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초중학생 모두 창녕지역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초등학생의 경우, 창녕초등, 명덕초등, 부곡초등, 계창초등학생 서른 명이 참여하고 있다.
▲ 창녕청소년문화의집 방과후아카데미 논술교실 초중학생 모두 창녕지역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초등학생의 경우, 창녕초등, 명덕초등, 부곡초등, 계창초등학생 서른 명이 참여하고 있다.
ⓒ 박종국

관련사진보기


창녕청소년문화의집(관장 노원렬) ‘방과후아카데미’는 청소년들이 방과 후 안전하게 보호받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그중 전문체험과정은 15개 분야로 초등, 중등으로 나눠 매월 운영하고 있으며, 주말체험학습을 비롯하여 캠프교실은 주말과 매분기별로, 상담교실은 상시로 운영되고 있다. 특히 상담교실은 청소년과 학부모가 원만하게 만나는 자리로 참여자들이 많다.

그밖에도 다양한 문화행사를 주관함으로써 청소년들의 자발적인 참여는 물론, 건강한 심신을 함양하는데 더 좋은 자리로 거듭나고 있다. 이들 프로그램은 ‘순수지원형’으로 전액무료다.

필자는 ‘방과후아카데미’ 전문체험과정 중 ‘논술교실’을 맡고 있다. 삶의 글쓰기다. 초중학생 모두 창녕지역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초등학생의 경우, 창녕초등, 명덕초등, 부곡초등, 계창초등학생 서른 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중학생은 창녕중, 창녕여중, 신창여중, 영산중학교 학생들이 스물 명 정도로 참여는 들쭉날쭉하다.

오늘은 주제는 '인터넷 약인가? 독인가?'였다.
▲ 삶의 글쓰기 발표 오늘은 주제는 '인터넷 약인가? 독인가?'였다.
ⓒ 박종국

관련사진보기


논술교실에 참여하는 아이들의 학교 급별이 다른 만큼 태도도 다 다르다. 학기 초에 만나는 아이들과 흉허물 없이 터놓고 지내려면 적어도 삼사 개월 정도의 자잘한 부대낌이 필요하다. 특히 낯가림이 심한 아이의 경우는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이는 논술반이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 친교(Rapport)형성이 그만큼 어렵다는 얘기지만, 일단 아이들과 면식을 터놓고 나면 그때부터 수업은 일사천리로 진행된다. 그게 아이들의 힘이다.

인터넷은 약인가? 독인가?

오늘 글쓰기 주제는 ‘인터넷 약인가? 독인가?’였다. 먼저, 그에 따라 직접 쓴 글을 예화자료로 제시했다. 순간, 소란스럽던 강의실이 물을 끼얹은 듯 조용하다. 아이들 모두 제 관심사 인 이야기였기 때문이리라.

요즘 아이들 과히 컴퓨터 인터넷 중독이다. 그렇기에 오늘 논술 글쓰기 주제가 ‘인터넷 약인가? 독인가?’였으니 오죽했으랴. 예문을 읽는 아이들의 눈망울이 총총했다.

한 시간여 뜬금을 보내고 난 뒤 고사린 손을 모아 쓴 글들이 모아졌다. 생각들이 야무지다. 사뭇 비판적이다. 그렇지만 다부지게도 자기반성의 흔적들이 곳곳에 엿보인다. 아이들도 안다, 지금까지 제 스스로가 인터넷에 얼마나 밀착하고 지냈는지를.

이미 인터넷이 생활의 한 부분이 된 지금, 그 오용과 폐해를 들춰내는 것이 새삼스럽다. 하지만 이참에 인터넷 사용에 대한 아이들의 건강한 생각들을 훑어볼 수 있으리라. 몇몇 작품을 소개한다.

