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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면 늘 고민이다. 특히 아이들이 있는 집이라면, 이번엔 또 어딜가나 궁리하느라 머리가 지끈지끈이다. 날씨 춥지, 길 막히지, 돈 많이 들지. 그렇다고 집에 있으려니, 아이들 성화에 북새통에 도통 편하지가 않을 것이다. 이럴 때 여긴 어떨지.

실내외가 잘 조성돼 있어 한나절 정도 놀아도 불편하지 않다.
▲ 에너지파크 실내외가 잘 조성돼 있어 한나절 정도 놀아도 불편하지 않다.
ⓒ 이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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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흥도'에 있는 '에너지파크'다. '에너지' 하면, 우선 머리부터 아프다. 왜냐하면 학교 다닐 때 과학이 생각나서다. 하지만 요즘은 달라졌다. 언론에서도 많이 떠들고 더구나 도시에 사는 사람이라면 기름을 떠 올리며 반가워한다. 집을 따뜻하게 주고, 자동차를 달리게 해 주고, 전기를 만들어 우리의 일상생활을 안락하게 해주는 고마운, 그야말로 우리의 또다른 밥(?)이니까.

그런데 에너지파크에 가면 그 에너지가 더 가깝게 느껴진다. 이름처럼 에너지 공원이니까. 실은 나도 그곳에 뭐가 있기에 그러나싶어 내키지 않았다. 내 경우는 에너지 하면 독한 휘발유 냄새가 먼저 훅 코를 스쳐가는 선입견(굴뚝과 냄새나는 실내)이 들기도 한다.

차를 주차하면서 보니 건물이 꽤 거대하다. 휘발유 냄새 같은 건 아예 날 것 같지도 않거니와 정원도 아주 잘 꾸며져 있다. 그러면 또 주눅이 든다. 그럼 입장료가 비쌀 텐데, 어떡하지. 그런데 우리와 동시에 주차한 차에서 어린아이들이 주르르 내려 신나게 걸어간다. 종알거리면서.

"난 세 군데에서 놀아야지. 생활 속의 전기, 그리고 또, 연료 전지로 가는 버스랑, 사진도 찍어 봐야지."
"나두, 난 반데그라프 발전기두 재밌구, 야외에서도 좋던데."

에너지파크 안에서 아이들이 신나게 놀고 있다.
▲ 실내 놀이 에너지파크 안에서 아이들이 신나게 놀고 있다.
ⓒ 이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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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한두 번 온 게 아닌 말투다. 문득 떠오르는 곳이 있었다. 바로 구영동고속도로 대관령휴게소에 있는 재생에너지 박물관이다. 게임을 못해 심드렁해 있던 아이들도 들어서자마자 놀이기구 같은 에너지 놀이에 빠져 시간가는 줄 모르고 놀았던 곳. '아아, 여기도 그런 곳이구나' 고개를 끄덕이며 들어섰다.

실내분위기도 깨끗하고 산뜻하다.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탓인지 사람들도 적었고, 아이들만 신이 난 듯 돌아다니며 놀았다. 게다가 더 신나는 건 공짜라는 거다. 간단하게 방명록에 기입만 하면 된다. 처음에는 석탄이 에너지가 되는 과정이다. 벌써 아이들은 직접 기계(?)속으로 들어갔다. 사실 기계라기보다는 미끄럼틀 같이 생겼다. 익살스럽게 웃고 나오는 아이들 표정이라니..

자가전기도 생산해보고 연료전지로 가는 버스도 타 보고. 그리고 2층으로 올라갔다. 3D에니메이션 상영관에서는 안경을 끼고 영화를 본다. 개구장이들이 자신의 얼굴만한 안경을 끼고 주로 에너지에 관한 만화 영화에 빠져든다. 그 옆에는 포토샵도 있다. 물론 인화하려면 돈을 내야 하지만 그냥 영상으로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전망대에는 망원경이 있어 먼 서해바다도 다 보인다.
▲ 전망대와 연못 전망대에는 망원경이 있어 먼 서해바다도 다 보인다.
ⓒ 이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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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오다보면 산 언덕에 전망대가 보인다. 5분이면 충분히 갈 수 있는 거리. 계단을 올라 전망대에 서면 망원경이 기다리고 있다. 다른 데서는 500원 동전을 넣어야 경치가 보이는데 여기는 이것도 그냥이다. 날씨가 좋은 날은 멀리 당진 화력발전소까지 보인단다.

