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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8월 13일 촬영한 북한 영변 핵시설 위성사진.
 2002년 8월 13일 촬영한 북한 영변 핵시설 위성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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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 22일 저녁 8시 20분]

북한이 영변 핵 시설의 봉인을 제거했다고 22일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이 통신은 국제원자력기구와 가까운 한 외교관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이 외교관은 "핵시설 불능화 과정에서 북한이 제거했던 일부 장비들도 원상복구됐다"며 "그러나 이것이 영변 핵시설의 폐쇄 상태를 변화시키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같은 날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북한이 핵 시설에 대한 감시 장비와 봉인을 제거할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빈에서 열린 IAEA 이사회에서 "오늘 아침 북한이 IAEA 사찰요원들에게 재처리시설에서 핵물질이 포함되지 않은 실험을 할 수 있도록 봉인과 감시 장비를 제거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가능한 한 조속히 핵무기비확산조약(NPT)에 복귀하고 IAEA의 포괄적인 안전조치가 재개될 수 있는 상황이 조성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지난 6월27일 핵 신고서를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에 제출했다. 같은 날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45일 이내에 테러지원국 지정에서 해제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은 한국과 미국 언론들을 초청해 영변 핵 시설의 냉각탑을 폭파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그러나 핵 신고서 검증 문제를 놓고 북미간 대립이 계속됐다. 북한은 핵 신고서 제출 만으로 테러 지원국 명단에서 해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미국은 핵 신고서 검증을 위해 시료 채취와 불시 핵 사찰을 요구했다.

북미 의견 대립이 계속되면서 핵 신고서 제출 45일이 지났지만 미국은 북한을 테러 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하지 않았다. 결국 지난 8월 26일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핵시설 불능화 중단을 선언하면서 "우리 해당 기관들의 강력한 요구에 따라 영변 핵시설들을 곧 원상태로 복구하는 조치를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서 유관 기관은 군부다. 따라서 일부에서는 김정일 북한 국방 위원장의 건강 이상이 발생한 직후 북한의 강경 대응이 나왔다는 점에 주목해왔다.

현학봉 북한 외무성 미국국 부국장은 지난 20일 판문점에서 열린 북핵 6자회담 경제·에너지 지원과 관련한 남북실무협의에 앞서 기자들에게 "(영변 핵 시설)복구 사업을 하기 위한 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다, 복구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나 같다"고 말했다.

북한은 8월26일 핵 시설 복구를 공언한 뒤 실제 행동에 옮긴 것은 9월22일이다. 바로 행동에 옮기지 않고 일정 정도 시간을 뒀다.

이번에도 IAEA에 봉인 제거를 요청하면서 "핵 물질을 포함하지 않은 실험은 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 여지를 둔 것이다. 이는 기본적으로 미국을 압박하면서 계속 협상을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또 북한이 영변 핵 시설을 완벽하게 복구하는데는 6개월에서 1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부시 행정부가 북한을 테러 지원국에서 해제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북한은 계속 영변 핵 시설 복구 작업을 하면서 결국 다음 미 행정부와의 협상을 염두에 두게 될 것이다.


태그:#영변, #북핵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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