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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기 서울지방경찰청장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 서울경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김석기 서울지방경찰청장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 서울경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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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신 : 13일 저녁 7시 20분]

김석기 "한국 경찰, 불법폭력시위 대응, 지구상에서 제일 어려워"

김석기 청장은 13일 행정안전위원회 국감에서 시위대 폭행 지적에 대해 "(경찰이) 고의적으로 시위대를 폭행하거나 한 적은 없다"며 "다만 시위대 해산 과정에서 일부 넘어져서 다친 것은 있다"고 말했다.

김 청장은 민주당 김유정(비례대표) 의원이 경찰 방패 등에 찍혀 피 흘리는 사진 등을 보여주며 과잉진압을 추궁했지만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오히려 김 청장은 "불법 폭력시위에 대응하기에는 대한민국 경찰이 지구상에서 제일 어려운 경찰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김 청장은 한나라당 이범래 의원이 "왜 홍콩이나 미국 경찰처럼 진압하지 못하냐"고 다그치자 이렇게 토로했다.

'불륜 발언' 이어 '반말 논란' 벌어질 듯

▲ 한나라당의 '윽박질의'에 차분히 답변하는 유모차 엄마
ⓒ 문경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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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7시 13분께 끝난 이날 국감은 '촛불과 유모차부대'를 둘러싼 여야간 시각차를 그대로 보여줬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불법 폭력시위에 대한 엄정한 공권력의 대응을 촉구했고, 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은 공권력 남용을 비난하고 유모차부대 등 수사 대상자에 대한 선처를 요구했다.

이 가운데 '의원 모독' 주장도 나왔다. 한나라당 장제원(부산 사상구) 의원은 이날 정혜원 유모차부대 카페 운영자와 설전을 벌였다. 낮 12시 20분께 장 의원이 정씨와 유모차부대를 향해 "아동학대"라고 비판하자 정씨가 반박했고, 다시 장 의원이 "묻는 말에만 대답하라"고 언성을 높이면서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같은 당 신지호 의원이 정씨를 향해 "잘 대답하라"고 소리쳤다.

그러자 이번엔 증인석에 있던 안진걸 전 팀장이 "시민을 참고인으로 불러놓고 협박하지 마시라"며 정씨를 거들고 나섰다. 민주당 강기정(광주 북구갑) 의원도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정씨는) 증인도 아니고 참고인"이라며 "제가 느낄 때는 거의 협박성으로 들렸다"고 편들었다.

소란은 조진형 의원이 중재에 나선 뒤에야 진정됐다.

하지만 장제원 의원이 이를 '의원 모독'으로 규정하고 법에 따라 조치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장 의원은 추가질의 시작 전 의사진행 발언을 얻어 "안진걸 증인에 이어 강기정 의원도 오전 국감 진행 중에 반말로 '어디다 협박을 해'라고 공식 석상에서 동료 의원을 모욕했다"며 "위원장은 속기록을 확인해 응분의 조치를 취해주길 바란다"고 거듭 요구했다.

이에 따라 행정안전위에서는 '불륜 발언'에 이은 '반말과 의원모독' 논란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위원회는 지난 8일 서울시 국감에서 나온 민주당 김유정(비례대표) 의원의 '불륜' 발언으로도 한 차례 파행을 겪은 바 있다.

[2신 : 13일 오후 5시]

'촛불은 친북세력 기획'이라더니... 금세 말 바꾼 김석기 청장

김석기 서울지방경찰청장이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 서울경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김석기 서울지방경찰청장이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 서울경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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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전 행안위 국감에서 "촛불은 친북세력에 의한 기획집회 아니냐"(한나라당 이은재 의원)는 질문에 "예, 그렇게 생각합니다"고 대답한 김석기 서울지방경찰청장이 오후 국감에서는 말을 바꿨다.

