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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와 거미줄을 보면서 갇힌 가을을 떠올렸습니다.
▲ 코스모스와 거미줄 코스모스와 거미줄을 보면서 갇힌 가을을 떠올렸습니다.
ⓒ 이인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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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햇살을 반갑게 맞이할 수 있다는 것은 하루 행복의 시작입니다. 언제부턴가 아침에 눈을 뜨면 하늘 먼저 바라보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흐린날은 흐린날 대로 맑은 날은 또 맑은 날대로 나름 의미가 있겠지만, 아침에 일어나면 반짝이는 햇살을 맞이 할 수 있기를 기대하곤 합니다.

오늘(9월 3일)도 여느때와 다름없이 창밖을 내다봅니다. 아주 밝은 햇살은 아니지만 구름사이로 얼굴을 반쯤 내민 햇살이 무척 반갑기만 합니다. 어느새 주변에는 가을이 다가와 꽃을 피우기 시작하였습니다.

길가에 코스모스와 구절초가 아침 이슬을 맞아 투명한 빛을 내고 있습니다. 나에게 가을에 가장 으뜸인 꽃을 꼽으라 하면 주저하지 않고 코스모스라 할 만큼 그 꽃에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나 둘 피어나는 코스모스가 흩어졌던 옛 추억을 끌어모으며 사랑스럽게 느껴집니다.

햐얀 코스모스가 거미줄을 품고 있습니다.
▲ 코스모스 햐얀 코스모스가 거미줄을 품고 있습니다.
ⓒ 이인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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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부터 코스모스 길을 걷노라면 이유없이 저절로 신이 나고 즐거웠습니다. 책가방을 메고 친구 손잡고 열지어 미포장된 시골길을 걷던 모습이 눈에 생생하게 그려집니다. 가을이면 고향 마을 시골길마다 코스모스가 가지런히 피어나 바람에 하늘 하늘 춤을 추곤 했습니다. 그 모습이 마치 긴 머리결을 바람에 날리며 걷는 소녀처럼 아름답게 느껴져 한참을 서서 바라보던 기억이 납니다.

거미줄에 걸린 코스모스의 모습
▲ 코스모스 거미줄에 걸린 코스모스의 모습
ⓒ 이인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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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에 피어있는 코스모스에게 다가갔습니다. 그런데 하얗게 핀 코스모스에 거미줄이 여기저기 걸려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가을이 거미줄에 갇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 그런 생각을 했을까? 곰곰 생각해 보니 가을이 거미줄에 갇힌것이 아니고 내 마음속에 가둬뒀기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갑자기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건 아닐까 생각하니 정신이 번쩍 듭니다.

거미줄에 걸려있는 익모초의 모습
▲ 익모초꽃 거미줄에 걸려있는 익모초의 모습
ⓒ 이인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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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세상을 살아오면서 많은 것들을 마음 속에 가두고 살아온 것은 아닌지. 새삼 뒤돌아 봅니다. 그래서 생각을 바꾸기로 하였습니다. 가을은 거미줄 조차도 품고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라고.

덧붙이는 글 | 유포터뉴스에도 송고합니다.



태그:#코스모스,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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