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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박한 현대 사회에서 한창 느림의 미학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다양한 측면에서 기사화되는 이 시점에서 또 다른 느림의 미학을 경험하고 느낄 수 있는 곳이 옛 선조들이 남기고 간 건물과 정취가 아닐까 한다. 그 곳에 가 있으면 현대인의 각박한 삶에서 잠시 동안 벗어날 수 있는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을 느림의 미학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안내하고자 한다. 혹자는 이런 생각을 할 것이다. 허물어져가는 오래된 낡은 건물을 보고 무엇을 느끼고, 생각을 할 것이냐고 말이다.

 

나는 말하고 싶다. 이글을 읽고 마음이 편안해지고 여유가 생기는 것을 읽는 이의 자유라는 것을. 그리고 그런 사람이 단 한사람이라도 있다면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도 만족을 할 것이다.

느림의 미학을 느낄 수 있었던 곳은 충청남도 아산시 송악면 외암리에 위치한 외암리마을이다. 입구에 들어서면서부터 옛 조상들의 지혜와 슬기가 엿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은 아름다운 마을이다. 단지 풍경이 아름답다고 하여 아름다운 게 아니다. 그 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함께 웃고 즐기는 사람들과 분위기가 서로 융화되어 사람냄새 물씬 풍기는 아름
운 마을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정겨움을 주는 갖가지 요소들을 마을 곳곳에서도 볼 수 있다. 옛 변소에서나 볼수 있는 똥장군과  뒷마당과 앞뜰에 소중하게 키운 도라지 꽃을 정말 오랜만에 봤다. 이런 정겨운 모습에서 어느덧 따스한 엄마의 손길이 그리워진다. 힘든 도시 생활에 찌든 현대인에게 신선한 재미와 활력소를 주지 않을까 싶다.

 

마치 끝없이 멀어져가는 어린 시절의 아련함과 그리움에 대한 흔적들을 동경하고 갈망하지만 끝끝내 붙잡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오랫동안 머릿속, 가슴속에 담아두고 싶은 심정을 느낄수 있다.

 

 

 

 

 

 

 

 

 

담장을 따라 즐비한 은행나무는 은은한 은행냄새와 함께 가을 향기를 전해준다. 군데군데 울긋 불긋 자태를 뽐내는 코스모스는 마지막 가을 인사를 열심히 하고 있다.

 

이런 모습에서 사람들은 즐거워하며, 추억을 만든다. 담아가는 모습에서 또 다른 아름다움을 느끼게 된다. 인위적인 풍경이 아닌 자연스럽게 생활하면서 조성된 풍경들이라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에게도 전혀 낮설지가 않고 포근하게 다가갈 것이다 . 아직 절반 이상 주택에 주민들이 사는 것도 이런 느낌에 한 몫을 할 것이다.

 

 

마을에선 계절별로 각종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매년 음력 1월 14일 에는 장승제, 정월대보름에는 달집태우기, 음력정월 초하루에서 대보름 까지는 연날리기, 쥐불놀이 같은 전통문화를 즐길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계절에 따라서 적절한 때에 방문한다면 여러 가지 경험의 폭이 넓어질 것이다.

 

도심에서도 얼마 떨어져 있지 않고 교통도 좋다. 주위에 아산 방조제도 있어 보다 깊이 있는 자연감상의 기회를 느껴 보는 순간이 되었으면 한다.


태그:#외암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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