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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엘 박의 〈한국교회 이렇게 달라져야 한다〉
▲ 책 겉그림 조엘 박의 〈한국교회 이렇게 달라져야 한다〉
ⓒ 박스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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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가 달라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에서 솟구치고 있다. 이는 한국교회가 이전의 독립운동이나 민주화운동 같은 바람직한 교회 상을 제시하기보다는 세상으로부터 지탄받을 만한 일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한국교회가 순수한 정교분리의 원칙을 지키기보다는 정치적인 이익집단으로 전락해 있고, 대형교회의 목회자 세습 문제가 근절되기는커녕 지금까지도 다른 방법을 통해 진행되고 있고, 교회의 과다한 헌금 요구와 함께 투명하지 못한 헌금의 지출 문제가 일어나고 있는 까닭이다.

조엘 박의 <한국교회 이렇게 달라져야 한다>는 한국교회가 개혁해야 할 과제를 풀어 쓴  내용이다. 이른바 한국교회의 전통이나 고정관념 혹은 기득권층이 주도해가는 교회개혁이 아니라 성경이 원하는 시스템의 개혁을 주장하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는 정교분리의 실천이라든지, 자율화된 헌금이라든지, 목회와 직업의 겸직 허용이라든지, 목회세습의 중단과 관련하여 교단헌법에 그것을 명기하는 일이라든지, 예배출석의 자율화라든지, 평신도가 교회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점 등의 이야기꺼리가 있다.

사실 이번 대선과 총선에서도 교회의 정치 참여, 더 정확히 말해 목사들의 정치참여는 크나큰 문제였다.

"이명박 대통령은 분명 한국교회의 배타주의가 낳은 두 번째 괴물입니다. 첫 번째 괴물은 IMF를 불러온 경솔한 김영삼 장로였습니다. 그리스도인이며 장로라고 불렀던 이들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눈물을 삼켜야 했습니다. 전도의 문은 막히고, 빛과 소금은커녕 ‘개독교’라는 최악의 별명으로 그리스도인이라고 얼굴을 들지 못할 정도가 되고 말았습니다."(26쪽)

대형교회이든 중소교회이든 대부분의 한국교회는 헌금자의 이름을 주보에 기입하여 밝히고 있다. 그것이 헌금을 하는 사람에게는 격려의 의미가 될 수도 있겠지만, 헌금을 하지 않는 사람에겐 심리적 압박감으로 다가오고 그로 이해 헌금을 유도하는 차원이 된다. 그만큼 한국교회는 헌금자의 명단 공개를 통해 헌금액수를 확보하는 관행으로 사용한 게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교회의 임직자를 세우는 과정 속에서도 고액의 헌금을 하도록 부추기는 것도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른바 장로, 안수집사, 권사 등의 직분은 감사헌금과 직결된 상태이다. 그 옛날 가톨릭의 면죄부 판매와 비슷한 형태임을 직시할 필요가 있는 일이다.

물론 그와는 달리 장로, 안수집사, 권사 등의 직분을 학력과 재산의 유무와는 상관없이 적정 연령이 되면 조건없이 직분을 받도록 하는 교회도 있다. 그런 교회라면 정말로 바람직한 임직이 되겠지만, 안타깝게도 한국교회는 아직까지도 임직자를 통해 많은 헌금을 확보하려는 일을 개혁하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의 교회들은 집사, 안수집사, 권사, 장로 등의 직분을 주는 것을 전제로 감사헌금을 하게 합니다. 따라서 직분을 제안 받았어도 헌금할 수 없는 사람들이나 직분을 받았음에도 헌금을 할 수 없는 형편에 있는 사람들은 눈총을 받기 일쑤입니다."(43쪽)

그 밖에도 이 책에는 한국교회의 잘못된 관행과 기득권이 버려야 할 여러 악습들에 대해 과감한 개혁을 주문하고 있다. 그리하여 더 늦기 전에 지금에라도 매스를 들이대야만 한국교회의 몸통 전체로 파고들어가는 썩은 부위를 말끔하게 수술할 수 있으며, 그때에만 그 옛날 우리 민족과 사회로부터 사랑을 받았던 참 자화상을 다시금 회복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한국교회 이렇게 달라져야 한다

조엘 박 지음, 박스북스(2008)


태그:#한국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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