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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월 1일 새해가 밝았다. 많은 사람들은 설레는 마음으로 새해 첫 해를 보며 소원도 빌고 올해의 목표를 세우기도 한다. 하지만 대학생들은 새로운 시작에 대한 설렘보다 한해를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에 대한 걱정이 앞선다.

 

매년 오르는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밤과 낮을 가리지 않고 아르바이트를 해야 한다. 그리고 짧은 방학 기간 동안 취업하기 위해서 토익/토플 공부, 해외어학연수, 자격증취득을 해야 한다. 주위를 둘러 볼 시간도 주위의 사람들과 여유를 가질 시간도 없다. 불투명한 나의 미래를 위해 앞만 봐야 하는 게 대학생의 삶이다.

 

대학생이 되면 꼭 배낭여행, 자원 활동 등을 하고 싶어 하는 많은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의 꿈은 현실에 벽에 부딪치게 되었다. 이제 대학생의 방학은 학업의 휴식이 아니라 연장이기 때문이다.

 

2009 겨울 빈민현장활동

 

자신의 앞만 보고 달리기에 바쁜 방학 동안 주위를 둘러보고 나눔을 실천하는 대학생들이 있다.  빈곤 없는 세상을 꿈꾸는 '2009 겨울빈민현장활동'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바로 그들이다.

 

1월 13일~18일까지 서울 포이동266번지에서, 1월 17일~21일 부산 대연-우암 공동체에서 대학생사람연대, 포이동 공부방 회원 등 전국에 빈곤 없는 세상을 바라는 대학생들이 모여 빈민현장활동을 진행한다.

 

먼저 서울지역은 강남 타워팰리스 옆 판자촌 지역인 포이동 266번지에서 진행된다. 포이동266번지는 100여 가구의 주민들이 살아가는 마을이다. 하지만 강남 구청은 이를 허용하지 않고 포이동 266번지로 주민등록증 등재를 하지 않고 있다. 구청은 사람이 없는 '유령'들이 사는 마을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거주민들에게 각종 공과금 청구서를 발송 하고 있다. 그리고 서울시는 90년대부터 포이동에 살고 있는 주민들에게 '불법 거주민'이라며 토지변상금을 물리고 있다. 

 

빈민현장활동 대원들은 포이동에 머물면서 자원 활동, 마을잔치, 주민 간담회 등을 나눔을 실천할 예정이다. 그리고 포이동 266번지 뿐만 아니라 서울/경기 지역 철거촌 지역을 돌아다니며 부당한 철거에 맞서 투쟁하는 주민들과 연대할 예정이다.  

 

 

부산지역 빈민현장활동은 대연-우암 공동체 마을에서 진행된다. 대연 우암 공동체를 간략하게 소개하면, 50년 전 대연-우암 이라는 곳은 국유지였다. 그래서 많은 무허가 주택들이 들어서게 되었다. 하지만 1988년 되어 국가에서 도시계획 사업이 발표 되자 전국에 있는 빈민 지역이 개발되기 시작했다.

 

대연-우암동 지역도 예외가 아니었다. 이후 부산외국어대학교가 우암동 일대를 사유화하기 시작하면서 1990년에 무허가 주택을 철거하기 시작했다. 현재까지 자신의 주거권을 지키기 위해 부산외국어대학교 측과 싸우는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다.

 

부산지역 빈민현장활동 대원들 또한 서울지역과 마찬가지로 주민들과 함께 여러 활동을 기획하고 있다.

  

불투명한 미래를 위해 나눔을 실천하는 빈민현장활동 참가자들

 

빈민현장활동에 참가하는 학생들의 삶도 일반 대학생들의 삶과 같다. 등록금을 내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고, 토익/토플 점수를 올리기 위해 아침 일찍 영어학원에 나간다. 하지만 왜 이것을 잠시 미루고 빈민현장활동에 참가할까?

 

빈민현장활동 참가자들의 말을 들어보았다.

 

"인간은 사회적 존재입니다. 혼자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그렇다면 누구 하나 차별 받지 않고 인간으로서 누리는 권리를 누릴 수 있는 세상에 살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주거권 또한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빈민현장활동에서 우리 이웃의 주거권 문제를 많은 대학생들과 배우고, 그것을 알려 나가고 싶어 저에게 과분한 대장을 맡게 되었습니다." - 빈민현장활동 대장을 맡은 동아대 철학과 김진만(23)씨

 

"누구든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그 행복을 위한 최소한도의 조건은 지켜져야 한다고 생각해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 동아대 국문학과 4학년 신현아(23)씨

 

"대학생에게 좋은'스펙'을 갖춰 경쟁하는 기계가 되기를 강요하는 이 사회에서 우리의 이웃들은 어떻게 살고 있나가 궁금했습니다. 스스로 의미를 찾을 수 없는 방학을 보내기보다는 소외된 이웃을 찾아가서 더불어 사는 삶을 실천하고 싶었습니다." - 동국대 한의대 김영남(22)씨

 

참가자들의 말처럼 세상이 어렵고 미래가 불투명할 수록 '더불어 사는 삶'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공유를 한다면 미래는 투명하고 아름다워질 수 있지 않을까?

 

덧붙이는 글 | 필자도 2009부산지역 빈민현장활동에 참가 할 예정이다.
서울지역 빈민현장활동 사이트 http://club.cyworld.com/2009bin 
부산지역 빈민현장활동 사이트 http://club.cyworld.com/binhal


태그:#빈민현장활동, #대연우암, #포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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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 부산본부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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