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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쌀직불금 국정조사특위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자료제출 거부로 연일 파행되고 있는 가운데 20일 오후 서울 마포구 국민건강관리공단에 국정조사 특위 소속 최규성, 최규식, 김우남, 김종률 민주당 의원이 현장조사 방문하여 자료제출를 요구하자 정형근 국민건강관리공단 이사장이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국회 쌀직불금 국정조사특위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자료제출 거부로 연일 파행되고 있는 가운데 20일 오후 서울 마포구 국민건강관리공단에 국정조사 특위 소속 최규성, 최규식, 김우남, 김종률 민주당 의원이 현장조사 방문하여 자료제출를 요구하자 정형근 국민건강관리공단 이사장이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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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무슨 짓들이야!"

얼굴이 시뻘개진 정형근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 이사장은 공단 3층 정보관리실 앞 복도에 몰려있는 기자 20여명을 헤치고 엘리베이터 앞에 서서 숨을 가다듬었다. 움찔한 취재진과 민주당 의원들은 아무 말을 못했고, 정 이사장의 숨소리는 거칠었다.

김종률 민주당 의원이 뒤쫓아오면서 외쳤다.

"국회의원에게 이렇게 해도 됩니까? 이사장!"

김우남·최규성·최규식 등 다른 민주당 의원들까지 따라나오며 "장난하시는 겁니까, 우리 오늘 쇼 하는 것 아니에요"라면서 따져묻자, 정 이사장은 여전히 흥분한 목소리로 "이제 그만합시다, 이제 그만 합시다, 이 정도까지 했으면 됐지 않습니까"라고 반문했다.

쌀 직불금 명단 요구하러 건보공단 찾은 민주당 의원들, 그러나

국회 쌀직불금 국정조사특위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자료제출 거부로 연일 파행되고 있는 가운데 20일 오후 서울 마포구 국민건강관리공단에 국정조사 특위 소속 민주당 의원이 현장조사 방문하여 자료제출를 요구하자 정형근 국민건강관리공단 이사장이 직불금 수령자 명단을 공개하지 못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국회 쌀직불금 국정조사특위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자료제출 거부로 연일 파행되고 있는 가운데 20일 오후 서울 마포구 국민건강관리공단에 국정조사 특위 소속 민주당 의원이 현장조사 방문하여 자료제출를 요구하자 정형근 국민건강관리공단 이사장이 직불금 수령자 명단을 공개하지 못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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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쌀직불금 국정조사 특위 소속 민주당 의원 4명은 쌀 직불금 부당 수령자 명단 제출을 거부하는 건보공단에 항의하고 자료 제출을 압박하기 위해 공단을 방문, 정 이사장과 면담했다.

의원들은 건보공단이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쌀 직불금 부당 수령 의혹자 명단이 있는지 확인해줄 것을 요구했고, 정 이사장은 자료를 보여줄 순 없지만 건보공단의 개인정보보호 실태를 확인시켜주는 목적으로 관련 사무실로 안내해주기로 했다.

해당 사무실은 출입 제한구역이기 때문에 취재진은 대표로 취재할 '풀'을 구성했다. 의원들은 공단 2층에 있는 정보통신실을 둘러보고 쌀 직불금 부당 수령자 명단이 있다는 3층 정보관리실로 들어갔다.

그러나 곧이어 취재진과 건보공단 직원들의 실랑이가 벌어졌다. 건보공단 측에서 '풀' 취재진 중에서도 일부만 들여보냈기 때문. 취재진들은 "이사장이 풀 취재를 허용했는데 뭐하는 거냐"면서 앞을 막는 직원들에게 항의했다.

정 이사장의 고함소리는 이 때 나온 것. 민주당 의원들이 "이런 법이 어디 있느냐, 지금 장난하는 거냐"라며 거세게 항의하자, 정 이사장은 "이 정도면 충분히 말씀드렸고 협조했지 않느냐. 기관을 지킬 책임이 있는 기관의 장으로서 더 이상 하는 것은 어렵다"라고 맞섰다.

민주당 의원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정 이사장은 사태를 수습하려는 듯 다시 입가에 미소를 띄우면서 "나도 국정조사를 많이 해봤지만 이렇게까지 한 적은 없었다, 나도 법을 지키기 위해서 그런 것 아니겠느냐"며 민주당 의원들을 달래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한번 벌게진 얼굴색은 돌릴 수 없었다.

정형근은 한승수보다 한 수 위?

국회 쌀직불금 국정조사특위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자료제출 거부로 연일 파행되고 있는 가운데 20일 오후 서울 마포구 국민건강관리공단에 국정조사 특위 소속 최규성, 최규식, 김우남 민주당 의원이 현장조사 방문하여 정형근 국민건강관리공단 이사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국회 쌀직불금 국정조사특위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자료제출 거부로 연일 파행되고 있는 가운데 20일 오후 서울 마포구 국민건강관리공단에 국정조사 특위 소속 최규성, 최규식, 김우남 민주당 의원이 현장조사 방문하여 정형근 국민건강관리공단 이사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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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난 민주당 의원들은 "오늘 내로 검토해서 자료제출에 협조하겠다는 결론을 내리기 바란다. 그렇지 않으면 법에 따라 고소할 것"이라고 압박하자 정 이사장은 "그렇다면 법에 따라서 하라, 그러나 검토는 해봐야 한다"고 여전히 웃으며 답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더 이상 자료 열람을 요구하지 않고 국회로 돌아갔다.

이날 소란이 있기 전 민주당 의원들과 정 이사장은 법률 근거를 들어가며 각각의 주장을 내세웠다.

정 이사장은 '쌀 직불금과 관련해 건보공단 자료를 제출하는 것은 목적 외 사용이므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고 이에 따라 명단을 제출하는 것뿐 아니라 국회가 보낸 직불금 수령자 명단에 직업·소득 등 건보공단이 보유한 정보를 더하는 것도 할 수 없다'는 기존의 주장을 고수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쌀 직불금 국정조사는 여야가 따로 없는 사안이고 총리실이 불법 수령 의혹자 명단을 제출하도록 했고 이에 따라 행안부·농수산부 등도 관련자료를 제출하고 있는 마당에 건보공단만 제출을 거부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건보공단이 자료제출을 하지 않는 것은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과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을 위반하고 있는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한편, 민주당 의원들의 건보공단 방문 뒤 직불금 특위 자유선진당 간사인 김창수 의원은 "쌀 직불금 국조 특위가 식물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을 개탄한다"며 "정부가 자료제출에 비협조적이고 여당은 자료 열람을 제한하여는 이 사태가 해결되지 않으면 특위 위원직을 사퇴하겠다"고 선언했다.

국무총리와 감사원장이 쌀직불금 부당수령 추정자 명단을 내겠다고 약속했음에도, 정부산하기관 이사장이 이를 정면으로 거부한 것이다. 정형근 이사장이 한승수 총리보다 센 건가?


태그:#정형근, #쌀 직불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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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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