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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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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을 이긴 사람들
| 하워드 진 지음 | 문강형준 옮김 | 난장 | 335쪽 | 1만7000원

노암 촘스키와 함께 '미국의 양심'으로 불리는 역사학자 하워드 진이 들려주는 '아래로부터의 역사' 이야기. 시민불복종 운동으로 유명한 헨리 데이비드 소로, 이라크사람들에게 음식과 의약품을 전달하고자 수십 차례 이라크로 향했던 케시 켈리, 대인지뢰 희생자들의 치료와 재활을 도우려 전장을 누비는 지노 스트라다 등 "공감, 희생, 용기, 친절"로 역사를, 세계를 바꿔온 보통사람들의 열정과 희망이 담겨 있다.

"민중의 힘으로 만들어가는 역사에는 국경이란 것은 중요하지 않다"며 '한국의 독자들에게'  평화와 정의를 위한 연대를 제안하는 저자는 특히 '반미'에 대해서 이렇게 설명한다. "미국이 세계에서 저지르는 행태를 비판할 경우, 여러분은 '반미적'이라고 비난받을 때가 종종 있을 것입니다.… 이런 비난은 근본적인 오류, 즉 미국 정부가 곧 '미국'이라는 생각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정부와 국민들은 다릅니다. 그리고 저는 미국을 건설한 사람들은 정부가 아니라 국민들이라고 믿습니다."

ⓒ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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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적 보편주의
- 권력의 레토릭 | 이매뉴얼 월러스틴 지음 | 김재오 옮김 | 창비 | 170쪽 | 1만원

"인권과 민주주의라는 개념, 보편적 가치와 진리에 기초했음을 근거로 내세우는 서구문명의 우월성, '시장'에 대한 복종의 불가피성 이 모두는 우리에게 자명한 관념들로 제시된다. 그러나 그것들은 결코 자명하지 않다. 그것들은 주의 깊은 분석이 필요한 복합적인 관념이며, 소수가 아닌 만인에게 소용이 되고 온당하게 평가되기 위해서는 그 유해하고 비본질적인 요소가 제거될 필요가 있다."('서문'에서)

그런 관념들이 애초에 누구에 의해 어떤 목적으로 어떻게 주장됐는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책이다. 저자가 같은 문제의식으로 행한 대중강연을 단행본으로 정리했다. 저자는 역사적으로 '이성' '자유' '인권'에 관한 담론 밑에 깔려 있는 '유럽적 보편주의'의 정치성을 폭로한 뒤 평등한 체제를 위한 인간성의 새로운 윤리적 기획으로서 '보편적 보편주의'를 역설하고 있다.

ⓒ 역사비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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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과 북을 만든 라이벌
- 인물로 보는 남북현대사 | 역사비평 편집위원회 엮음 | 역사비평사 | 296쪽 | 1만3000원

박정희와 김일성(정치), 최현배와 김두봉(언어), 염상섭과 한설야(문학), 유진오와 최용달(법조), 이태규와 리승기(과학), 이병도와 김석형(사학), 윤봉춘과 문예봉(영화), 조택원과 최승희(무용). 식민지 조국을 함께 살았던 그들은 분단의 현실 속에서 남과 북 어느 한쪽을 선택해야 했다. 그 선택은 그들의 삶을 어떻게 바꾸었으며, 그들의 '조국'에는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

극한 대립과 무한 경쟁으로 치달았지만 자신의 권력과 체제 유지를 위해 서로를 필요로 했던 정치지도자 박정희와 김일성, 그리고 분단 6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남북간 의사소통이 가능한 기틀을 만든 한글학자 최현배와 김두봉 등 각 분야에서 남과 북의 기본 골격을 만들어간 인물들의 대비를 통해 '이란성 쌍둥이'의 운명을 걸어온 남북현대사를 되짚고 있다.

ⓒ 사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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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트 게임
- 중앙아시아를 둘러싼 숨겨진 전쟁 | 피터 홉커크 지음 | 정영목 옮김 | 사계절 | 692쪽 | 2만9500원

책 제목인 '그레이트 게임'은 중앙아시아에서의 주도권을 두고 영국과 러시아가 벌인 경쟁과 갈등 관계를 표현한 용어로 영국 동인도회사 제6벵골원주민경기병대 소속의 정보장교가 처음 쓴 말이라고 한다. 세월이 흘러 '그레이트 게임'에서 러시아의 맞수는 미국으로 바뀌었고, 여기에 중국, 인도, 파키스탄 등도 무시할 수 없는 선수로 등장하고 있다.

