회를 한 4군데 모두 오늘과 상황이 같아 설명회를 듣고자 하는 시민들이 입장하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일방적인 (찬성) 시민들만 참석한 설명회는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타지역 주민들이 설명회에 참석하고, 수건 등을 나누어 준 것은 '뇌물'"이라는 주장도 했다.

설명회장에서 참가자들에게 나누어준 수건.
 설명회장에서 참가자들에게 나누어준 수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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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김태헌 기자는 <오마이뉴스> 9기 대학생 인턴기자입니다.



태그:#경인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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