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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차는 1995년 7월 산 '프라이드'이다. 햇수로 14년 되었다. 14년 되었지만 아직도 별 문제 없이 잘 타고 다닌다. 우리집에서는 둘도 없는 애마다. 다섯 식구가 타기에 조금 비좁기는 하지만 아직까지 바꿀 마음을 별로 없다.

아내도 불편하다고 하지 않고, 아이들도 아빠 차가 세상에서 제일 좋은 차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좁지만 다들 좋아하고, 다들 아시겠지만 이 녀석 엄청 튼튼하고 기름값이 별로 들지 않아 우리집 경제 여건에는 딱이다.

1995년 산 프라이드. 햇수로 14년 되었지만 아직도 잘 달린다. 기름값싸고, 잔고장도 별로 없다
 1995년 산 프라이드. 햇수로 14년 되었지만 아직도 잘 달린다. 기름값싸고, 잔고장도 별로 없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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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애마 프라이드의 당당한 모습
 영원한 애마 프라이드의 당당한 모습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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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도 무지 적게 먹는다. 지난 1월 경기 구리에 다녀왔다. 경남 진주에서 기름을 가득 넣고 구리에서 다시 돌아오면서 중부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기름을 넣었다. 가득 넣으면 550-600km는 탈 수 있다.

14년을 탔지만 엔진오일, 브레이크 라이닝 같은 소모품 외에는 차에 돈 들어간 적이 거의 없다. 튼튼하게 만들어진 프라이드이지만 험하게 타거나, 관리를 잘 하지 못하면 빨리 망가질 수밖에 없다. 14년 된 차에 소모품 외에 달리 돈 들어간 일이 없는 이유는 관리를 잘 해서기도 하다.

관리 잘 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차를 탈 때마다 주행거리를 기록한다. 차를 구입하고나서부터 차를 탈 때마다 주행거리를 기록했다. 귀찮지만 시동을 걸기 전에 주행거리를 기록하는 습관을 들이면 된다. 주행거리를 기록하면서 행선지까지 함께 기록하는데, 이를 통해 몇 년이 지나도 언제, 어디에 다녀왔는지 알 수 있다. 주행거리를 기록하면 나중에 중고로 팔 경우 주행거리 조작을 했다는 의심도 받지 않는다.

애마를 탈 때마다 주행거리를 기록한다. 주행거리를 기록하면 많은 도움이 된다
 애마를 탈 때마다 주행거리를 기록한다. 주행거리를 기록하면 많은 도움이 된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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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주유기록이다. 기름을 넣을 때마다 주유소 이름, 주유금액을 기록하면 1년에 얼마 정도 기름을 넣었는지 알 수 있다. 연비도 확인할 수 있다. 주유소 이름을 기록함으로써 어느 주유소 기름이 싼지도 알 수 있다. 주유기록은 내가 얼마나 기름을 낭비하는지 확인하는 중요한 기록이 된다.

주유기록을 남기면 기름을 아끼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한다. 고속도로에서 주행속도는 95-105km 사이다. 110km를 넘어본 적이 거의 없다. 이 정도 속도로 달려도 20분 정도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가족 다섯명이 움직이지 않는 한 프라이드는 집에 고이 모셔둔다.

기름넣은 기록도 중요하다. 연비를 알 수 있고, 1년 동안 내가 기름을 얼마나 넣었는지도 알 수 있다.
 기름넣은 기록도 중요하다. 연비를 알 수 있고, 1년 동안 내가 기름을 얼마나 넣었는지도 알 수 있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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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와 수리 기록을 남기는 일도 매우 중요하다. 엔진오일을 언제 교환했는지 기록해두면 엔진오일 교환을 위하여 수시로 점검하지 않더라도 교환을 할 수 있다. 브레이크와 타이어도 마찬가지다.

교환해야 할 소모품이 있는데도 그냥 넘어갈 수 있는데 정비와 수리 기록을 해 두면 잊어버리지 않고 교환할 수 있어 교환 시기를 놓치지 않는다. 정비와 수리 기록은 생각보다 중요하다. 생명을 담보하는 중요한 소모품이 많기 때문이다. 정비와 수리 기록에 들어간 금액까지 기록해둠으로써 수리때문에 바가지를 쓸 염려도 별로 없다. 그 정비소가 바가지 요금을 요구했다면 다음부터 가지 않으면 된다. 처음에는 바가지를 몇 번 썼는데 지금은 그럴 염려가 없다.

정비와 수리를 기록도 중요하다. 엔진오일 교환, 브레이크 라이닝 교환 따위를 알 수 있다.
 정비와 수리를 기록도 중요하다. 엔진오일 교환, 브레이크 라이닝 교환 따위를 알 수 있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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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거리, 주유기록, 정비기록은 조금 귀찮지만 습관만 들이면 누구가 쉽게 할 수 있다. 하루 하루 기록한 것이 나중에는 그 차에 대한 '역사'가 된다. 기록을 하면 할 수록 애착도 강해진다. 애착이 강하면 차를 험하게 다루지 않고, 가족처럼 아껴주는 마음까지 덤으로 얻는다.

차량 유지비 절약 방법이 있다. 시내에 혼자 갈 때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다. 그리고 차를 반드시 유료주차장에 주차한다. 지금까지 딱지 한 번 받아 본 일이 없다. 그것만 해도 돈이 얼마인가? 주차비 2000~3000원 아끼다가 몇 만원 들어간다. 별점까지 덤이다. 딱 한 번 다른 차에 기스를 냈는데, 마티즈 신차였다. 수리비 15만원이 나왔다. 지금 생각해도 아깝다.

1995년 7월 산 애마 '프라이드'는 아직도 잘 달리고 있다. 주인에게 충성하고 주인 말 잘 듣고 있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아끼고, 사랑해주면 이 녀석도 나에게 더 잘해주리라 믿는다. 항상 조심 운전하고, 다른 운전자에게 피해주지 않는 운전을 한 다면 앞으로 몇 년은 더 이 녀석과 한 가족으로 지낼 수 있으리라 믿는다.


태그:#프라이드, #애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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