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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동네를 지키는 로보트가 나타났다. 아저씨는 아이들이 몰려오는 걸 보면 일부러 그 쪽으로 발사해준다.

 

"부르르르르....릉"

 

온 동네가 시끄럽다. 작은 골목길을 달려가는 로보트다. 이 로보트는 불을 내뿜는다. 아니 연기를 내뿜는다. 골목 구석구석에 포진하고 있던 적군들은 이 연기에 초토화 된다. 모기, 파리, 진드기 등 어두운데 숨어서 밤이 되기를 기다리던 적군들이다. 그러나 이들을 전멸시키는 로봇이 수시로 나타나 적군들을 공포에 떨게 한다.

 

 사라지기 전에 한 녀석이라도 달려와야 할텐데.. 꼬마들의 마음을 잘 아는 아저씨는 속도를 늦춰준다.
 

작은 골목이면 어김없이 나타나 매쾌한 냄새를 뿜으며 연기를 내뿜는 방역차량. 지금도 있을까 싶을 정도로 대도시에서는 그 자취를 감췄지만 아직도 많은 동네는 이 방역차량이 없으면 쓰레기 더미에 집을 짓고 사는 파리, 모기, 하루살이 등이 더위에 지친 마을 주민들을 총 공격을 해댄다.

 

 드디어 한 녀석이 나타났다. 사라지기 전에 뒤 쫓아가야 한다. 꼬마녀석을 본 아저씨도 이제는 슬쩍 속력을 내며 애간장을 태운다.

 연기 로봇의 소문은 삽시간에 골목 전체로 퍼지고 추종세력들이 하나둘씩 모여서 뒤를 따른다.

 자기들의 영역이 연기로 가득차면 왠지 신비스런 분위기가 연출된다. 사라지기 전에 붙잡아두고 싶지만 로봇은 나중을 기약하며 사라진다.
 

한 동네를 도는데 불과 몇 분이지만 방역을 했다는 안도감은 오래간다. 특히 골목에 놀던 꼬마녀석들은 "쿠르르르르…"하는 모터소리가 들리면 여기저기서 뛰쳐나와 그 연기에 콧구멍을 벌름거리며 달려간다.

 

아이들은 지금까지 뛰어놀던 골목이 순식간에 연기로 꽉 차서 보이지 않는 게 더 신기한가 보다. 그래서 사라져 가는 연기가 아쉽다.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좀 더 빨리 달려서 짙은 연기를 온 몸으로 만끽한다.

 

우리의 연기 뿜는 로보트는 그렇게 사라져 간다. 다음에 또 온다는 약속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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