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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교육청이 최근 학교공금으로 관광연수를 계획했다가 말썽을 빚은 부천지역 중·고교 교장들의 친목단체인 ‘부천시중등교장협의회’에 대한 조사를 벌이면서 조사범위를 한정하고 과거 연수문제 등은 조사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축소·은폐 의혹을 받고 있다. 사진은 경기도교육청.
 경기도교육청이 최근 학교공금으로 관광연수를 계획했다가 말썽을 빚은 부천지역 중·고교 교장들의 친목단체인 ‘부천시중등교장협의회’에 대한 조사를 벌이면서 조사범위를 한정하고 과거 연수문제 등은 조사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축소·은폐 의혹을 받고 있다. 사진은 경기도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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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교육청은 최근 학교공금으로 관광연수를 계획했다가 말썽을 빚은 경기도 부천지역 중·고교 교장들의 친목단체 '부천시중등교장협의회'에 대한 조사를 벌여 관련 사실을 확인하고, 개선권고 조치를 내렸다고 15일 밝혔다.

그러나 경기도교육청은 이번 조사범위를 이 단체가 지난해 7월 21~22일까지 실시한 하계연수와 당초 이달 12~14일로 계획됐던 동계연수로 국한하고, 과거 연수문제 등은 조사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축소·은폐 의혹을 받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감사담당관실은 지난 5일 부천중등교장협의회 회장인 J고교 황아무개 교장 등을 상대로 최근 문제가 된 학교 공금을 이용한 친목관광 성격의 동계연수 계획과 지난해 하계연수와 관련된 예산집행 내역 등을 조사했다.

문제 내용들 확인, "개선권고"... 작년 하계연수비 환수조치 없어 

조사결과 부천중등교장협의회가 동계연수와 관련해 각 학교장들에게 공문을 보내 학교예산에서 연수회비(2박3일. 1인당 21만2430원)를 납부하도록 안내하고, 회장인 황아무개 교장의 개인 은행계좌를 통해 회비를 받은 사실 등을 확인했다.

또한 지난해 7월 실시된 하계연수 당시 연수에 참가한 학교장들이 1박 2일 기준으로 1인당 9만원의 회비를 학교예산에서 집행했던 사실도 밝혀냈다.

부천중등교장협의회가 지난해 7월 회원 학교장들에게 보낸 관광성 하계연수 안내공문 내용. 경기도교육청은 이번 조사에서 학교 공금으로 연수비용이 집행된 사실을 확인하고도 환수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부천중등교장협의회가 지난해 7월 회원 학교장들에게 보낸 관광성 하계연수 안내공문 내용. 경기도교육청은 이번 조사에서 학교 공금으로 연수비용이 집행된 사실을 확인하고도 환수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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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경기도교육청은 해당 단체와 학교장에게 개선권고 조치만 취하고 이 문제를 마무리했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언론에 보도된 내용들이 사실로 확인돼 앞으로 학교운영비에서 학교장모임 연수비를 지출하지 않도록 개선할 것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동계연수는 계획이 취소돼 연수비용을 환불처리 했고, 하계연수비는 연수프로그램에 세미나 일정이 포함돼 있는 등 관광 목적의 연수라고 보기 어려워 비용환수 등 별도의 행정처분은 내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경기도교육청은 또 부천중등교장협의회가 지난해 이전부터 매년 실시했던 하계 및 동계 연수와 학교예산집행 문제에 대해서는 이번 조사대상에서 제외한 것으로 확인돼 파문 확대를 우려한 축소·은폐가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과거 연수문제 조사 제외, 축소·은폐 의혹... "올해부터 지도·감독 철저"

이와 관련해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부천중등학교장 모임의 연수는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오래전부터 실시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과거 연수내용까지 확인 조사하는 게 쉽지 않아 이번에 문제가 된 부분만 조사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학교장 모임 연수는 학교운영에 대한 정보교환 등을 위해 부천지역 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그동안 관행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면서 "경기지역은 올해부터 학교예산에서 연수비용을 지출하지 못하도록 철저히 지도·감독하겠다"고 밝혔다.

부천중등교장협의회는 지난해 12월 24일 전자문서시스템을 이용해 발송한 공문에 여비지출결의서 양식도 함께 첨부해 학교운영지원비로 여비를 신청하도록 안내하기도 했다.
 부천중등교장협의회는 지난해 12월 24일 전자문서시스템을 이용해 발송한 공문에 여비지출결의서 양식도 함께 첨부해 학교운영지원비로 여비를 신청하도록 안내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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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경기도교육청의 이번 조치에 대해 교원단체 쪽은 "정상적인 교육활동에 써야 하는 학교공금을 학교장들의 사적인 관광성 연수회비에 사용한 것은 공적예산의 사적인 유용"이라며 "환수조치 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교원단체는 "경기도교육청 학교회계예산편성기본지침에도 '학교장이 개인자격으로 가입한 단체의 회비 등을 지출할 수 없다'고 규정돼 있다"면서 "아무런 법적 지위도 없는 임의단체에 학교예산을 연수비용으로 지급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교원단체 "학교공금 유용 연수비 환수 마땅... 후속 대응책 마련"

부천시중등교장협의회 동계 친목관광연수 계획을 언론에 폭로한 전교조 부천중등지회 관계자는 "경기도교육청이 이번 문제를 형식적인 조사로 끝내려는 것에 대해 실망을 금할 수 없다"면서 "내부적인 협의를 거쳐 후속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부천중등교장협의회는 지난해 12월 24일 부천지역 50여개 중·고교 교장들에게 공문을 보내 이달 12일부터 2박 3일 동안 친목도모를 위한 동계연수를 실시한다며 학교예산에서 연수비용 21만2430원씩을 12월 31일까지 회장 개인계좌로 입금할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전교조 부천중등지회가 이 같은 연수계획을 언론에 폭로해 말썽이 되자 이 단체는 이달 초 연수계획을 전격 취소하고, 입금된 연수비용을 반환했다.


태그:#경기도교육청, #부천중등교장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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