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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한국학교협의회를 아는가? 재미한국학교협의회는 미국 50개 주 안에 1100여 개 한국학교를 회원으로 하는 미주 지역 최대 한국어 학교 모임이다. 이 협의회는 1만2000여 명의 교사와 5~6만의 학생을 두고 있다.

 

지난 1일 오전 11시 국립국어원 2층 회의실에서 국립국어원 이상규 원장과 재미한국학교협의회 이민노 총회장이 '한국어 교육에 관한 공동 연구 및 한국어 교원 관리 체계 구축'에 관한 협정서에 서명했다. 두 기관이 협정을 맺음으로써 현지 상황에 맞는 현장 중심의 맞춤형 한국어 교육 전략 수립이 가능해졌다.

 

협의회는 최근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에 대해 다음과 같은 강력한 성명서를 냈다.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을 담은 학습지도 요령 해설서 개정을 강력히 규탄한다. 일본이 독도를 영토 분쟁지역으로 만들려는 속셈을 강력히 규탄한다. 우리는 독도가 우리 고유의 영토라는 인식하에 일본이 억지 주장을 펴지 말 것을 강력히 주장한다." 그만큼 협의회는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분명히 가지고 있다는 증거다.

 

또 협의회는 지난 7월 17일부터 19일까지 미국 매사추세츠주 프레이밍햄(Framingham) 프레이밍햄 호텔에서 '차세대 지도자 교육과 교사의 역할'이란 제목으로 재미한국학교협의회 제26회 국제 교육 학술대회를 열었다. 이 대회에는 국립국어원 이상규 원장이 축사를 했으며, 외솔회 최기호 회장은 '세종대왕의 훈민정음 창제 동기와 원리'라는 제목의 강의를 해 주목을 받았다.

 

이 협의회 이민노 총회장과 대담을 했다. 다음은 대담 전문이다.

 

- 재미한국학교협의회는 어떤 단체인가?

"우리 협의회는 1982년 창립했으며, 26회의 국제학술대회를 열었고, 14개 지역협의회가 있는 자생 민간단체이다. 우리는 재미동포 자녀들에게 한국어 중심으로 역사와 문화를 가르친다.

 

따라서 자녀들이 정체성을 가지고 이중언어를 구사하도록 돕는 것이 우리의 일이다. 사실 미국에서 이중언어를 구사하는 것은 중요하다. 이중언어 구사는 미국에서 경쟁력 있는 사회진출을 할 수 있는 조건이다."

 

- 주요 사업은 어떤 것들이 있나?

"우리는 학생들을 교육할 교과서 편찬, 교사 연수는 물론 지역협의회에 강사파견, 재정 지원을 한다. 또 현재 매달 8천 명에게 e-news를 보낸다."

 

-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순수 민간단체인 탓에 재원 마련이 가장 어렵다. 현재 교육부와 재외동포재단이 1/4 정도 도와주지만 나머지 3/4을 자체 해결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다. 따라서 20년 전에 펴낸 교재를 전면 개편해야 하는 데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한국 기업이 사회 환원 차원에서 투자를 해준다면 정말 고마운 일일 텐데…. 일부에서는 미국은 부자니까 도와줄 필요가 없다고 한다. 하지만, 부자는 미국 정부이지 우리가 아니다. 미국에 건너 와서 겨우 자리 잡은 사람들이 무슨 돈이 있겠나?"

 

 

- 재미한국학교협의회가 대한민국에 가지는 의미는 무엇일까?

"지금 한국에선 학생들에게 어떻게 영어를 가르치고 또 한국인이 미국 등에 어떻게 진출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는 줄 안다. 이때 우리 협의회 학생들을 활용하면 참 바람직할 것이다. 간단하게 이중언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우리 동포 자원이 대기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대단하지 않은가? 일본은 현재 이런 네트워크가 없다. 우리는 굉장한 잠재력을 가진 것이다.

 

특히 요즘처럼 독도문제가 불거졌을 때 이중언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학생들은 국제법에 갔을 때 훌륭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 안에서 생길 미래지향적 파장을 고려해야 할 줄 안다. 다시 말하면 우리 학생들은 미래에 나라를 위해 커다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왜 우리를 버린 자식쯤으로 생각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 학생들은 보통 동포 2세일 텐데 2세들의 한국어에 대한 인식은 어느 정도인가?

"물론 어렸을 때는 부모들의 강요에 의해 학교에 온다. 하지만, 같은 동포들끼리 교육받던 이전에 견주어 대학에 가면 유색인종이 배척 당하기 때문에 자연히 한국어의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한국어를 구사할 줄 알면 한국인 속에 낄 수 있지만 한국어를 모르면 양쪽 모두 낄 수가 없어서 정체성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대학생이 되면 한국어를 배운 학생은 부모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못 배운 학생은 오히려 원망하는 현상이 벌어진다."

 

 

- 새롭게 총회장을 맡았다. 어떻게 이끌 것인가?

"중책을 맡았으니 분명한 정체성을 가지고 교육하도록 할 것이며, 학생들이 앞으로 한국ㆍ미국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그리고 가장 큰 어려움인 재정확보를 위해 온 힘을 기울일 것이다."

 

대담하는 자리에 같이한 외솔회 최기호 회장은 "이 협의회 학생들에게 한국 정체성만 잘 가르쳐준다면 영어 잘하는 나라 일꾼을 쉽게 양성할 수 있을 것이다. 굉장한 잠재력을 가진 이 협의회에 본국으로서는 정부와 기업은 물론 학자들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민노 총회장은 차분한 모습으로 대담에 임했다. 하지만, 거침없는 얘기 속에는 한민족으로서의 정체성을 분명히 담고 있었다. 대담 내내 총회장은 잘 웃지 않았다. 아마도 총회장이란 자리의 무게가 그리 만드는 것 같았다. 그는 협의회를 지원해주는 것이 한국을 강하게 하는 것임을 적극적으로 주장했다. 먼 남의 나라에서 조국과 동포들을 위해 온 정성을 쏟는 그의 모습이 아름다워 보였다.

덧붙이는 글 | ※ 재미한국학교협의회 누리집 : www.naks.org


이기사는 다음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재미한국학교협의회, #이민노, #재미동포, #동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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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으로 우리문화를 쉽고 재미있게 알리는 글쓰기와 강연을 한다. 전 참교육학부모회 서울동북부지회장, 한겨레신문독자주주모임 서울공동대표, 서울동대문중랑시민회의 공동대표를 지냈다. 전통한복을 올바로 계승한 소량, 고품격의 생활한복을 생산판매하는 '솔아솔아푸르른솔아'의 대표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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