[창녕초등 6학년 강한준] 함께 즐기는 인터넷 세상을 만들었으면

강한준 어린이는 생각이 야무지다. 평소 인터넷에 대한 자기 생각을 잘 드러내고 있다.
▲ 강한준 어린이 강한준 어린이는 생각이 야무지다. 평소 인터넷에 대한 자기 생각을 잘 드러내고 있다.
ⓒ 박종국

관련사진보기

음, 요즘 인터넷상에서 이루어지는 큰 문제들이 있다. 바로 다른 사람들에게 무차별적으로 비방과 욕설을 퍼붓고 있는 것이다.

누군가 나에게 ‘인터넷이 독인지 약인지’를 물으면 어떻게 대답할까? 조금은 중독의 정도를 넘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나는 약도 독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자기가 생각하고 행동하는 데에 따라서 결정될 것 같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만약 숙제나 과제를 해결하려고 할 때는 인터넷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럴 때는 인터넷이 없으면 불편할 것이다. 그렇지만 평소에 인터넷에 빠져 있다면 독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요즘 사람들은 네티켓을 잘 실천하지 않는 것 같다. 나도 마찬가지다. 내 하나쯤이야 하는 생각으로 함부로 사용한다면 아무런 까닭도 없는 사람들의 마음에 상처를 입는 일이 생긴다. 그러므로 나는 이제부터라도 우리 모두가 노력하여 함께 즐기는 인터넷 세상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계창초등 5학년 이수연] 인터넷 독에서 약으로

이수연 어린이는 5학년이다. 하지만 6학년 언니들과 맞짱을 뜰만큼 글맵씨가 좋다.
▲ 이수연 어린이 이수연 어린이는 5학년이다. 하지만 6학년 언니들과 맞짱을 뜰만큼 글맵씨가 좋다.
ⓒ 박종국

관련사진보기

맨 처음 나에게 컴퓨터는 독이었다. 컴퓨터 게임만 하고 그밖에 해야 할 것은 일체 하지 않았다.

하지만 요즘 들어 시력이 나빠지고 머리가 아프다는 것을 느낀다. 그래서 컴퓨터 게임을 중단했다.

요즘 나는 우리학교 홈페이지에 들어가 숙제를 알아보거나 필요로 하는 것을 찾아본다. 영어노래를 찾아서 들어보기도 한다.

그런데 논술 선생님의 내어 주신 글을 읽고 보니 그동안 내 생활에 많은 반성을 하게 되었다.

채팅방에서 욕설을 하는 좋지 않은 행동을 하였다. 정말 다시 되돌아보면 내가 왜 그랬는지 큰 한숨을 쉬게 된다.

이제부터는 비매너로 행동하지 않고 나에게 좋은 일이 돌아올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보면 오늘 ‘비판적인 논술 글쓰기’ 시간은 나에게 많은 반성과 다짐을 하게 한다. 특히 인터넷 사용에 대한 예절에 대해서 많은 노력과 실천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독에는 불편이 약에는 이익이 있을 것 같다.

[명덕초등 6학년 박종관] 인터넷은 독약이다

박종관 어린이는 사뭇 비판적인 글을 쓴다. 하지만 친구들을 위하는 마음은 따듯하다.
▲ 박종관 어린이 박종관 어린이는 사뭇 비판적인 글을 쓴다. 하지만 친구들을 위하는 마음은 따듯하다.
ⓒ 박종국

관련사진보기

인터넷은 독약이다. 사람들은 인터넷을 매일 사용한다. 인터넷을 통해서 정보검색을 하고, 게임도 하며, 오락도 즐긴다. 그래서 이제는 정말 인터넷이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존재가 되었다.

하지만 인터넷 우리 생활에서 안 좋은 것도 있다. 자신이 기분이 안 좋다고 아무 사람한테 욕을 한다. 그 때문에 사람을 죽이기까지 한다.

사람들이 욕을 하는 이유는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모른다고 생각하기 때문인데, 정말 그럴까? 난 그런 사람들이 바보 같다고 생각한다.

물론 나도 그런 적이 있다. 그땐 그 사람이 나에게 시비를 걸어서 그랬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내가 잘못한 것 같다.

