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한미 FTA는 과연 공정한 협정일까.'

'고용을 창출하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수출만이 정답일까.'

'자유무역이라는 거대한 흐름에는 농산물도 예외가 없을까.'

 

21일 오후 4시,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국제통상연구소(소장 이해영·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가 '통상과 민주주의 : 자유무역과 공정무역'이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고 이러한 물음을 던졌다. 토론의 큰 줄기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의 한미 FTA 조율 향방과 국제통상관계로 모였다.

 

참석자들은 현재의 불평등한 국제 관계 하에서 자유무역주의를 경계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고 서민과 중산층의 소비력을 진작시키기 위해서 사회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는데서도 공감대를 이뤘다.

 

 

이해영 교수 "자유무역은 양극화 역효과"

 

발제를 맡은 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는 "한국의 개발 독재는 '반공+수출'이 핵심이었고 자유무역은 무조건 좋은 것이라는 잘못된 인식이 심어졌다"고 말했다. 덧붙여 "자유무역은 사회적 양극화와 글로벌 양극화라는 역효과가 있다"며 공정무역이라는 대안을 제시했다.

 

이 교수는 하지만 "공정무역도 형태가 다양하다"며 "제3세계 커피 재배 농가에게 제값을 돌려주자는 '글로벌 무역 정의' 캠페인이 있는가 하면, '미국이 부과하던 자동차 수입 관세 2.5%를 철폐해 줄 테니 한국 시장 내 미국차 점유율 20%를 보장하라'는 미 민주당식 공정무역의 예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마지막으로 "오바마가 취임했다고 신자유주의가 소멸하지는 않을 것이다" 라며 "이 시점이야말로 자유무역에 대한 대안을 새롭게 준비해 가야 할 시기"라는 말로 발제를 마쳤다.

 

 

신범철 교수 "수출만이 살길 아니야"

 

신범철 경기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수출이 안 되면 망하는 걸로 이해한다"며 "수출에 대한 맹신이 신앙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신 교수는 또 "수출을 한다고 경쟁력이 생기는 게 아니라 경쟁력 있는 기업이 자기선택적으로 수출을 하게 되는 것"이라며 "생산성을 증대시키고 고용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수출을 장려하기보다는 내수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정책을 꾸려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석원 교수 "농산물이 자유무역의 대상인가"

 

마지막 발제자인 윤석원 중앙대 산업경제학과 교수는 농업과 자유무역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점을 짚었다. 윤 교수는 "농업이 과연 자유무역의 대상인지, 공산물과 농산물을 같은 상품으로 봐야 하나"라는 의문을 던졌다.

 

윤 교수는 이어 "농산물은 단순한 상품이 아니라 생명산업이기 때문에 자본주의를 전제로 한 경제적 논리가 적용되는 영역이 아니다"고 말하며 "선진국들도 자국의 농업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는 것을 근거로 들었다.

 

윤 교수는 또 "인류의 기아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취지로 시작된 WTO체제가 출범한지 10년이 지났지만 기아문제는 전혀 해결되지 않고 있다"며 "광우병 쇠고기 문제나 멜라민 파동 등 식품안전과 관련된 문제의 근본 원인도 농산물시장 개방에 있다"고 주장했다.

 

 

최태욱 한림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사회를 맡은 이날 심포지엄엔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 정태인 칼라TV대표, 조준상 공공미디어연구소 부소장, 최형익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 박가혜 외교통상연구회 대학생대표도 자리를 함께했다.

 

심포지엄과 함께 창립총회를 연 국제통상연구소는 '신자유주의 대안과 패러다임을 제시할 시민 중심 통상연구단체'를 기치로 지난해 10월부터 진보 성향의 경제 전문가들이 발족을 준비해왔다.

덧붙이는 글 | 이중현 기자는 <오마이뉴스> 9기 인턴기자입니다.


태그:#국제통상연구소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