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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건희 전 회장 일가의 전방위 로비 의혹을 터뜨렸던 김용철 변호사는 "공개적인 논의는 100% 성공했다"며 "그 부분을 해결하는 것은 우리 국가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김용철 변호사는 13일 저녁 창원대에서 경남민주언론시민연합(공동대표 김애리, 강창덕) 주최로 열린 시민언론학교에 강사로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경남민언련은 이날 25번째 시민언론학교를 마련했다.

 

"특검 폐지돼야... 삼성 일가, 사회 기능 마비시켜"

 

김 변호사는 "세상은 원래 정의로운 것"이라며 "사법을 통한 정의는 거짓말이다, 법은 어떤 경우에도 강자와 지배자의 통치체제를 위한 것이다, 그래서 검사 임명권을 대통령이 갖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강의는 지난 10일 서울고등법원 형사1부(서기석 부장판사)가 이건희 전 회장 등의 '경영권 불법승계'와 '조세포탈' 혐의에 대해 선고 공판한 뒤, 김 변호사가 처음으로 공개적인 자리에 선 것이어서 관심을 모았다.

 

김 변호사는 "저도 여러분과 같이 일상으로 돌아가서 조용하게 살고 싶다"면서 "어느 날 법학을 가르치는 친구가 술을 먹고 전화를 해서 응원한다고 하던데, 제가 이만큼 했으니 학자답게 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씨 일가가 증거조작하고 돈을 갖다 주었다고 했는데도 수사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김 변호사는 "특검은 사실상 폐지되어야 한다"면서 "지난 4월 특검 수사를 받을 때까지 참고인이었고 자발적으로 20번 정도 조사를 받았으나 법정에서는 부르지도 않더라, 공정한 재판에 영향을 미칠까봐 그런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심상정 노회찬 전 의원 이외에 국회의원 중에 이 문제를 거론한 의원이 있느냐"면서 "이씨 일가는 우리 사회의 기능을 다 마비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명예훼손 고소도 많이 받았는데 통지만 받았고, 그런데 한날 한시에 모두 취소했더라"고 덧붙였다. 그는 "공권력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증거 충분... 의지 없는 검사가 수사했다"

 

김 변호사는 지난해 삼성그룹 비리를 폭로했던 상황을 떠올렸다.

 

"저 나름대로는 전략·전술을 세웠다. 가까운 시기에는 저 말고 거론할 사람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고, 대선 정국에서 거론해야 다음 정권에서는 신세를 안질 것 아니냐고 생각했다. 대형범죄를 이야기를 했는데 검찰은 수사할 수 없다고 했고, 수사하기 싫어하더라. 그런데 지금은 열심히 하더라. 수사해야 할 것을 수사해야 한다. 검찰은 이씨 일가에 대해서는 수사할 수 없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던 것이다."

 

특검이 월권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특검 수사항목은 삼성그룹 비자금 등 3가지였다. 특검 수사권은 주어진 권한만 할 수 있다. 특검은 중앙일보 분리사건 등도 거론했다. 그런 결론을 낸 것에 대해 정상적인 검사하면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해야 한다. 권한 없는 짓을 한 것은 직권남용이다. 아직도 모르는 사건들이 남아 있다."

 

김 변호사는 언론에 대해서도 거론했다.

 

"언론은 쇠파리떼다. 그 때는 일 끝나고 두 세 달 뒤에 찾아오면 이야기 하자고 했다. 무슨 언론도 그렇게 많은지. 사실상 보도 경쟁도 없더마는. 기사 안 쓰고 정보보고만 하는 기자들도 많더라. 한국언론의 가장 큰 문제가 기업광고에 기본적으로 너무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은 이미지 광고를 하는데, 배고픈 개한테 떡 먹어라고 던져 주는 거 아니냐. 제대로 된 기업이라면 이미지 광고가 뭐 필요하나."

 

김용철 변호사는 "다들 아는 이야기를 공론화하자는 것이었다"면서 "기업치고 탈세하지 않는 기업 어디 있나"라고 말했다. "폭로할 게 더 있느냐"는 질문을 받은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아직도 더 있느냐.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 이 시대에서 제가 할 역할은 끝났다고 본다. 나머지는 동시대를 사는 사람들이 해주어야 한다. 제가 분신이라도 해야 하나. 충분히 증거를 많이 내놓았다. 의지 없는 검사가 수사를 하고 있지 않느냐."


태그:#김용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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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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