김 청장은 민주당 최인기(전남 나주·화순) 의원이 "아까 오전에 친북좌파에 의해 기획된 촛불집회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했죠?"라고 묻자 곧장 "아닙니다"라고 부인했다. 최 의원은 더 추궁하지 않았지만, 여야 의원의 질문에 따라 답변을 바꿨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경찰청장(9대) 출신 무소속 이무영 의원은 경찰의 과잉진압을 지적하면서 '무최루탄 원칙'을 지켜 달라고 당부해 눈길을 끌었다. 앞서 한나라당 원유철 의원은 지난 9일 경찰청 국감에서 촛불시위와 관련해 '일선 경찰서장의 79%가 최루탄 사용에 긍정적'이라는 설문조사결과를 내놨다.

이 의원은 "내가 경찰청장 시절인 지난 1999년부터 무최루탄 원칙을 선언해 10년간 지켜지고 있는데, 최루탄을 사용하지 않으면서 집회 시위의 불법성, 과격성도 상당히 약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루탄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있는데 일선 경찰서장의 생각이 그렇다면 큰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제도 어려운데 최루탄을 사용하면 국가 신인도 하락에도 영향이 있다"고도 말했다.

이 의원은 또 "경찰이 유모차부대와 중고생에 유연하게 대처해 주길 기대한다"면서 "유모차부대 3명, 중고생 3명을 모두 훈방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인기 "불법시위자, 최루액 사용해서라도 반드시 검거"

이인기 한나라당 의원
 이인기 한나라당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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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한나라당 이인기(경북 고령·성주·칠곡) 의원은 "불법시위자는 최루액을 사용해서라도 반드시 검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유정현(서울 중랑갑) 의원은 '인간 사냥' 지탄을 받은 '시위자 검거포상제'를 적극 옹호하기도 했다. 유 의원은 "좋은 정책인데 때를 잘못 맞춘 것 같다, 절대 나쁜 정책 아니다"라며 "앞으로는 집회출동 횟수, 야간집회, 강력범 검거 횟수에 따라 포상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같은 당 김성조(경북 구미갑) 의원도 촛불시위를 폄하했다. 김 의원은 "촛불시위는 약자를 보호한다는 의미인데 역사적 기록으로 문제가 있다"며 "변질된 시위는 새총 시위, 염산 시위, 기동대 폭행시위라고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후 국감에서도 '촛불 과잉진압 논란'은 계속됐지만, 오전처럼 뜨겁지는 않았다. 증인으로 나온 안진걸 전 팀장과 설동기 경사, 2명의 수경과 참고인 정혜원씨도 오후 2시 13분 국감 개회 선언이 이뤄진 지 얼마안되 감사장을 떠났다.

[1신: 13일 오후1 시 50분]

"촛불, 친북세력 기획 집회라고 생각?"... 김석기 "예"

13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지방경찰청 국정감사에서는 촛불집회 과잉진압과 경찰의 유모차부대 수사 배경을 놓고 무차별 설전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여당 국회의원과 증인, 참고인 간에 고성이 오가는 볼썽사나운 모습도 연출됐다.

논쟁의 물꼬를 튼 사람은 한나라당 이은재(비례대표) 의원. 지난 9일 경찰청 국정감사부터 '친북세력 엄정 수사'를 주장해 온 이 의원은 이날도 어김없이 '색깔론'을 들고 나왔다.

이 의원은 "2012년은 김일성이 태어난지 100주년 되는 해"라며 "경찰청장은 '군자산의 약속'을 들어봤느냐"고 포문을 열었다. 김석기 서울지방경찰청장이 "2001년 통일연대 등이 충북지역에 모여서 10년 후 자주민주 통일국가를 건설한다는 약속을 한 것으로 9월 테제라고 한다"고 답하자 이 의원은 "그들이 정한 해가 바로 2012년, 김일성이 태어난지 100주년 되는 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른바 '군자산의 약속'에 참가한 단체가 진보연대, 통일연대 등이며, 이들이 올해 촛불집회에 주도적으로 참가했다는 점을 들어 '촛불'을 친북좌익 세력으로 몰아붙였다.

