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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금산수삼센터에서...
▲ 금산인삼 (주)금산수삼센터에서...
ⓒ 이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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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대둔산 등산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인삼의 고장 금산군(옛 금산읍과 진산군을 병합)에 들러 인삼씨를 사고, 금산수삼센터에서 인삼을 구입했다. 금산은 과연 인삼의 고장이라 할만 했다. 대둔산 등반을 하고 충청남도 금산과 전라북도 완주군의 경계를 표시한 아치형 문을 통과해 금산방향으로 차를 몰아 집으로 가는 길. 한적한 시골길에서 가을정취가 물씬 느껴졌다. 눈을 들어 보는 곳마다 산자락 아래 인삼재배 밭이었다.

드디어 찾았다! 인삼씨!

금산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눈에 띈 것은 인삼이 들어간 간판들이었다. 양산에서 5일장이 설 때마다 남편은 인삼씨를 사기 위해 없는 것 빼고 다 있는 양산 5일장을 샅샅이 뒤졌지만 인삼씨는 찾을 수 없었다. 시장사람들은 "여기서는 인삼씨를 구할 수 없을 것"이라 했지만 매번 남편은 우물에서 숭늉 찾듯 기대를 버리지 않고 인삼씨를 찾았다. 언젠가 한 번은 시장에서 수삼을 사서 화분에다 심어보기도 했지만 얼씨구, 아까운 인삼만 화분 속에서 썩혀야 했다.

그렇게 '인삼씨~인삼씨' 노래 부르 듯하더니 아닌 게 아니라 노래 부르다 드디어 찾은 것이다. 인삼의 고장 금산시장에서였다. 처음엔 금산에 들어서자마자 국제인삼시장에 들러 그곳 상인한테 물어봤지만 지금은 인삼씨가 나올 시기가 아니라고 했다. 그리고 시중에서는 구할 수가 없고, 인삼 재배하는 사람들이 장날에 반짝 가지고 나온다고 했다. 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남편이 어디로 찾아가면 되냐고 묻자, 친절하게 명함을 주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연락해 보았다.

인삼씨를 파는 가게에서...
▲ 인삼씨 인삼씨를 파는 가게에서...
ⓒ 이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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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받은 사람은 인삼약초시장에 가면 한두 군데 인삼씨를 팔고 있는 곳이 있다고 소개해주었다. 인삼약초시장을 샅샅이 뒤지다시피 하면서 그래도 찾지 못해서 또 상인들에게 묻고 물어서 겨우 찾았다. 금산수삼센터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허름한 골목 안쪽 한 귀퉁이에 인삼씨를 판매하는 가게가 있었다. '장마루 인삼사'라고 쓰여 있는 가게 안에 들어갔는데, 가게 안은 저녁이라 조금 어두웠다. 주인은 촛불 하나 달랑 켜놓고 있다가 고무신을 꿰신고 나오면서 형광등을 켰다.

이곳은 마치 쌀가게 같았다. 자루마다 들어있는 것이 모두 인삼씨라 했다. 처음 시범적으로 심어 볼 인삼인지라 조금만 달라고 했더니 큰 포대가 70,80만원도 한다고 했다. 5천원어치만 달라고 하자 처음엔 고개를 저었지만, 처음으로 해보는 것이라 조금만 심어보려고 한다고 얘기를 했더니 얼마 못주어서 미안하다는 듯이 머쓱한 표정으로 5천원어치 주었다. 많진 않았지만 시범적으로 심을 양으로는 충분하다 싶었다. 나는 "인삼씨를 지금 심는 철이 맞나요?"하고 물었다.

인삼씨를 사고 있는...
▲ 인삼의 고장 금산 인삼씨를 사고 있는...
ⓒ 이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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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빨리 심어야겠네요. 지금 심으면 내년 4월 중순에서 5월 초순에 싹이 나와요!"
"지역이나 토양은 상관이 없나요?"
"예, 뭐든지 얼마나 정성을 들이냐가 문제지요. 씨를 심을 때, 흙 속에 너무 깊이 심지 말고 3센티 정도에 심으면 됩니다."
"뭘로 덮어줘야 합니까?"
"어디서 키우려고요? 집 안에서 키워 보려구요?"
"안 덮어도 돼요."
"수삼은 어디서 구입하면 좋은가요? 싸고 많이 살 수 있는 곳 좀 가르쳐주세요."
"생삼은 여기서 나가면 재래시장에 가면 금산수삼센터가 있어요. 거기가면 싸고 좋은 걸 살 수 있어요. 다 좋아요. 그런데 사람들이 수삼이라고 하는데 정확하게 생삼이라고 하는 게 맞아요. 물에서 나오는 게 아니잖아요."
"예."

싸고 좋은 인삼 가득, 금산 수삼센터

가게주인은 금산 인삼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 것 같았다. 우리는 다시 장마루 인삼사에서 밖으로 나와 우리가 지나왔던 약초재래시장으로 향했다. 금산은 국내 최대의 인삼약초시장이라 할만도 했다. 눈을 들어보는 곳, 발길 닿는 곳마다 인삼을 비롯한 여러 가지 약초들과 인삼 관련 상점들이 즐비했다. 시장 노점에서는 산행 갔다 오는 사람들이 막걸리와 함께 인삼튀김을 먹고 있는 모습도 보였다. 금산수삼센터 앞에 차를 주차하고 안으로 들어갔다.

이곳 안은 전체가 인삼들만 판매하고 있었다. 넓은 수삼센터 건물 안에는 대부분 4년이나 5년 된 수삼을 판매하고 있었고, 가격대는 거의 비슷했다. 돈을 넉넉히 가지고 왔더라면 좀 많이 샀을까. 어쨌든 수삼은 싸고 질도 좋고 양도 많았다. 우리는 1만 5천원어치만 샀다. 이것만으로도 한참동안 먹을 것 같았다. 충분했다. 거리가 먼만큼 많이 사서 보관해놓고 먹기도 하고 선물도 하면 좋겠지만 가벼운 지갑에 알맞게 샀다.

