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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 경제의 급격한 침체와 함께, 각종 경제지표들도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그동안 수출로 한국경제를 먹여 살렸던 경상수지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적자로 돌아섰고, 기업들의 투자도 200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했다.

 

물가상승률도 1998년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으며, 이에 따른 소비심리도 크게 위축되고 있다. 30만개 일자리를 만들겠다던 이명박 정부의 공약(公約)은 말 그대로 공약(空約)이 돼 버린 지 오래다. 30만명은커녕 10만명대 취업자 증가로 고용 대란이 눈앞에 와 있다.

 

또 환율 폭등에 따라 외환보유고는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고, 2만달러 대이던 1인당 국민소득은 1년 만에 1만8000달러대로 하락했다.

 

더 큰 문제는 내년이다. 내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될 기업과 금융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경우, 고용 악화에 따른 사회적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 또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국내 경제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끼치면서 각종 경제지표도 올해보다 더욱 나빠질 가능성이 크다.

 

외환위기 이후 11년 만에 적자로 돌아선 선 경상수지

 

올해 경상수지는 적자가 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97년 외환위기 때 -82억9000만달러를 기록한 이후 11년 만에 처음이다. 올 1월부터 지난 10월까지 경상수지 누적 적자금액은 90억1000만달러다.

 

경상수지의 경우 지난 6월까지 흑자 기조를 보이다가 7월(-25억3000만달러), 8월(-47억달러), 9월(-13억5000만달러)에 연속 3개월 적자를 기록했다. 이어 10월에는 상품수지 흑자 등으로 깜짝 흑자를 보였고, 11월에도 20억달러 정도의 흑자가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11월까지 누적 적자규모는 70억달러선으로 줄어들게 된다. 한국은행은 지난 7월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올 경상수지 적자 규모를 90억달러로 내다봤다.

 

경상수지 적자와 함께 환율과 물가 불안도 지난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수준이다.

 

올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4% 후반대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에 7.5%까지 올라간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올 상반기 국제유가가 150달러까지 급등하고, 원자재값이 상승하면서 소비자물가는 크게 올랐다.

 

이후 8월 들면서 국제유가가 40달러선까지 크게 떨어졌지만, 국내 소비자 물가는 4%대를 유지하고 있다. 금융위기에 따른 원-달러 환율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1인당 국민소득 다시 1만불대로... 물가도 외환위기 이후 최고

 

특히 환율 급등에 따라 작년에 2만달러를 넘어섰던 1인당 국민소득은 다시 1만달러대로 떨어지게 됐다.

 

9일 삼성경제연구소는 올해 연평균 환율을 1061원으로 예상했다. 이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4.4%, 물가지표인 GDP 디플레이터는 2.8%로 각각 가정하고, 이럴 경우 1인당 국민소득은 1만8300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만45달러이던 지난해보다 8.7% 줄어든 것이다.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올해 환율 전망치의 경우 작년에 전망했던 929원보다 14.2%나 올랐다"면서 전망치(1061원)를 기준으로 지난해 929원보다 14.2% 환율이 급등했다"며 "환율 급등은 국민소득 감소로 이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물가와 환율 폭등은 소비 감소와 기업들의 투자 위축으로 이어지게 된다. 실제로 투자지표인 총고정자본 형성은 올 1월부터 9월까지 0.7% 늘어나는 데 그쳤다.

 

'친기업 정부' 출범 때 투자 외치던 기업들 어디 갔나

 

총고정자본 형성에는 기업들의 설비투자를 비롯해 건설투자 등이 포함돼 있다. '친기업 정부'를 표방해 온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후, 기업들의 대대적인 투자 약속과 기대가 있었지만, 실제 투자가 집행된 것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게다가 금융위기에 따른 급격한 경기침체와 건설사와 중소기업의 구조조정이 예상되면서, 향후 기업들의 투자는 더욱 위축될 가능성도 크다.

 

기업들의 투자 위축은 고용감소로 그대로 이어졌다. 올 1월부터 10월까지 취업자 증가인원은 16만6900명에 불과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의 28만3500명에 비하면 무려 41.1%나 줄어든 것이다.

 

매년 취업자 증가인원은 노무현 정부 시절 매년 평균 30만명대의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해 왔다. 이명박 정부도 올해 30만개 일자리 창출 등을 공언해 왔지만, 현실은 극심한 고용침체로 나타났다.

 

특히 대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에 문을 두드리는 청년 취업자수가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다. 올 10월까지 청년 취업자수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11만명이나 줄어들었다. 작년 6만8000명 수준보다 2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그만큼 청년실업이 늘고 있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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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금융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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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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