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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청진보연합 집행위원장과 전교조 산청지회장을 지낸 최보경(34․역사) 교사가 국가보안법 위반(찬양․고무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되어 재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산청 간디학교 교사와 학생들이 국가보안법 폐지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지난 2일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에서 벌어진 최 교사의 첫 공판 때 '무죄'라는 의미로 흰옷을 입고 방청했으며, 3일부터 점심시간에 릴레이 단식을 벌이고 있다.

 

릴레이 단식은 지난 3일부터 시작되어, 매일 낮 12시30분부터 오후 2시까지 벌어진다. 전교조 간디학교분회장인 남호섭 교사가 3일 낮에 먼저 시작했는데, 다음날부터 다른 교사와 학생까지 동참하고 있다.

 

릴레이 단식에 참여하는 교사․학생들은 3~5일 사이 매일 2~3명 정도였다. 이들은 교무실과 식당 사이에 자리를 깔고, 가슴에는 "국가보안법 폐지, 최보경 선생 지지"라는 종이카드를 붙였다.

 

남호섭 교사는 "최보경 교사와 뜻을 같이 한다는 의미에서 단식에 나섰다"면서 "앞으로 교사뿐만 아니라 학생과 학부모들도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는 학생들에게 이야기를 하지 않았는데, 첫날 하는 것을 학생들이 보고 다음날부터 한두명씩 동참하기 시작했다"며 "릴레이 단식을 앞으로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4일 릴레이 단식에 동참했던 김성은(고3) 학생은 "최보경 선생님한테 수업을 듣는데, 그동안 수업 내용을 보면 공산주의를 찬양한 사실이 없으며, 선생님께서 수사를 받아야 할 정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수사 때문에 수업에 지장도 받고 있는 것이 부당하다고 생각해 단식에 동참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간디학교 교사와 학생들은 2003년 '이라크 파병 반대'를 주장하며 한 달 가량 릴레이 단식을 벌인 적이 있다.

 

 

최 교사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자 간디학교 교사,학생,졸업생.학부모는 '간디학교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활동하고 있다. 대책위는 지난 2일 열린 첫 공판 때 "우리는 최보경 선생님 무죄를 상징하는 흰색 윗도리를 입고 방청한다"고 밝혔다. 이날 교사와 학생 50여명이 흰옷을 입고 방청했다.

 

대책위는 최근 학교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현명한 재판부에 의해 최보경 선생님에 대한 혐의가 부당했음을 인정받고 당당히 무죄 판결이 내려질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면서 "이를 위해 간디인들은 물론 양식 있는 모든 사람들이 우리와 함께 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최보경 교사는 크게 보면 산청진보연합 활동과 최 교사가 직접 제작한 수업교재 <역사 배움책>와 관련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진보연합 활동과 관련해, 대책위는 "진보연합에서 제작된 합법적이고 공개적인 자료들을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리고, 주변 교사들에게 인터넷으로 전파했다는 혐의"라며 "검찰의 공소사실대로 이것이 유죄가 된다면 현재 우리나라 진보적 시민사회단체 모두가 유죄가 된다는 뜻이 되기도 하다"고 밝혔다.

 

<역사 배움책>에 대해, 대책위는 "이 책은 이미 시중에 나와 있는 합법적 출판물들에서 발췌하여 만든 것으로 학생들이 알기 쉽도록 사진․만화 등이 풍부하게 들어가 있고 배운 내용에 대해 학생들이 자신의 생각을 직접 써서 정리할 수 있는 뛰어난 교재"라며 "이 책은 대안교육에 어울리는 각 교과들의 교재 창출을 위해 지원금을 받아 제작된 것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책위는 "이것이 유죄가 된다면 이 교재를 만들도록 지원금을 내려준 곳과 그동안 이 교재를 사용하도록 묵인한 간디학교와 이 교재로 공부한 졸업생.재학생 모두 조사 받고 함께 처벌 받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교사에 대한 2차 공판은 10월 16일 오후 3시 창원지법 진주지원 101호 법정에서 열린다.


태그:#국가보안법, #간디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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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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