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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기축년 새해 첫날입니다.

희망찬(?) 새해가 밝았다지만 여느해 만큼 들뜨거나 기대에 부풀어있지 못합니다.

 

대신 곳곳에서 울분을 토하는 곡소리가 벽두부터 끊이질 않습니다. 보신각 타종행사 생방송을 공영방송이라는 KBS가 조작했다는 소식을 비롯해, 국민을 기만·우롱하는 이들에게 '정권퇴진' 'MB아웃'을 외치고 소망하는 시민들을 임의연행하고 위협·모욕하고 노란풍선까지 잡아채가는 경찰들의 모습들이 비춰지고, 방송장악을 비롯한 각종 악법들을 여당이 국회에서 날치기 하려 해 이에 맞서 여러날 동안 야당 국회의원과 전국언론노동조합조합원 그리고 시민들이 칼잠을 자며 시린 겨울바람 맞으며 아스팔트 거리에서 맞서 싸우고 있기 때문입니다. 멀리 중동에서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학살극이 지난 성탄절 전후부터 지금까지 끊이지 않고 있고요.

 

이렇게 피 비린내 나는 전쟁과 본격적인 암흑시대를 예고하는 조작과 억압으로 얼룩진 새해 첫날. 다들 떡국은 좀 드셨는지 궁금합니다. 따듯한 떡국 한 그릇 자시고 간절히 바라는 소망과 희망, 행운을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빌어보셨는지요? 떡국 조차 제대로 챙겨 먹지 못하신 것은 아닌지 걱정입니다. 살림살이도 정말 힘겹고 이래저래 우울한, 가진자들만 살판난 뒤바뀐 세상 때문에 말입니다.

 

 

 

2009년 기축년 새해 첫날, 떡국 좀 드셨나요??

 

저는 다행히 가족들 덕분에 손수 빚은 만두와 함께 끓인 떡만두국을 저녁으로 먹을 수 있었습니다. 조카의 외가쪽 작은 어머니가 직접 빚은 만두를 전해주셔서, 저녁으로 어머니는 그것을 솥에 따로 쪄내고 떡꾹을 끓여 찐만두를 넣어 먹었습니다. 제갈량이 거센 풍파를 잠재우기 빚었다는 속이 꽉찬 만두에는 김치와 두부, 당면 등이 가득했습니다. 맛도 좋아 게 눈 감추듯이 한 그릇을 금세 비우고는 구수한 국물에 밥을 말아 먹었습니다.

 

그렇게 밥까지 말아 먹고 나니, 작년과 마찬가지로 '어지러운 세상에서 한해 운이 지지리도 없을 것'이라는 무료 토정비결에 아랑곳않고, 든든히 '난행능행'하며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을 듯 싶습니다. 부처님과 같은 큰 깨달음을 이루지 못한 사람이라도, 자신의 이익과 즐거움을 포기하고 다른 사람들을 위해 희생하고 봉사한다면 반드시 부처님과 같이 존중 받을 것이라는 '발심장'의 명구를 되새기면서 말입니다.

 

암튼 국민 여러분 모두 새해 첫날 떡국들 드시고 힘내시길!

밥힘으로 어렵고 답답한 세상 지혜롭고 슬기롭고 당차게 헤쳐 나가시길!!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U포터뉴스와 블로거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떡국, #새해, #기축년, #만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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