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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0일 미국 미주리주 미키 벨로시(Mickey Belosi) 학교급식 감독관(사진 왼쪽)과 마리나 파이퍼(Marlene Pfeiffer) 파크웨이 학군 학교급식 담당자가 본지 취재기자와 학교급식과 관련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미국 학교급식 10월 10일 미국 미주리주 미키 벨로시(Mickey Belosi) 학교급식 감독관(사진 왼쪽)과 마리나 파이퍼(Marlene Pfeiffer) 파크웨이 학군 학교급식 담당자가 본지 취재기자와 학교급식과 관련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정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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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3년 3월 서울 지역 13개교에서 발생한 집단식중독 사고에 이어 3년 뒤인 2006년 6월 또다시 수도권 지역 46개교에서 대형 식중독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국회는 지난 2006년 7월 학교급식의 직영급식을 원칙으로 하는 학교급식법을 개정하고 기존 위탁급식 실시학교에 대해 오는 2010년 1월 19일까지 유예기간 3년 이내에 직영급식으로 전환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하지만 학교급식법이 개정된 지 2년이 지난 지금, 강동·송파구 관내 중·고등학교 교장단 대부분은 2010년 학교급식 직영전환 강제를 골자로 한 '학교급식법 개정안'에 대해 학교급식을 학교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에 관내 상당수 학부모들은 안전한 학교급식을 위해 직영전환이 필요하다는 인식은 하면서도 학교 눈치를 보며 정부나 자치단체 차원에서 안전한 학교급식의 기반을 구축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지역 내 이러한 논란은 정부를 비롯해 관할 교육청과 자치단체의 소극적인 대처에 따른 것으로 학교급식의 직영전환을 더디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안전한 학교급식을 위한 제도적인 인프라와 예산이 수반되지 않고서는 지역 내 학교급식과 관련한 논란이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기자는 2006년 이후 강동·송파구 관내 초·중·고교의 학교급식 현주소를 조명해 그 문제점을 지적하고 타 자치단체를 비롯해 해외사례를 통해 안정적인 직영급식 전환을 위한 과제들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이와 더불어 유전자변형농산물(GMO)에 대한 안정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GMO에 특히 취약한 강동․송파구 관내 학교급식의 현주소를 살펴보고, 국내외 GMO 논란에 대한 쟁점과 과제를 조명해 강동․송파구 관내 안전한 학교급식의 방안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학군별로 공동식단 도입해 식자재 가격 낮춰

미국 미주리주(Missouri) 파크웨이 학군(Parkway School District)에 소재한 한나우드(Hanna Woods) 초등학교. 공립학교인 이 학교의 학교급식은 미주리주 교육부 산하 파크웨이 학군에 소속된 3명의 급식종사원이 담당하고 있다. 각 학교 급식종사자의 경우 모두 지역교육청 소속으로 파크웨이 학군에만 150명 정도가 근무하고 있는데, 조리가 필요 없는 초등학교의 경우 한 학교당 2~3명, 조리 및 관리가 필요한 중·고등학교의 경우 한 학교당 7명 정도가 근무하고 있다.

점심급식 1끼 당 학생이 부담하는 식비가 2.25달러인 이 학교의 경우 연방정부가 24센트의 현금지원과 21센트 상당의 현물지원 그리고 주정부가 3센트 현금지원을 하고 있어 보통 1끼 당 2.8달러 정도의 점심급식이 제공되고 있다.

연방정부의 학교급식프로그램에 가입돼 있는 이 학교는 학생급식비의 경우 가계소득과 가족 수를 고려해 4인 가족기준 연간 가족 수입이 2만7560달러(연방빈곤지표 130%) 이하인 학생에 대해서는 무료로 지원하고, 연간 3만9220달러(연방빈곤지표 185%) 이하 학생에 대해서는 85% 정도를 할인해 1끼 당 40센트만 받고 있다.

마리나 파이퍼(Marlene Pfeiffer) 파크웨이 학군 급식부서(Parkway School District Food Services) 담당자는 "학교급식 식단의 경우 지역 학군별로 공동식단을 도입해 식자재 구매가격을 낮추고 있다"며 "이와 더불어 학교급식의 경우 직영이나 위탁의 방법을 학군마다 자율에 맡기고 있으나 대부분 직영을 취하고 있고, 학군 책임자가 급식위원회를 개최해 직영과 위탁을 결정해야 하는데 위탁 시에도 위탁업체의 이익금을 엄격히 제한하는 등 직영과 동일한 기준에 충족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위탁하는 학군에서도 근무했던 경험을 비춰보면 철저한 규제를 통해 관리하고 있다고는 하나 역시 위탁보다는 직영으로 학교급식을 하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연방정부 주도, 주정부 학군별 급식관리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 소재한 한나우드 초등학교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 소재한 한나우드 초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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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학교급식프로그램은 국가 장래를 위한 투자라는 인식에서 추진돼 대다수 학생이 학교급식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모든 어린이가 적어도 하루에 한 끼는 충분한 식사를 할 수 있도록 만들자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이듬해인 1946년 학교급식법이 제정돼 지금까지 운영되고 있다.