흔히 인터넷은 다중인격이라고 한다. 어떤 면에서는 좋고, 또 어떤 면에서는 안 좋기 때문에 다중인격이다. 나는 인터넷이 모든 면에서 좋아졌으면 좋겠다.    

[창녕초등 5학년 송영빈] 인터넷은 약도 아니고 독도 아니다

송영빈 어린이는 5학년, 하지만 생각이 깊고 발표하는 태도가 당차다.
▲ 송영빈 어린이 송영빈 어린이는 5학년, 하지만 생각이 깊고 발표하는 태도가 당차다.
ⓒ 박종국

관련사진보기

내가 생각하기에는 인터넷은 약도 아니고 독도 아니다. 왜냐하면 인터넷은 자유다.

때론 필요한 자료도 쉽게 찾을 수 있고, 게임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적어도 나에게는 해롭지 않다. 그래서 인터넷은 약도 아니고 독도 아니다.

나는 시간이 날 때마다 인터넷을 이용해서 영화도 보고, 게임도 하고, 만화도 본다. 그리고 심심할 때는 음악도 듣는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인터넷은 나와 안성맞춤이다. 인터넷을 무분별하게 많이 하는 아이들에게는 독이겠지만 나에게는 약이다.

그래서 나는 인터넷이 이용하는 사람들에 따라서 약이 될 수도 있고, 독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인터넷은 자유다.

[부곡초등 6학년 이언승] 인터넷은 약인 것 같기도 하고 독인 것 같기도 하다

이언승 어린이가 바라보는 세상은 따스하다. 그만큼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곱기 때문이다.
▲ 이언승 어린이 이언승 어린이가 바라보는 세상은 따스하다. 그만큼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곱기 때문이다.
ⓒ 박종국

관련사진보기

인터넷은 약인 것 같기도 하고 독인 것 같기도 하다. 한편으로 보면 정보도 쉽게 빠르게 정확하게 찾을 수 있고, 재미있는 오락도 할 수 있기에 약이 되는 것이다.

그렇지만 또 한편으로는 악플과 남을 비방하고 욕설을 하는 것 때문에 독인 것 같기도 하다. 악플을 받는 사람들은 충격을 받고 화를 내기도 한다.

인터넷이 좋은 것 확률로 따지자면 대략 80% 정도는 좋은 점이 있고, 20% 정도는 나쁜 점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내 생각으로는 인터넷이 편리함이 더 많기 때문에 좋은 점이 80%인 것 같다. 단지 내 생각일 뿐이다.

[명덕초등 6학년 장준호] 인터넷은 약이다

정준호 어린이는 친구간에 신망이 두텁다. 모든 일에 적극적인 열의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 정준호 어린이 정준호 어린이는 친구간에 신망이 두텁다. 모든 일에 적극적인 열의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 박종국

관련사진보기

인터넷은 약이다. 그런데도 인터넷이 독이라고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머리가 이상한 녀석이 이상한 것을 하는 것이다.

욕질을 하고, 이상한 짓거리를 하면서 구라를 치니까 인터넷이 맛이 가서 망하는 것이다. 이딴 짓을 하는 사람들은 인터넷을 할 가치가 없다.

그런 사람들 때문에 죄 없는 컴퓨터가 푸대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쓰레기는 쓰레기 매립장에 가야한다. 요즘 세상에 가장 필요로 하는 인터넷을 쓰레기로 만드는 사람들은 쓰레기장으로 가야한다.

인터넷을 독으로 만드는 사람들은 지구 파괴자다. 그런 사람들이 많아지면 쓰레기가 많아지고 결국에는 지구온난화가 생긴다. 나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늘어나면 지구가 썩어간다. 쉣

[부곡초등 6학년 김대현] 인터넷은 약이다

김대현 어린이는 논술교실 아이들 중에서 가장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 글짓기에 대한 열의가 높다.
▲ 김대현 어린이 김대현 어린이는 논술교실 아이들 중에서 가장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 글짓기에 대한 열의가 높다.
ⓒ 박종국

관련사진보기

나에게 인터넷은 약이다. 때로는 나의 지루함을 풀어주고, 수많은 정보를 제공해 주며, 재미있게 해주기 때문에 나에게 인터넷은 보약이다.

