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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가 어렵다. 뉴스를 보면 기분 좋은 소식은 거의 접할 수가 없다. 이럴 때는 밥이라도 든든하고 맛있게 먹어야 할 텐데, 먹거리에 대한 불안감이 쉬이 가시질 않는다. 우리가 즐겨 먹는 음식들 뒤에 '사태', '파동', '위기', '공포' 등의 단어가 붙는 이 해괴한 문법현상은 경제난에 신음하는 서민들을 더욱 씁쓸하게 한다.

 

하지만 '긍정의 힘'을 강조하는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세상에, 너무 비관적일 필요는 없다. 식생활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불철주야로 노력하는 단체가 있다. 바로 '식생활안전시민운동본부(이하 식안본)'이다. 다음은 식안본 김용덕 대표와의 이메일 인터뷰 일문일답.

 

- 식생활안전시민운동본부(식안본)은 어떻게 시작됐는가.

"식생활안전시민운동본부(식안본)는 국민의 안전한 식생활과 바른 식품 홍보를 위해 창립되었다. 식생활 안전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그 중요성에 걸맞지 않게 우리는 '식생활 안전'의 내용이나 개념에 대해서는 낯설어 하는 실정이다.

 

'식생활 안전'이란 식품의 원료에서부터 가공, 유통, 포장, 구매, 식음 등의 전 과정에 있어 소비자가 아무런 위해를 당하지 않을 때 식생활 안전이 확보된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우리 회원 4000명 중에는 내로라하면 다 알 만한 유명교수에서부터 젊은 강사에 이르기까지 이 나라의 식품학자들이 거의 다 망라되어 있다. 식안본의 태동은 전문시민운동의 불모지를 개척하는 첫 삽질이었다 할 수 있다."

 

-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고 있는가.

"원로 식품학자나 식품전문가 등으로 구성돼있는 식안본은 소금·콩나물·두부 등 유기농 식품과 전통식품에 대한 홍보와 아울러 '한식(韓食)의 세계화'의 필요성에 대한 홍보도 꾸준히 하고 있다. 4년간 소금의 문제점을 다루면서 천일염에서부터 가공염, 부산물염, 공업염, 죽염 등에 이르기까지 잘못된 점 부각과 대책마련에 역점을 두고 힘써 왔다.

 

또한 현재 식안본은 3가지 과제를 추진 중에 있다. 첫 번째로 가공식품업계 계도를 위해 푸드 스터디 투어를 하고 있다. 식품 가공 생산현장에서 가공업자와 소비자 간의 상면계도를 통해 식품의 안전을 꾀하기 위한 목적으로 1997년 10월에 시작해 2000년 5월부터 정기행사로 꾸준히 진행 중이다.

 

두 번째는 소비자 계몽을 위해 펼치는 세미나, 퍼포먼스, 강연 등이다. 소비자에게 유해식품 추방을 위한 계몽, 식생활 안전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제고, 관련 법규 개선, 제정 자료 및 근거 마련을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음식 업계 발전을 위해 식안본 회원의 집을 선정한다. 음식업소를 대상으로 조미료 덜 쓰기나 음식쓰레기 줄이기, 위생·청결 강화와 같은 운동도 하고 있다."

 

- 대부분의 시민단체들이 겪는 고충인 재정적 어려움, 식안본은 어떻게 대처해나가는지.

"올바른 시민단체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재정 마련에 있어 다른 곳에 의지해서는 안 된다. 시민운동의 본래 목적인 자율성과 독립성을 해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식안본은 일체 다른 정부기관이나 다른 사업체에서 돈을 지원받지 않고 회원들의 회비와 자체 예산만으로 운영하고 있다.

 

유해식품 제조는 간접 살인행위라고 생각한다. 정부 당국도 사전 문제 해결을 통한 국민 건강에 관심을 갖기보다는 문제가 발생한 다음 뒷북치는 미봉책으로 일관하고 있다. 관계 업계, 소비자 등을 대상으로 한 식품계몽활동의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한 이 시점에, 소위 '사명감'이라는 것을 가지고 앞으로도 최대한의 재정적 독립을 유지해 나갈 것이다."

 

- 중국 멜라민 사태에 대한 식안본의 생각은?

"정부와 정치권이 구태(舊態)를 재연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근본적인 문제파악과 그 해결책 마련에 있어 고심한 흔적 없이 그때그때 위기모면 그리고 인기에 편승하는 무책임한 발언을 하는 것에서도 나타난다. 그러니 식품위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전예방의 터전과 정책마련이 어려운 것이다.

 

또한 식품행정의 일원화로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게 해야 하는데 이는 부처간 이기주의 때문에 해결되지 않는 고질병이다. 정치권에서도 이와 같은 근본문제 해결에는 관심도 두지 않고 피상적인 얘기들만 하고 있으니 이를 '구태'라고 밖에 볼 수 없는 것이다."

 

- 내년도 서울시 먹거리 안전대책에 116억 원의 예산이 배정됐다. 어떻게 쓰이길 바라는가.

"식품 안전의 문제는 사전 예방적이고 신속하고 엄격하게 법규를 적용, 감독해야 하는 것이 관건이다. 116억의 예산을 바탕으로 시 차원에서 해외 현지조사를 강화하고 예방적 차원의 사전적 문제해결의 여건 마련이 급선무이다. 그 다음이 업체와 함께 수입식품의 위해요소를 방지하기 위한 유기적인 관계 정립이 따라야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 식안본의 향후 목표(계획)은?

"식안본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식품안전 감시활동과 식생활 안전 계몽을 위해 힘쓸 것이다. 식품전문가들의 전문지식 활용을 통해 소비자들과 함께 식생활 안전의 생활화를 꾀하고, 불량 유해식품추방을 위한 근원적인 대책을 마련해 정책에 반영되도록 노력함으로써 국민 건강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꽃들에게 희망을' 클럽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식생활, #식안본, #멜라민, #식품, #식품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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