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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재단(박근혜)의 영남대 복귀를 반대한다"는 현수막을 내걸고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원로교수들.
▲ 영남대 원로교수들의 기자회견 광경 "비리재단(박근혜)의 영남대 복귀를 반대한다"는 현수막을 내걸고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원로교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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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민주화운동과 입시부정으로 인한 학내분규로 분규사학이 되어 임시이사(89년 2월 시작) 체제로 20여 년간 머물렀던 영남학원이 법인 정상화를 앞두고 내홍을 앓고 있다.

과거 영남학원은 재단비리로 인해 88년 11월 9일 재단퇴진운동, 11월 10일 이사진 전원사태를 경험한 바 있다. 이후 분규사학으로 이어오던 영남학원이 2006년 4월 임시이사 해제 사학으로 분류되고, 2008년 6월까지 정식이사 제출요청이 이루어지면서 활발하게 재단 정상화가 논의됐다.

원로교수들, 구재단의 몸체 박근혜 '안 돼'

"천마의 기상으로! 세계의 중심으로!"라고 적힌 전광판 글씨가 인상적이다.
▲ 영남대의 재단정상화는 어디로? "천마의 기상으로! 세계의 중심으로!"라고 적힌 전광판 글씨가 인상적이다.
ⓒ 김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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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영남대 중앙도서관 1층 로비에서는 구재단의 복귀를 반대하는 원로교수 명의(부총장, 교수회의장, 대학원장 등을 역임한 40여명의 교수)로 성명서 발표와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원로교수들은 배포한 '비리재단의 복귀는 반드시 막아야 합니다'라고 밝힌 성명서에서 "박근혜씨가 추천한 인사들로 재단이 구성되면 민간기업의 학원인수나 공립대학으로의 전환 같은 대학발전의 기회는 사라지고 말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학원에 정치세력을 끌어들이는 것은 대학의 발전에 엄청난 재앙을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원로교수들은 학교 구성원들의 여론수렴이 제대로 되지 못한 점이나 총회를 통한 재단정상화가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정년퇴임을 앞둔 이재성 교수는 "재단정상화를 위해서 학교의 정체성이 분명해야 하고, 학교발전에 대한 부분(재정적인 뒷받침 포함)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구재단 구성원들은 어떤 대안과 비전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수회의 "박근혜 대표가 왜 걸림돌이냐"

이에 반해 재단정상화를 추진했던 교수회의 한 관계자는 "원로교수, 학생들이 제기하는 설문조사는 학교구성원(교수, 직원, 동창회)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여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박근혜 의원의 재단 참여(추천 포함) 부분에 대해선 "당시 문제는 대선 과정에서 이미 검증된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이제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평가도 김대중 대통령을 압도할 정도로 존경을 받고 있다"면서 박 의원의 재단정상화 참여에 긍정적인 면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영남학원정상화추진위원회가 1차 의견수렴한 결과라고 제시한 내용.(영대신문 15면에서 발췌)
▲ 영남학원 정상화추진위원회의 설문조사 결과 영남학원정상화추진위원회가 1차 의견수렴한 결과라고 제시한 내용.(영대신문 15면에서 발췌)
ⓒ 영대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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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교수들이 문제제기한 총회 부분에 대해서 그 관계자는 "교수회 규정에 총회에서의 방법도 있지만 평의회에서 결의된 부분을 서면투표로 결의하는 방법도 있다"면서 "총회가 한 번도 성사된 일이 없고, 설득으로 문제해결이 어렵기 때문에 평의회에서 결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총학생회, 학교구성원의 의견수렴은?

재단정상화 문제로 학교구성권 간에 갈등을 겪고 있는 것에 대해 김일환 영남대 총학생회장은 "구재단이 들어서면 잘 될 것이라고 교수회의는 강조하나 그것은 추상적인 이야기일 뿐"이라면서 "최근 교수, 교직원들조차도 줄서기를 시도하려는 것은 재단정상화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교수회의가 재단정상화를 위해 내건 설문조사에 대해서도 "교수회의가 제시한 설문조사에서도 교수, 동창회 의견수렴을 했다고 하나 어떻게 이뤄졌는지 방법 등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간다"고 말했다.

재단정상화와 관련해 총학생회 간부들은 기자회견장 옆에서 현수막 시위를 벌였다.
▲ 재단정상화에 학생들의 반응은? 재단정상화와 관련해 총학생회 간부들은 기자회견장 옆에서 현수막 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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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법인 영남학원 재단정상화 추진위원회는 2008년 2월 본격 출범한 뒤 5월, 10월 두 차례의 설문조사를 통해 학교구성원들의 여론수렴을 거쳤다고 설명하고 있다.

교수회의 관계자는 "1차 설문조사는 일부 교수들의 문제제기로 2차 설문조사를 하였고, 그 결과 2/3이상이 참석해 약 67% 가량이 구재단(최후 정식재단이라 명함)에 찬성표를 던졌다"고 밝혔다.

교수회의가 강조하는 것처럼 절차상의 문제가 없고, 학교구성원들의 별다른 반발이 없다면 구재단 이사진은 박근혜 의원이 추천한 4인(전 대법관 출신인 강신욱 변호사, 전 서울행정법원장 우의형 변호사, 박재갑 서울대 의대교수, 신성철 카이스트 교수)이 된다.

재단정상화에 대한 총학생회의 반응을 대변해 주는 현수막.
▲ 학교에 내걸린 현수막 재단정상화에 대한 총학생회의 반응을 대변해 주는 현수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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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 나머지 구성원인 3인은 이효수 영남대 총장, 이호성 영남이공대학 차기총장, 김문기 영남대 총동창회 수석부회장이 맡게 되지만 상황은 어떻게 전개가 될지는 교과부가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한편, 재단정상화를 염려하는 원로교수들과 총학생회는 최종 결정권을 쥔 사학분쟁조정위원회와 교과부의 결정에 따라 시민홍보전, 언론보도 등을 통한 대외홍보, 법적 대응에도 적극적으로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태그:#영남대, #영남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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