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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 물결과 함께 '대한민국 만세'라는 소리가 들려왔다. 마치 1945년 8월 15일을 연상시키듯 한복을 입은 여성들과 시민들이 '만세'를 외치기 시작했다.

광복 63주년을 맞은 15일 오후 5시, 서울 종로 인사동 거리에서는 '소울드레서', '디브이디 프라임', '쌍코', '아대련', '장백' 등 10여개 인터넷 카페 회원들이 모여 '대한민국이여 다시 일어나라'라는 주제로 플래시몹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플래시몹이란 사람들이 메일이나 핸드폰 문자로 연락해 약속장소에서 만나 특정주제의 행동을 한 뒤 흩어지는 행위를 말한다.

'시체놀이'와 플래시몹의 결합... '민주주의는 죽었다'

인터넷 카페 회원들과 시민들이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인터넷 카페 회원들과 시민들이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 정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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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 플래시몹 퍼포먼스를 지켜보던 시민들이 '일어나라! 대한민국!', '깨어나라! 대한민국!'을 외치고 있다.
 광복절 플래시몹 퍼포먼스를 지켜보던 시민들이 '일어나라! 대한민국!', '깨어나라! 대한민국!'을 외치고 있다.
ⓒ 정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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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여명의 인터넷 카페 회원들은 태극기를 흔들며 인사동 거리에 나란히 섰다. 지나가던 시민들도 함께 나란히 섰다.

오후 5시 10분. '대한민국 만세'라는 소리가 인사동 거리에서 울려 퍼졌다.

광복절 플래시몹 퍼포먼스에 참여한 한 회원은 "정부나 언론에서 광복절을 건국절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역사를 왜곡하는 일"이라며 "광복절의 뜻을 살리기 위해 퍼포먼스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오후 5시 18분. 거꾸로 하면 8·15를 뜻하는 시각, 첫 번째 징이 울렸다. 노랫소리도 들렸다. 이어 두 번째 징과 세 번째 징이 울렸다. 

인터넷 카페 회원들은 물론 플래시몹에 참여한 시민들은 태극기를 든 채 일제히 거리에 누웠다. 

무슨 의미가 담겨 있는 행위일까? 일종의 '시체놀이'를 플래시몹 형태로 진행한 퍼포먼스였다. 즉, 쓰러지는 행위는 '민주주의가 죽었다'는 것을 뜻한다.

일종의 '시체놀이' 퍼포먼스를 하고 있는 모습
 일종의 '시체놀이' 퍼포먼스를 하고 있는 모습
ⓒ 정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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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를 든 채 거리에 누워 있는 회원
 태극기를 든 채 거리에 누워 있는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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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 플래시몹 퍼포먼스를 기획한 한 관계자는 "광복절을 기념해서 다 같이 모여 보자는 의미로 기획하게 됐다"며 "혼자하면 주목을 못 받지만 함께 하면 흥도 나고 퍼포먼스를 지켜보는 시민들에게도 의미가 잘 전달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플래시몹 퍼포먼스를 영상으로 담은 김학순 서강대학교 교수는 "퍼포먼스에 직접 참여하고 기록한다는 의미에서 매번 참여한다"며 "광복절 플래시몹 퍼포먼스은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통해 문화적 행사로 진행했다는 점이 특이하다"고 말했다. 

또 김 교수는 "시위가 문화적인 부분과 정부에 말하고자 하는 부분이 연결되어 새롭게 발전하고 있다"며 "새로운 부분을 사람들에게 '영상'이라는 매체로 알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말아톤> 정윤철 감독 "문화행사 참여 통해 정치에 참여할 수 있어"

광복절 플래시몹 퍼포먼스를 촬영하고 있는 정윤철 감독
 광복절 플래시몹 퍼포먼스를 촬영하고 있는 정윤철 감독
ⓒ 정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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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5시 30분. 징이 다시 울렸다. 연주자들과 검은색 옷을 입은 사람들의 행렬이 누워있는 사람들 사이로 지나가면서 '일어나라! 대한민국!', '깨어나라! 대한민국!'이라고 외쳤다.

누워있던 사람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일어났다. 누군가 '대한 촛불 만세'라고 외치자, 인사동 거리를 가득 메운 사람들이 함께 '만세'를 외치며 태극기를 흔들었다.

그리고 한 목소리로 "민주주의는 부활한다"고 외쳤다.

이날 퍼포먼스를 촬영한 <말아톤>의 정윤철 감독은 "정치적인 행동이 국회에서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문화 행사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정치에 참여할 수 있음을 보여준 퍼포먼스였다"며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새로운 방법인 듯하다"고 평했다.

오후 5시 50분. 플래시몹에 참가한 사람들은 골목으로 우회해 인사동 거리를 빠져나갔다.

덧붙이는 글 | 정미소 기자는 <오마이뉴스> 8기 대학생 인턴기자입니다.



태그:#광복절, #플래시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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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기자 활동을 통해 '기자'라는 꿈에 한걸음 더 다가가고 싶습니다. 관심분야는 사회 문제를 비롯해 인권, 대학교(행정 및 교육) 등에 대해 관심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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