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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이>겉표지
 <듀이>겉표지
ⓒ 갤리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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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위기로 침체된 마을에서 도서관 사서로 일하는 비키, 그녀는 겨울의 어느 날 도서 반납함에서 이상한 걸 발견한다. 동상에 걸린 고양이였다. 누가 그곳에 고양이를 버려둔 걸까? 비키는 안쓰러운 마음에 고양이를 데리고 도서관에 들어간다.

고양이는 귀여웠고 잘 생겼다. 또한 사람들을 잘 따라 도서관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고양이를 귀여워했다. 비키는 결국 고양이를 도서관에서 키우기로 한다. 놀라운 일이었다. 도서관은 책을 보고 공부를 하는 그런 곳이다. 정숙함이 요구되는 곳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곳에서 고양이를 키운다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그럼에도 비키와 사람들은 사람들을 설득한다. 그것이 1988년의 일이었고 고양이는 ‘듀이’라는 이름을 얻게 된다.

출판사 갤리온에서 출간한 <듀이>는 이런 사연으로 도서관에서 살았던 듀이와 듀이를 보살핀 사람들의 이야기다. 누군가는 도서관에서 고양이를 키운 것이 특이하기는 하지만 이런 내용이 굳이 책으로까지 나올 필요가 있을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 책은 미국에서 하나의 열풍을 일으킬 만큼 놀라운 것을 담고 있다. 도서관 사서들을 감동시키고 나아가 도서관에 오는 사람들, 그리고 침체된 마을의 사람들, 더 나아가 미국을 감동시키는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도대체 무슨 내용이 있기에 그런 것일까? 사람들의 보살핌 덕분에 건강해진 듀이는 도서관의 마스코트 같은 존재가 된다. 문가에 앉아서 도서관에 방문하는 사람들을 쳐다보고, 도서관에 있는 사람들에게 애교를 부렸다. 유난히 사람을 따르기에 그랬던 것인데 이것은 상상 이상으로 놀라운 결과를 초래한다. 첫 번째는 사람들을 도서관에 찾아오게 만든 것이다.

부모님이 올 때까지 집에 혼자 있어야 했던 아이들이 듀이와 놀기 위해서 도서관에 찾아온다. 장애를 갖고 있는 아이들도 그랬다. 그들에게 사람들은 어떤 눈빛을 보내기 마련인데 듀이는 그런 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무릎 위에 올라와서 애교를 부렸다. 가뜩이나 마을 경제가 침체되면서 어른들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져 아이들도 답답해하던 차에 이런 귀여운 녀석이 등장했으니 아이들로서는 고양이를 찾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게다.

아이들도 그랬지만 어른들도 그랬다. 어른들도 처음에는 신기하게 생각했지만 이내 기분 좋게 해주는 고양이에 매료되고 말았다. 책 사이를 다니며 장난을 치는, 찾아오면 아는 척 해주면서 반겨주는 고양이는 그들에게 하나의 ‘희망’이 된다. 비록 고양이가 생계를 더 낫게 해주는 건 아니지만 희망이 필요하던 그들에게 고양이의 애교는 마음을 달래주는 것이었다.

단지 그들을 위로하기만 하는가? 아니다. 듀이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 때, 마을 사람들은 하나 된 마음으로 듀이를 위해 뭔가를 하려고 한다. 서로 모르고 지냈을 사람들끼리도 듀이 이야기를 하면서 친해지며 머리를 모으는 것이다. 좋은 일은 소문나기 마련이다. 언론이 듀이를 취재해가기 시작하면서 먼 곳에서도 사람들이 듀이를 찾아온다. 때마침 마을도 점점 활기를 찾게 된다. 듀이 때문에 그렇게 됐다는 필연적인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곳에 살던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한다. 듀이가 마을에 희망을 줬다고 믿는 것이다.

이것이 정말 실화일까? 소설이라고 믿을 만한 내용이겠지만 실화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더 감동하는 것일 게다. 대기업이나 카리스마를 지닌 지도자도 하지 못했던 것을 버려진 고양이가 해내는 것을 지켜봤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듀이가 딱히 어떤 대단한 것을 했다고는 말할 수 없다. 그럼에도 듀이는 작은 마을을 바꾸며 사람들을 감동시켰다. <듀이>는 그 과정을 생생히 기록한 책이다. 내용을 보건데 미국이 아닌 곳에서도 그 감동은 통할 것 같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도서관에 사는 고양이의 어떤 삶을 그린 <듀이>, 도서관의 그 많은 책들도 감히 보여주지 못했던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듀이 : 세계를 감동시킨 도서관 고양이

비키 마이런.브렛 위터 지음, 배유정 옮김, 갤리온(2009)


태그:#고양이, #도서관, #에세이, #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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