중앙아시아 지역은 풍부한 가수와 석유 자원 등으로 인해 최근 러시아와 그루지야 사이의 전쟁에서 보듯 중동에 이은 '제2의 화약고'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19세기부터 이 지역을 둘러싸고 강대국들이 벌여온 갈등과 경쟁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중앙아시아의 미래에 대해 저자는 섣불리 예단하지 않고 한 가지 사실만을 확언하다. "중앙아시아가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뉴스의 한복판으로 돌아왔으며, 오랫동안 그 자리를 잃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 문파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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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공선
| 고바야시 다키지 지음 | 양희진 옮김 | 문파랑 | 200쪽 | 8800원

"어이, 지옥으로 가는 거야!" 출항을 앞둔 한 어업노동자의 외침으로 시작하는 이 소설은, 게를 잡아 통조림으로 가공하는, 게공선(蟹工船)에서 벌어지는 자본과 권력의 폭력과 착취, 그리고 그에 맞서는 노동자들의 분노와 투쟁을 그리고 있다. 일본 공산당원으로 경찰에 체포돼 고문 끝에 29살의 나이로 생을 마친 작가(1903~1933)가 1929년에 발표한, 일본 프로문학의 고전으로 평가받는 작품이다.

그런데 올해 이 소설이 일본에서 불티나게 팔리며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르는 기현상이 벌여졌다. 특히 구매 독자의 대다수가 20-30대였다고 한다. 당시 게공선 노동자들의 삶에서 현재 일본 사회의 '워킹 푸어(Working Poor·아무리 일해도 가난을 못 벗어나는 계층)'의 삶을 읽어냈기 때문이다. 바다 건너 우리 '88만원 세대'의 사정도 그리 다르지 않기에, 80년 전 고전이 다시 읽히고 있다는 이웃나라의 소식이 부럽지만은 않다.

ⓒ 미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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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스파르타쿠스
| 하워드 패스트 지음 | 김태우 옮김 | 미래인 | 512쪽 | 1만3000원

아마 지금 젊은 세대는 '로마 검투사'라고 하면 리들리 스콧 감독의 영화 <글래디에이터>를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나는 스탠리 큐브릭 감독이 연출하고 커크 더글라스가 주연을 맡은 영화 <스파르타쿠스>(1960)가 먼저 떠오른다. 특히 스파르타쿠스단 포로들을 향해 로마군 장교가 '누가 스파르타쿠스냐'고 묻자 검투사 모두가 "내가 스파르타쿠스다"라며 일어서는 장면은 그때의 감동과 함께 여전히 기억에 또렷하다. 그 영화 <스파르타쿠스>의 원작이 되는 작품이다.

'팍스로마나'의 영광 뒤에는 '말하는 짐승'으로 살아야 했던 노예들의 고통과 눈물이 있었다. 그러나 노예 검투사 스파르타쿠스는 눈물만 짓고 있지는 않았다. 그는 동료 검투사들과 노예들을 규합해 로마제국에 맞서 4년간 싸웠다. 그리고 결국은 패배해 그의 몸은 로마병사들의 칼에 갈갈이 찢겼지만 '자유로운 영혼'으로 살고자 했던 그의 정신은 여전히 살아 남았다.

ⓒ 샨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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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향해 어퍼컷
- 청소년이 알아야 할 생활 속 인권 찾기 | 육성철 지음 | 샨티 | 280쪽 | 1만2000원

학생이 아닌 또래 친구와 버스를 타려던 박호언 군은 당황했다. 친구가 학생증이 없다는 이유로 자신과 달리 일반요금을 내야만 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비학생 청소년 차별을 진정했고, 이후 비학생 청소년에게 청소년증이 발급되고 청소년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우리의 희망은 광화문의 '촛불'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적 우수반 제도를 진정한 교사, 성차별적 우유 CF를 진정한 소비자, '키=체력'이라는 경찰 공무원 시험 제도를 진정한 수험생, 장애인용 답안지를 제공하라고 진정한 장애인…. 사회 곳곳 인권의 사각지대에서 권리 찾기에 나선 '시민 영웅' 38명의 이야기들이 때론 가슴 아프게 때론 통쾌하게 그려져 있다. 청소년 인권 교육을 위해 쓰였지만 청소년만이 읽어야 할 책은 아니다.


권력을 이긴 사람들 - 하워드 진 새로운 역사에세이

하워드 진 지음, 문강형준 옮김, 난장(2008)


태그:#이주의 새책, #스파르타쿠스, #하워드 진, #게공선, #중앙아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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