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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직속 헌법자문기구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의 이기택 수석부의장이 남북관계와 관련한 의견을 내 주목된다. 

 

11일 오후 4시 30분 대전시청 대강당에서 열린 '상생과 공영의 대북정책 설명회' 특강을 통해서다.

 

이 수석부의장은 "오바마 미 대통령의 당선으로 한미동맹관계가 쇠락하고 북미가 직접 교섭해 한미관계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며 "하지만 북한의 통미봉남 전략으로 미북 직접교섭이 쉽게 성사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북미 직접 교섭이 성사되더라도 한국과 혈맹관계인 미국이 사전 대북정책을 한국과 조율해 한국의 이익과 주장을 반영하면서 접촉하지 무시하고 접촉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에 굶어죽는 사람이 200만-300만이라고 한다. 이게 지옥이지 사람사는 세상인가. 얼마나 못 먹고 고생시켰으면 북한 아이들이 키가 안 자라겠나. 북한이 하는 짓거리가 너무 답답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북한이 (핵을 앞세운) 벼랑끝 외교를 집어 치워야 한다. 만날 핵 만든다고 구걸해 얻어쓰고…"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의 이같은 발언은 이명박 정부의 대북기조인 '비핵·개방· 3000'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그는 '비핵·개방· 3000' 구상에 대해 "북한이 핵폐기의 결단을 내리고 개방하면 이명박 대통령이 직을 걸고 국제 사회와 협력해 국민소득 3000불을 만들어 주겠다는 것"이라며 "이게 나쁜 것이 뭐가 있나. 북한 동네 이만큼 생각하는 대통령이 어디에 있었냐"라고 반문했다.

 

이 수석부의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대북정책이 잘못돼 북한에서 (교류의)문을 닫아 걸었다는 얘기가 많다"며 "그렇다면 임기 몇 달을 남겨두고 15조 원의 경비가 들어가는 남북정상회담을 했는데 이게 잘 된거냐"고 되물었다. 이어 "정상회담 결과를 수용하지만 지난 구 정권에서 남북사업의 볼륨을 너무 키운 것은 실무자 간 다시 협의하자는 건 당연한 얘기 아니냐"며 "이걸 가지고 남쪽이 6·15선언과 10·4선언 합의를 파기해 못 믿겠다고 떼 쓰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역할과 관련해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이 안 좋은 것은 사실이다"며 "내년부터 2-3년간 한반도에 많은 변화가 몰아치게되는 만큼 이제부터 남북관계 급변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북한에 대한 원색적인 발언에 대해서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의 수석부의장 신분으로 볼 때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한 참석자는 "상생과 공영을 말하는 자리에서 오히려 북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얘기가 많이 나온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평통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이 자문의원들의 다양한 통일정책에 대한 의견을 듣고 수렴하기보다 일방적인 통일관을 주입시키려는 태도에 실망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이 수석부의장의 강연 후 남성욱 국가안보전략연구소장이 같은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다. 이날 대북정책 설명회에는 민주평통대전시협의회를 비롯해 대전시새마을회, 바르게살기대전광역시협의회, 한국자유총연맹대전시지회 등에서 400여명이 참석했다.    

 

이 수석부의장은 12대·13대·14대 국회의원을 역임했으며 1990년 당시 노무현, 무소속 의원인 홍사덕, 이철 등과 함께 '꼬마 민주당'을 창당했고 지난 2002년에는 새천년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상임고문을 맡아 노무현 후보 지지유세에 나서기도 했다.


태그:#이기택, #민주평통, #남북관계, #비핵·개방· 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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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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