...출입구~
▲ 금산수삼센터 ...출입구~
ⓒ 이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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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금산수삼센터 안에는 인삼을 판매하는 상인들과 고객들이...
▲ 금산수삼센터~ 넓은 금산수삼센터 안에는 인삼을 판매하는 상인들과 고객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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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 수삼센터에서~
▲ 금산수삼~ 금산 수삼센터에서~
ⓒ 이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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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하기에 좋은 잘생긴 것은 제쳐두고 편하게 삼계탕도 끓여먹고 갈아먹을 수 있는 것으로 구입했다. 이참에 산행하면서 처음 먹어보았던 인삼튀김도 한번 해 먹을까. 제법 많은 양이라(18개정도) 부자가 된 것 같았다. 남편이 그토록 찾고 찾았던 인삼씨도 인삼의 고장 금산에서 구입을 했고, 그 좋은 인삼도 싸게 많이 샀으니 말이다. 우리는 인삼으로 해 먹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손꼽아보면서 어두워가는 도로 위를 달렸다.

사실, 이곳에 오기 전까지만 해도 금산이라는 곳이 어디에 붙어 있는지도 몰랐었다. 국내에서 인삼재배지는 몇 군데 있지만 그 중에서 금산인삼을 최고로 친다고 한다. 금산의 자랑이라면 단연 금산인삼이고, 매년 금산인삼축제를 연다고 한다. 금산 인삼이 유명한 이유 중 하나가 농민들이 재배하여 밭에서 캐낸 수삼을 직접 금산수삼센터로 수송하고 판매하기 때문. 금산에서 재배하는 대부분의 인삼은 4~5년근이다.

신이 내린 명약, 인삼으로 무슨 요리를 할까

신이 내린 명약이라는 인삼은 당뇨병예방과 항암작용, 동맥경화 및 고혈압 예방, 간장예방, 숙취제거, 위장병효과, 항피로 및 항스트레스 작용, 노화방지, 두뇌활동 원할, 혈액순환 원할, 면역기능증강, 빈혈치료작용, 방사능 방어작용 등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엇보다도 인삼은 날로 먹는 것이 으뜸이라는데 차로도 마시고 삼계탕, 인삼튀김, 인삼냉채, 인삼김치 등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금산에서 사 온 수삼으로 어제 저녁엔 오랜만에 삼계탕을 해 먹었다.

시범적으로 집에서 간단하게 인삼튀김을 해보았다...맛과 향이 뛰어남.
▲ 인삼튀김 시범적으로 집에서 간단하게 인삼튀김을 해보았다...맛과 향이 뛰어남.
ⓒ 이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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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마늘도 듬뿍 넣고, 대추, 밤도 넣고 큰 수삼을 두 뿌리씩이나 넣고서 말이다. 삼계탕을 끓인 어제 저녁, 온 집안에 기분 좋은 인삼냄새가 가득했고 맛있게 먹었다. 그런데, 삼계탕을 끓일 때, 일단 닭은 삶아서 뼈를 발라낸 다음 다시 끓이는 것이 인삼의 약효가 새지 않는 비결이라고 한다. 다음엔 그렇게 해야겠다. 오늘 낮엔 시범삼아 인삼튀김을 한번 해 보았다. 수삼 한 뿌리를 물에 깨끗이 씻어서 튀김가루 반죽에다가 묻혀서 프라이팬에 살짝 튀겼다. 따뜻한 인삼튀김에 인삼특유의 맛과 향이 배어 아주 좋았다.

인삼은 사람의 모습을 닮았고 한방에서 으뜸약재로 칠 만큼 명약이라고들 한다. 금산인삼에 대해 전해오는 이야기는 흥미롭다. 인삼이 금산과 인연을 맺은 것은 약 1500년 전의 일이라 한다. 금산군 남이면 성곡리 개안 부락에 강씨 성을 가진, 홀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효성지극한 선비가 있었다 한다. 선비는 어느 날 어머니가 병들어 자리에 눕게 되어 세상에서 좋다는 약을 구해서 어머니께 드렸지만 효과는커녕 병은 날로 깊어만 갔단다.

그날도 그는 금산의 명산인 진악산 관음굴에서 정성을 들여 모친의 쾌유를 빌면서 백일기도를 하고 있었는데, 꿈속에서 산신령이 나타나 '진악산 관음봉 암벽에 가면 빨간 열매가 3개 달린 풀이 있으니 그 뿌리를 달여드려라'하고는 사라졌단다. 그는 꿈에 본 암벽을 찾아갔고, 과연 그 풀이 있어 뿌리를 캐어 어머니께 달여 드렸더니 어머니 병이 완쾌되었다고 한다. 그 씨앗을 남이면 성곡리 개안 부락에 심어 재배하기 시작했고 그 뿌리가 사람의 모습과 같다하여 인삼이라 불리어 재배되었다고 한다.

강씨 총각이 인삼을 처음 심었던 금산군 남이면 성곡리 946번지의 밭에는 지금도 알아볼 수 있도록 비석이 세워져 있다한다. 금산 장날은 매월 2일과 7일이라 한다. (2,7,12,17,27)부산.양산지역에서 충청남도 금산가는 길은 양산IC에서 북부산IC를 지나 남해고속도로 타고 가다가 진주분기점에서 대정·통영고속도로 타고 대전방향으로 올라가다가 금산IC를 나가 15분 정도만 가면 금산시장이 나온다. 여기서 15분정도 더 차로 달리면 대둔산에 당도한다.


태그:#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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