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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내륙고속도로와 국도 5호선을 따라 대구 쪽으로 가다보면 부곡온천 들머리에 영산 면소재지가 있다. 영산(靈山)은 남남정맥의 한 지류인 영축산과 영취산이 에둘러 있다. 현재 영산은 창녕군의 한 면 단위일 뿐이지만 사실은 남다른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곳이다.

 

영산은 앞으로 너른 들판을 펼쳤고, 뒤로는 영축산에 안겨있다. 로터리를 돌아들면 왼편에 ‘연지’(硯池)라는 연못이 있다. 일반적으로 ‘연지’라고 하면 연꽃 연(蓮)자를 쓰는 게 보통인데 벼루 연(硯)자를 썼다. 그만큼 영산의 역사와 전통이 만만치 않다.

 

영산은 남다른 역사와 전통이 있는 고장

 

연못 둘레를 한 바퀴 도는 데 10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연못 가장자리는 우레탄을 깔아 깔끔하다. 운동 삼아 걷기에 한결 편하다. 아침저녁으로 우레탄 길을 운동 나온 사람들로 꽤 붐빈다고 한다.

 

산책길을 따라 지압보도를 비롯하여 체육기구와 어린이를 위한 유기장도 따로 마련해 두고 있다. 간간히 의자가 놓였다.

 

 

 

 
연지 못가에는 아름드리 수양버들이 많아 바람에 이리저리 휘어지는 모습이 정겹다. 수양버들 가지가 드리워진 연지. 연지는 조선시대 때 처음 만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언제 누가 만들었는지에 대한 정확한 기록은 나와 있지 않다. 다만, 조선 후기 영산 현감 신관조가 이 연못을 대폭 중수하여 지금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고 전해진다.

 

연지 안에는 자그마한 섬 5개가 물방개처럼 떠돌고 있다. 연지에는 풍수지리학에 따른 전설 같은 이야기가 숨겨져 있다.

 

당시 이 고장 사람들은 영취산의 정기를 받은 불의 상징인 남산을 좌청룡이라 여기고, 남산의 정기(불)가 낙동강 쪽으로 흘러들게 하기 위해 이 연못을 팠다고 한다. 그리고 못 속에는 용의 알을 닮은 5개의 섬을 만들어 청룡의 머리를 다른 쪽으로 돌리게 했단다.

 

연지 안에는 용의 알을 닮은 5개의 섬이 있다

 

그래서 수면 면적 25.848㎡ 인 자그마한 이 연못에 용의 알처럼 생긴 섬 5개가 떠다니고 있는 모양이다. 근데 왜 하필이면 섬이 5개일까. 아마도 이 5개의 섬은 주역의 오행, 다시 말해 목(木, 봄), 화(火, 여름), 토(土, 환절기), 금(金, 가을), 수(水, 겨울)를 상징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연지의 북쪽에 위치한 작은 섬에는 '항미정'이라는 정자가 오도카니 서 있다. 마치 이 호수의 북쪽을 든든하게 지키는 태음신(太陰神) 현무처럼. 항미정은 이곳을 찾아오는 사람들의 쉼터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예전에는 이 고장에서 글깨나 쓰던 양반네들이 이곳에 앉아 술잔을 꽤나 주고받았음직하다.

 

 

 

 

이밖에도 영산은 영산초등학교가 올해로 개교 100주년을 맞았을 만큼 만년교와 석빙고, 향교를 비롯해 여러 유적들이 많다. 주변유적으로는 법화암 다층석탑, 보림사부도, 석빙고, 함박산 약수터, 영산향교, 영산신씨고가, 영취산성, 영산읍성, 유다리, 연지못, 이현창비, 만년교, 석비군, 영산고분군, 보림사삼층석탑 등이 있다.

 

문화관광부 우수지역 대표축제, 3.1민속 문화제

 

특히, 영산 3.1민속 문화제는 경상남도에서 3·1독립운동이 최초로 일어난 영산지방의 항일 애국선열들의 호국충절과 민족혼을 후손에게 널리 고취시키고자 고장의 대표적인 전통 민속놀이인 '중요 무형문화재 제25호 영산 쇠머리대기'와 '제26호 영산줄다리기' 등을 시연하고 있다.

 

 

이 문화제는 1961년부터 매년 개최되고 있으며, 우리고유의 민속놀이의 보존 전승 가치가 높아 ‘문화관광부 우수지역 대표축제’로 선정돼 지역민의 사랑은 물론, 경향각지에서 많은 관람객이 참여해 한 바탕 신명나는 놀이마당을 연출하고 있다.

 

 

 


태그:#영산 연지, #연지못, #부곡온천, #3.1민속 문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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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국기자는 2000년 <경남작가>로 작품활동을 시작하여 한국작가회의회원, 수필가, 칼럼니스트로, 수필집 <제 빛깔 제 모습으로>과 <하심>을 펴냈으며, 다음블로그 '박종국의 일상이야기'를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김해 진영중앙초등학교 교감으로, 아이들과 함께하고 생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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