또한 인터넷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할 수 있다. 그러나 축구와 야구는 비기 오면 할 수 없다. 그래서 인터넷은 약이다.

나는 인터넷을 통해서 요리 방법을 찾아서 직접 요리를 한다. 흥미 있는 게임도 해 보고, 재미를 더해 주는 신나는 노래도 듣는다. 숙제를 도와주는 인터넷은 정말 약이다.

하지만 때론 나에게 인터넷이 독이 될 때도 있다. 내가 인터넷 게임 중독으로 큰 고비를 맞았을 때가 있었다.

게임 중독을 끊기가 만만치 않았다. 한 동안 이런 괴로움을 안겨줄 때는 인터넷이 정말 큰 독이었다.

[명덕초등 6학년 이병주] 인터넷은 독도 약도 아니다

이병주 어린이는 삶글을 쓰는데 월등한 재능이 엿보인다. 발표도 또박또박하다. 일취월장이 기대된다.
▲ 이병주 어린이 이병주 어린이는 삶글을 쓰는데 월등한 재능이 엿보인다. 발표도 또박또박하다. 일취월장이 기대된다.
ⓒ 박종국

관련사진보기

인터넷은 독도 약도 아니다. 인터넷이 독도 약도 아닌 이유를 지금부터 설명하겠다.

첫째, 인터넷은 왜 독이 아닌가? 평상시에는 사투리를 쓰고 인터넷상에서는 인터넷 용어를 쓴다.

하지만 아무 상관없다. 그걸로 인터넷이 독이 될 수 없다. 악플러가 된다고 해서 다 독이 되는 것도 아니다.

중독현상도 컴퓨터의 일부를 조정하여 정해진 시간대로 할 수 있다. 때문에 인터넷 중독이란 것은 이용하는 사람들의 마음가짐에 따라 달라진다.

둘째로, 인터넷은 왜 약이 아닌가? 인터넷으로 여가를 즐길 수 있다. 또한 정보를 얻는다. 그뿐만이 아니다. 인터넷을 이용하면 가깝고 먼 곳, 세계 어디라도 한 눈에 다 알아 볼 수 있다. 그만큼 인터넷이 보여주는 세상은 넓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인터넷이 다 약이 될 수는 없다. 그 이유는 모든 걸 인터넷으로 처리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모든 것을 지배하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사이버로 모든 것을 다 해결하려고 하면 사람이 게을러지기 때문에 인터넷은 결코 약이 될 수가 없다. 그러므로 인터넷은 독도 약도 아니다. 

아이들도 안다, 지금까지 제 스스로가 인터넷에 얼마나 밀착하고 지냈는지를. 이미 인터넷이 생활의 한 부분이 된 지금, 그 오용과 폐해를 들춰내는 것이 새삼스럽다.
▲ 발표에 열중하는 논술반 어린이들 아이들도 안다, 지금까지 제 스스로가 인터넷에 얼마나 밀착하고 지냈는지를. 이미 인터넷이 생활의 한 부분이 된 지금, 그 오용과 폐해를 들춰내는 것이 새삼스럽다.
ⓒ 박종국

관련사진보기


   


태그:#인터넷, #사이버공간, #논술교실, #중독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박종국기자는 2000년 <경남작가>로 작품활동을 시작하여 한국작가회의회원, 수필가, 칼럼니스트로, 수필집 <제 빛깔 제 모습으로>과 <하심>을 펴냈으며, 다음블로그 '박종국의 일상이야기'를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김해 진영중앙초등학교 교감으로, 아이들과 함께하고 생활합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