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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인 25일 오전, 성공회 소속 신도들이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성탄미사를 열었다.
 성탄절인 25일 오전, 성공회 소속 신도들이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성탄미사를 열었다.
ⓒ 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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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쁘다 구주 오셨네, 만백성 맞아라.…죄와 슬픔 몰아내고 다 구원하시네.”

성탄절인 25일 오전 11시 15분, 서울시교육청 정문 왼편 길섶에서는 ‘기쁘다 구주 오셨네’란 찬송가가 울려 퍼졌다. 민숙희(마가렛), 양만호(애단) 사제 등 서울 성공회 ‘성북나눔의집’ 소속 신부와 신도 등 40여 명이 성탄미사를 올리고 있는 것이다.

이날 성탄미사의 주제는 일제고사 관련 파면, 해임을 당한 7명의 교사들을 위로하고 복직을 촉구하기 위한 것. 이 자리에는 일제고사 대체학습 안내편지를 보냈다가 해임 처분된 박수영 교사(서울 거원초)도 참석했다.

양편에 커다란 양초 두 개와 성수, 성찬을 올려놓은 탁자 앞에서 양만호 신부가 마이크를 잡았다. ‘세상을 위한 기도의 말씀’을 하기 위해서다.

“기쁜 성탄일에 우리는 일제고사 문제로 해직된 7명의 선생님을 기억하면서 예배를 드리게 되었다. 어둠이 단 한 번도 빛을 이긴 적이 없으니 이제 우리는 부드러운 입술로 외쳐야 할 것을 외쳐야 한다. 어둠 속에서 싸우는 분들과 함께 했으면 좋겠다.”

‘부정과 부패를 멀리하고 공동선을 이루게 하여 주소서’란 기도소리도 들렸다.

이날 성탄미사에서 한 아이가 성찬을 받고 있다.
 이날 성탄미사에서 한 아이가 성찬을 받고 있다.
ⓒ 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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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마이크를 잡은 박수영 해직 교사는 “오늘 고통 받는 이들과 함께 하신 예수님 탄신일에 미사를 통해 저희에게 용기를 주셔서 고맙다”면서 “저는 끝까지 원직복직운동을 벌여서 아이들과 함께 꿈꾸는 일을 반드시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아스팔트 위에 앉은 신도들 중에는 3살 어린아이부터 70세로 보이는 노인들까지 끼어 있었다. 영하의 온도 속에서 찬송가가 적힌 종이를 든 이들의 손은 벌벌 떨고 있었다. 이 모습을 서울시교육청 직원들과 경찰들이 신기하다는 듯 지켜봤다.

오전 11시 40분쯤 ‘옳은 길 따르라 의의 길을’이란 제목의 찬송가가 서울시교육청 주변에 울려 퍼졌다.

“옳은 길 따르라 의의 길을, 고난 길 헤치고 찾아온 길… 어둔 밤 지나서 동 튼다 환한 빛,  보아라 저 빛….”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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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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