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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한 방송사의 소비자고발 프로그램에서 학교 매점과 학교 앞 문방구에서 학생들에게 불티나게 팔리는 저질 햄버거를 취재·고발한 적이 있다. 당시 방송보도에 따르면 500원~600원하는 햄버거를 만들기 위해 제조업체들은 등급 외 상품인 돼지나 노계에서 나온 잡육(돼지지방, 닭 껍질 포함)과 중국에서 수입한 대두단백, 신경세포를 손상시키거나 비만을 초래하는 화학첨가물까지 기계에 한데 섞어 50원~100원하는 패티를 만들어 사용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쓰레기만도 못한 햄버거를 매점과 문방구로 유통시켜 아이들과 학생들의 돈과 건강을 갈취해 온 것이다.

몸에 좋지 않은 패스트푸드
 몸에 좋지 않은 패스트푸드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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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오늘(7일) 식품의약품안전청(이하 식약청)에 따르면, 국내 대형 패스트푸드업체인 롯데리아가 유통 기한이 2주일이나 넘긴 고기(패티)로 햄버거를 만들어 68개나 이미 판매한 사실이 드러나 관련 제품 폐기와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다고 한다.

여름이라 식재료의 유통기한을 매일매일 체킹해도 모자랄 판에 변질된 패티를 이용해 쓰레기 햄버거를 만들어 판매한 것이다. 더욱 가관인 것은 이런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롯데리아 홈페이지에는 어떤 사과문도 보이지 않는다. 대신 '어린이들의 미래까지 생각한다'는 말도 안되는 광고만 해대고 있다. 생쥐깡 등 연달아 터진 이물질 사고와 광고주 불매운동에서 소비자들에게 뭇매맞아 경영위기까지 자초한 농심을 모르는가 보다.

쓰레기햄버거를 팔아놓고서 아무런 사과도 공지도 없는 롯데리아
 쓰레기햄버거를 팔아놓고서 아무런 사과도 공지도 없는 롯데리아
ⓒ 롯데리아 홈페이지 화면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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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뻔한 대형 패스트푸드업체들의 반복되는 식품안전사고

이번에 쓰레기햄버거를 판매한 롯데리아는 이번 뿐만 아니라 여러 차례 식약청의 단속과 지적을 받았다. 그럼에도 롯데리아는 이번에 판매한 쓰레기햄버거를 종업원의 단순 실수로 돌리고 있다.

- 시중 프랜차이즈점에 식품을 납품하는 업소 단속에서, 충북 옥천군, 경남 김해시 소재 롯데로지스틱스(주)는 식품냉동·냉장업 영업신고를 하지 아니 하고, 냉동감자류 및 소스류 등 냉동·냉장식품 등을 441개 롯데리아 가맹점에 공급한 바 있어 해당 기관에 행정처분, 고발 조치 당한 바 있다.(2003.3.18)

-  대전지방식약청은 유명 패스트푸드점의 콘샐러드 등 제품 28개를 수거.검사한 결과 식품에서 검출되어서는 안되는 식중독균인 리스테리아 모노사이토젠스균이 검출되어 적발 업소를 행정처분 및 고발조치 했었다. 당시 롯데리아(까르푸유성점)에서 비위생적인 조리.가공한 콘샐러드에서 리스테리아 모노사이토젠스가 검출되었다.(2003.10.16)

롯데리아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패스트푸드업체인 맥도날드 햄버거에서도 지난 5월 금속성 이물질이 발견되어 행정처분을 받는 등 대형패스트푸드업체들의 식품안전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지 않는게 상책이다.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지 않는게 상책이다.
ⓒ 맥도날드 홈페이지 화면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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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산지표시와 GMO표시제로는 먹을거리 불안 없앨 수 없어...

더 큰 문제는 햄버거 등 패스트푸드에 사용되는 재료들이 어떤 건지 안전한지 소비자들이 제대로 확인할 길이 없다는 것이다. 맥도날드는 광우병 문제로 인해 호주산 쇠고기를 사용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그들은 모든 재료에 대한 GMO표시제를 교묘히 회피하고 있다. 더불어 먹을거리에 대한 불안이 날로 심각해지는 와중에 한국정부와 식약청은 미국산 쇠고기 뿐만 아니라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은, 과자나 빵, 아이스크림 등에 사용되는 전분 재료로 미국산 GMO 옥수수를 수입해 시중에 유통시켰다.

정부는 원산지표시제를 강화해 미국산 쇠고기가 한우로 둔갑하지 못하게 하겠다고 호언장담했지만,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의 조사결과 위반 사례 적발건수는 100여건에 달한다고 한다. 뼈 있는 쇠고기가 유통되면 미국산 쇠고기를 원치 않아도 어디서 어떻게 우리 입 속으로 들어올지 모를 일이다.

미국산 쇠고기 안심하고 먹을 수 있겠나?
 미국산 쇠고기 안심하고 먹을 수 있겠나?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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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관련해 오늘 정부의 허술한 관리와 유명무실한 원산지표시제를 악용해 학교 급식용 고기의 등급을 조작해 납품한 업자들이 무더기로 적발되는 일도 벌어졌다. 우리 아이들이 먹을 학교 급식용 고기를 말이다. 미국산 쇠고기 먹기 싫다며 청소년, 학생들이 촛불을 밝히자, 정부는 학교 급식과 군대에는 미국산 쇠고기를 쓰지 않겠다는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실은 이렇다.

암튼 끊임없는 먹을거리에 대한 불안을 없애는 길은, 오직 스스로 자신의 먹을거리를 챙기는 길 뿐이다. 그렇기에 우리의 농촌, 농업, 땅, 자연이 소중할 수밖에 없다. 마구잡이식 개발과 오염·소비로 점철된 도시문명 속에서 인간에게 생명을 유지시켜주는 먹을거리를 내어주는 자연과 농업을 파괴하고 포기하고 외면한 결과가 이러하기 때문이다. 이제 스스로 먹을거리를 만들어가는 생태적이고 순환적인 삶의 방식을 택할 일만 남았다. 그렇지 않으면 먹을거리와 생명위협에 대한 불안 속에서 영원히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태그:#먹을거리, #롯데리아, #식품의약품안전청, #미국산쇠고기, #햄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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