실외에는 바람광장, 화력광장, 놀이마당, 원자력광장 등이 있다.
▲ 실외놀이 실외에는 바람광장, 화력광장, 놀이마당, 원자력광장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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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올 때는 반대 방향으로 내려온다. 수력발전처럼 물이 내려오는 폭포가 있고 소금쟁이 댐이 있는 연못이 나온다. 야외공원에는 각 발전테마별로 나뉘어져 있다. 원자력광장, 바람광장, 화력광장등이 있고 놀이마당과 야외공연장도 있다. 광장에 서서 바라보면 영흥화력발전소가 바로 코 앞. 거대한 연기기둥이 세개나 보인다. 물론 앞은 탁트인 바다다.

에너지파크 광장에 서면 영흥화력발전소가 한 눈에 보인다.
▲ 영흥화력발전소 에너지파크 광장에 서면 영흥화력발전소가 한 눈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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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마다 한 번씩 선생님이 안내도 해 주신단다. 하지만 공부가 싫은 아이들이라면 그저 남들따라 신나게 놀아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그러다 조금씩 설명을 곁들이면 에너지에 대한 공부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고. 추운 날씨에 집에만 있기 지루하다면 한 번 나서 볼 일이다. 수도권에서 보통 1시간 내지 2시간이면 닿을 수 있는 거리인데다 주말이라고 길 막힐 염려 같은 것도 필요 없다.

영흥도에 있는 해수욕장이다. 이 해수욕장 오른쪽에는 유명한 소사나무 숲이 있다.
▲ 십리포해수욕장 영흥도에 있는 해수욕장이다. 이 해수욕장 오른쪽에는 유명한 소사나무 숲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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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흥도에서 가장 큰 해수욕장이다.
▲ 장경리 해수욕장 영흥도에서 가장 큰 해수욕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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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두포구, 왼쪽(위)과 오른쪽(아래) 풍경이다.
▲ 진두포구, 영흥대교 진두포구, 왼쪽(위)과 오른쪽(아래)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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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흥도는 본래 섬이었는데 다리를 놓아 육지가 된 섬아닌 섬이다. 따라서 주변엔 볼 거리도 많다. 해수욕장(십리포해수욕장, 장경리해수욕장)도 있고 영흥대교 건너기 전에 진두포구도 있다. 진두포구 왼쪽에는 횟집등 상가가 있고 다리 밑에서 낚시하는 사람들도 볼 수 있다. 멀리서 올려다보는 영흥대교도 아름답다. 그런가하면 오른쪽에는 작은 어시장이 형성돼 있고, 바닷가 쪽으로는 어선들이 정박해 있어 포구의 정취를 물씬 느끼게 해 준다.

바다로 난 길이 신기해서 들어가 보았다.
▲ 측도가는길... 바다로 난 길이 신기해서 들어가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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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길에 우연히 바다로 길이 나 차가 다니는 걸 보고 샛길로 접어 들었다. 물이 나간 갯벌이었지만 자갈을 깔아 차도 다닐 수 있게 만들어 놓은 게 아주 신기했다. 그 섬 이름은 측도.

구봉도에서 바라보니 영흥대교가 어렴풋이 보였다.
▲ 구봉도 노을 구봉도에서 바라보니 영흥대교가 어렴풋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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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도를 지날 무렵 구봉도라는 이정표를 보고 들어가면 석양이 아름다운 해수욕장이 나온다. 그곳에는 바다 낚시를 하는 대형 낚시터도 두 군데나 되고 주변에 상가와 숙박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덧붙이는 글 | 영흥도에는 11월 30일에 다녀왔습니다

찾아가는 길
영동고속도로 : 월곶IC-시화-대부도-선재도-영흥도-에너지파크
제2경인고속도로 : 신천IC-시화공단-대부도-선재도-영흥도-에너지파크



태그:#에너지 파크, #영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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