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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를 이끈 혐의(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구속기소돼 서울구치소에서 수감생활을 해오다 보석으로 풀려난 윤희숙(32) 한국청년단체협의회 부의장에게 법원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및 보호관찰 2년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조한창 부장판사(형사13단독)는 판결문에서 "윤씨가 속한 광우병국민대책회의가 야간에 옥외집회를 열고 도로를 점거하며 경찰과 대치해 물리적 충돌을 일으킴으로써 시위대가 폭력을 행사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책회의가 촛불집회 당시 참가자들에게 귀가와 폭력을 쓰지 말라고 당부한 점은 인정되지만, 물리적 충돌이 충분히 예상되는데도 단지 주의를 환기시킨 점만으로는 시위대의 폭력 및 도로 점거 등에 대한 책임을 면할 순 없다"며 이같이 판결했다.

 

재판부는 또 야간집회를 금지한 집시법 10조에 대해 윤씨가 신청한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기각한 것과 관련 "10여년 전 헌법재판소에서 위헌이 아니라는 결정이 있었고 문화제 등은 허용할 수 있다는 취지를 보면 헌법에 반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다만 "윤씨가 촛불집회에서 보조 사회자 또는 진행 보조로서 폭력시위를 지시하거나 폭력시위에 가담한 적이 없고 미력이지만 폭력을 자제하도록 노력한 점은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최후진술 "국민과의 소통부재 전향적 태도와 관점이 필요하다"

 

 

사랑의 몰래산타이자 촛불집회 명 사회자

한국청년봉사연합회-희망의천사본부 대표를 맡고있는 윤희숙 한국청년단체협의회 부의장은 경기대학교 문헌정보학과 95학번으로 1997년 과학생회장, 1998년 인문대 부학생회장을 거쳐 지난 2000년부터 지역청년단체인 안양일하는청년회에 가입·활동했다.

 

윤씨는 지난 2006년 4월 '한미FTA저지 범국민대회'에서 '평택 미군기지 확장반대투쟁' 관련 연설, 지난해 대선 때는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의 유세단에서 사회를 맡기도 했으며 이번 촛불집회 현장에서도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현장의 분위기를 사로잡았다.

 

특히 윤씨는 사회에서 소외된 이웃의 어린이들에게 기쁨을 주기 위해 안양일하는청년회 등 청년들과 함께 2004년 부터 매년 성탄절 '사랑의 몰래산타'가 가정을 찾아가는 행사를 지역별로 개최해 왔으며 태안·수해복구 등에서 자원봉사활동을 벌인 바 있다.

선고 이후 윤 부의장은 '항소'할 뜻을 밝혔다. 윤씨는 19일 전화통화에서 "재판부가 남녀노소 국민들이 촛불을 들고 나선 의미를 외면한 채 단편적이고 일방적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에 문제의식을 느낀다"며 항소하겠다고 말했다.

 

윤씨는 지난 1일 최후진술에서도 "국민과의 소통부재에서 비롯된 이 정국을 풀기위해서는 정부의 촛불에 대한 전향적 태도와 관점이 필요하다"며 "놀랄 만큼 변화된 이 시대와 국민에게 맞는 사법부의 현명한 판단이 그 시초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들도 그동안 윤씨에 대한 구속 자체가 무리였다는 의견을 피력해 왔으나 집행유예에 보호관찰 처분까지 내려진 이번 판결에 "예상했지만 참으로 답답한 법정이다"며 "지치지 말고 끝까지 당당하게 싸울 것을 촉구했다.

 

한국청년단체협의회 부의장인 윤희숙씨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에 19차례 참여하고 허가받지 않은 야간 옥외 집회에서 시위대가 도로를 점거하고 행진하도록 해 교통 소통을 방해한 혐의로 지난 6월 25일 시위현장에서 붙잡힌 후 구속기소됐다.

 

이에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지난 7월 21일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희숙 부의장의 즉각적인 석방을 촉구한바 있으며 인터넷에는 '촛불사회자 윤희숙을 석방하라'(cafe.daum.net/yunheesuk) 카페가 운영되는 등 석방 촉구운동이 진행되어 왔다.

 

윤씨는 구속된 지 70여일만인 지난 9월 10일 저녁 7시 40분께 보석으로 석방됐다. 그러나 현재 30명이 촛불 관련 혐의로 구속수감돼 있으며 일부 수배자들은 조계사에 피신해 있다.


태그:#윤희숙, #촛불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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