미국 학교급식 운영체계를 살펴보면, 우선 연방정부 농무성의 식품·영양국(Food NandNutrition Service)이 주관하며, 주정부와 지역 학군이 급식을 책임지고 있다. 연방정부 농무성이 학교급식을 관할하고 있는 것은 학교급식이 잉여농산물의 소비촉진 차원에서 도입됐기 때문. 또한 주정부 학교급식 담당자는 대부분 교육부 소속이며, 일부 주에서는 후생부 또는 사회부가 담당하기도 한다.

공립학교의 학교급식은 학군 단위로 운영되며, 대부분 연방 농무성의 지원금에 의해 운영되기 때문에 학군별로 급식의 질에는 차이가 없다. 사립학교는 설립자에 의해 운영되며, 대부분의 경우 부유층 자녀가 다니기 때문에 학교급식에 대한 참여비율이 상대적으로 낮다.

미국 학교급식 수혜자격 기준을 살펴보면, 초·중·고등학교 학생은 모두 연방정부의 학교급식프로그램에 참여가 가능하며, 학생의 부담정도에 따라 무료, 할인, 유료의 3종류로 구분하고 있다. 무료·할인급식의 수급자격은 가계소득과 가족 수가 고려된 연방빈곤지표에 의해 결정된다. 연방빈곤지표 130% 미만일 경우 무료, 130~185%는 할인가격, 185% 이상은 실비가격으로 학교급식을 제공받으며, 연방빈곤지표는 물가지수에 연동해 매년 7월 1일자로 개정된다.

미국 연방정부의 학교급식 재정지원은 크게 현금지원과 현물지원으로 나뉜다. 먼저 현금지원의 경우 연방정부가 주정부를 통해 지역 학군에 현금형태로 지원하고 있다. 다음으로 현물지원의 경우 식품수급정책의 일환으로 연방정부 농무성에서 직접 농산물을 구매해 주정부 교육담당 부서에 공급하는 방식으로 지원되고 있다. 정기적인 현물지원과는 달리 특정품목의 과잉생산 시 지원하는 보너스물자 지원도 병행하고 있다.

미키 벨로시(Mickey Belosi) 미주리주(Missouri) 학교급식 부서(State of Missouri School Food Service Section) 담당 감독관은 "학교급식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교는 인종·피부색·국적·성별·연령·장애 유무에 따라 차별하지 않고 모든 아동에게 평등한 식사를 제공해야 한다"며 "무료 또는 할인급식을 제공받는 학생들도 유료급식을 받는 학생과 식별되거나 차별대우를 받지 않도록 규제하고 있으며, 연방정부 농무장관이 정한 영양기준을 충족하는 식사 제공 및 비영리를 원칙으로 급식을 제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급식 식재료, 자국 농산물만 사용

미국의 학교급식프로그램은 크게 3가지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첫째, 학생들에게 적절한 영양공급을 하기 위함이요, 둘째, 교육의 기회균등과 빈곤대책으로써 그리고 셋째, 자국 농산물의 수급안정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3000만명에 달하는 거대한 농산물 시장인 학교급식에 자국의 잉여농산물을 공급하기 위해 급식프로그램에 지원되는 모든 재료를 미국산 농산물로 제한하고 있다. 이를 통해 검증된 안전한 농산물이 청소년들에게 공급되는 효과까지 거두고 있다.

당초 연방정부가 학교급식에 현물지원의 경우만 자국 농산물 공급을 법제화했으나, 1998년부터는 정부의 현물지원 품목뿐 아니라 학교가 자체 조달하는 농산물과 가공식품도 미국산만을 구입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이는 1997년 학교급식에 이용된 수입산 딸기에서 식중독균이 검출되면서 미국 정부가 이듬해 학교급식프로그램을 개정함으로써 시행됐으며, 특히 미국정부는 학교급식관련 조달행위에 대해서는 다른 나라가 간섭하지 못하도록 'WTO 정부조달협정'에 포괄적인 예외조항으로 규정하고 있다.

마리나 파이퍼(Marlene Pfeiffer) 파크웨이 학군 급식부서(Parkway School District Food Services) 담당자는 "학교급식 식자재의 경우 연방정부 공급분과 학군의 급식담당자가 연방정부의 엄격한 기준에 의거해 구매한 재료를 사용하고 있다"며 "학교마다 지정 은행계좌에 입금된 급식비를 가지고 일괄 구매하는 방식을 취하는데 이 경우 미국 국내산 농산물만을 구매해 제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덧붙이는 글 | 본 기사는 서울 강동송파구 주민의 대변지 서울동부신문에도 게재돼 있으며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이뤄졌습니다.



태그:#미국, #학교급식, #친환경급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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