이 의원은 "좌파 세력의 행태는 대한민국의 국가 정체성을 부정하고, 자유민주주의 체제, 국가 안보에 중대한 위기를 주는 것 아니냐"며 김 청장의 답변을 요구했다. 또 "중국제 멜라민 파동에는 왜 촛불집회가 안 열린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김 청장은 "많은 국민들이 그 점을 의아해한다"고 말했다. 김 청장은 또 "촛불집회가 친북세력에 의해 철저하게 기획된 집회였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말하는 것 아니냐"는 이 의원의 말에 "예, 그렇게 생각합니다"고 답했다.

하지만 민주당 최규식(서울 강북을) 의원이 "촛불집회를 친북 세력이 주도했다고 했는데, 이명박 대통령이 두 번이나 촛불집회에 사과했다"고 발끈하자 김 청장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멜라민 땐 왜 유모차 안 나왔나"-"정부가 멜라민 수입한다고 했나?"

정혜원 유모차부대 카페 운영자가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 서울경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참고인으로 나와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정혜원 유모차부대 카페 운영자가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 서울경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참고인으로 나와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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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원 유모차부대 카페 운영자(왼쪽)가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 서울경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참고인으로 나와 장제원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정혜원 유모차부대 카페 운영자(왼쪽)가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 서울경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참고인으로 나와 장제원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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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론'으로 시작된 국감은 '유모차부대' 과잉 수사 논란으로 번졌다. 이날 국감장에는 유모차부대 카페 운영자인 정혜원(35)씨가 참고인으로 나왔다. 또 정씨 집에 찾아가 출석을 요구한 설동기(사이버범죄수사대) 경사, 전 광우병대책위 조직팀장 안진걸(38)씨와 전경 복무중인 최재범, 김효영 수경도 증인으로 출석했다.

여야 의원들은 이들 증인과 참고인을 대상으로 경찰의 유모차부대 과잉 수사와 촛불집회 당시 시민-경찰 간에 벌어진 폭력의 책임 공방을 벌였다.

참고인 정씨는 유모차부대를 '빗나간 모정'이라고 부른 한나라당 의원들과 언성을 높이며 다투기도 했다.

한나라당 이범래(서울 구로갑) 의원이 "폭력시위가 벌어져서 위험한데 아이를 데리고 나갈 생각을 했냐"고 비난하자 정씨는 "그럼 파도에 휩쓸려서 아기가 죽을 수도 있는데 해수욕장은 왜 데리고 가냐"고 맞섰다.

또 같은 당 신지호(서울 도봉갑) 의원이 "과자에 들어간 중국산 멜라민 파동 때는 왜 유모차를 끌고 나오지 않았느냐"고 비꼬자 "정부가 멜라민이 안전해서 수입한다고 했냐, 그렇게 해야 비교가 되지 않느냐"고 되받아쳤다.

장제원 한나라당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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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기야 한나라당 장제원(부산 사상구) 의원과는 날카로운 설전이 벌어졌다. 장 의원이 슬라이드를 통해 촛불집회 당시 부모 품에 안겨 울고 있는 아이 사진을 보여주며 "빗나간 모정"이라고 비난하자 정씨는 강하게 반발했다. 참고인 정씨가 계속 말을 이어나가자 장 의원은 "어디 대답이 그렇냐, 묻는 말에만 답하라"고 화를 내며 세 차례나 소리를 질렀다.

이 가운데 신지호 의원이 끼어들어 "잘 대답하라"고 참고인을 윽박지르자 증인으로 나선 안진걸 전 팀장도 "시민을 참고인으로 불러놓고 윽박을 지르면 되느냐"고 따지면서 국감장에는 고성이 오갔다. 이 때문에 오전 국감은 어수선해졌고, 조진형 위원장이 "감정을 표출하지 말라, 증인은 국정감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다"고 나선 뒤에야 수습됐다.

하지만 장제원 의원은 "안진걸 증인이 한 얘기는 국민의 대표인 나를 모독한 것으로 이후에 법적 대응하겠다"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태그:#국정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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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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