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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회영을 앞둔 조오련 선수 인터뷰
▲ 조오련 선수 인터뷰 독도 회영을 앞둔 조오련 선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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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오련 선수가 독도 서른 세바퀴 돌기 프로젝트의 마지막 한 바퀴를 돌고 있다. 물 밑에는 태극기가 보인다.
▲ 조오련 선수 회영모습 조오련 선수가 독도 서른 세바퀴 돌기 프로젝트의 마지막 한 바퀴를 돌고 있다. 물 밑에는 태극기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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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독도에 발을 디뎠다. 7월 31일, 조오련 선수의 '독도 서른세 바퀴 돌기 프로젝트'의 완성을 생중계하기 위한 두 번의 도전 끝에 성공한 것이다.

원래 생중계는 30일로 예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너울이 너무 높아 우리는 독도를 눈앞에 두고 다음을 기약 할 수밖에 없었다.

31일에도 독도 상륙은 쉽지 않았다. 2시간 30여를 다시 배를 타고 울릉도에서 독도까지 왔지만 전날과 마찬가지로 너울이 너무 높아 배를 선착장에 댈 수 없는 상황이었다.

출렁출렁 휘청휘청... 다리가 풀렸다

하지만 기회는 이번이 마지막. 이대로 포기하고 돌아갈 수 없었다. 특단의 조치가 이어졌다. 어선과 고무모터보트를 배 후미에 대서 방송 스텝들을 옮겨 태우는 것이었다.

아마 전무후무한 일이 아니었을까 싶다. 우리는 세 번에 나눠 배에 올랐다. 하지만 파도가 만만치 않았다. 옮겨 타는 과정에서 잡을 것도 마땅치 않아 최대한 스스로 균형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했다.

나는 먼저 김성도 이장님의 어선에 올라탔다. 다리가 후들후들 떨렸다. 심호흡을 하고 어선 위로 뛰어 내렸다. 출렁 하고 배가 파도에 흔들리는 바람에 하마터면 바다에 몸을 맡길 뻔 했다. 이장님이 손을 잡아주셔서 겨우 안전한 어선 후미에 갔다.

그런데 이게 웬일? 어선으로 고무모터보트가 다가오더니 가까이 대고는 날더러 보트로 옮겨타라는 게 아닌가. 사람들이 계속 어선으로 타고 있어 충분한 자리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빨리 보트로 옮겨 타야했다. 다시 어선에서 보트로 뛰어 내렸다.

'출렁'. 순간 균형을 잃고 미끌. 보트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겨우 자리를 잡고 앉았다. 하지만 파도가 너무 심해 보트가 뒤집어질 것만 같았다. 공포는 극에 달했고 나는 있는 힘을 다해 두 다리에 힘을 주고 보트에 있는 줄을 잡고 버텼다.

사람들이 다 옮겨타고 드디어 출발. 망망대해 한 가운데서 고무보트 하나에 몸을 의지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제발 무사히 독도에 닿을 수 있기를 바랐다. 드디어 독도에 다다랐다. 선착장에 발을 딛자 휘청 하고 다리가 풀렸다. 나도 모르게 감사하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처음에 독도에서 생중계 진행을 맡았을 때는 한번 열심히 잘 해야겠다는 욕심이 있었다. 하지만 이 때는 그저 독도에 무사히 들어가기만 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를 받아 준 독도

독도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10시가 좀 넘은 시간. 생중계는 오전 11시였다. 시간이 얼마 없었다. 비보이 '라스트포원'과 숙명가야금연주단 등 공연팀은 필요한 악기와 기기들을 설치하고 나는 함께 진행을 맡은 이동기 포항MBC아나운서와 멘트와 진행 순서 등을 다시 확인했다.

"스탠바이" 오전 11시. 생중계가 시작됐다.

"여기는 독도입니다"

조오련 선수의 우리 땅 독도를 지키기 위한 '독도 서른 세바퀴 돌기 프로젝트'의 마지막 한 바퀴를 남겨 둔 조오련 선수와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조오련 선수의 온 몸은 뜨거운 독도의 햇살에 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몸 여기저기에는 긁힌 듯한 상처도 있었다. 그의 지난 한 달 간의 독도 생활을 한 눈에 짐작할 수 있었다.

마지막 한 바퀴를 남겨둔 조오련 선수는 여유 있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조오련 선수의 한 스텝에 따르면 이 날의 날씨와 파도가 수영하기에 그리 좋은 상황은 아니라고 말했다.

조오련 선수는 "'독도 서른세바퀴 돌기 프로젝트'를 통해 세계에 독도가 우리 땅임을 증명해 보이고 국민들이 좀더 독도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달의 독도생활로 까많게 그을린 물개

조오련 선수가 회영에 성공해 선착장으로 올라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조오련 선수 회영 성공 조오련 선수가 회영에 성공해 선착장으로 올라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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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오련 선수가 회영에 성공하고 선착장으로 올라오자 경비대원과 공연 팀, 스탭들이 환호하고 있다
▲ 환호하는 사람들 조오련 선수가 회영에 성공하고 선착장으로 올라오자 경비대원과 공연 팀, 스탭들이 환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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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오련 선수가 마지막 한 바퀴를 위해 출발하고 선착장의 방송 스텝과 모든 관계자들은 조오련 선수의 성공을 기원했다.

우리는 기다리는 시간 동안 인터넷으로 생중계를 모니터했다. 오마이티비를 시청하는 많은 누리꾼들의 댓글이 올라오고 있었다. 나도 '독도에서'라는 제목으로 댓글을 올리기도 했다.

조오련 선수는 높은 파도와 선착장의 스텝들과 관계자들은 따가운 햇살과 싸워야 했다. 출발한 지 얼마 안 돼 방향을 알려주는 대형 태극기가 물 속에서 엉켜 조오련 선수는 잠시 멈추기도 했다. 하지만 긴급구조 스텝이 물에 뒤어들어 금방 문제를 해결했다.

올해 쉰여섯.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조오련 선수는 일정한 간격으로 팔을 저어 물살을 헤치며 나아갔다.

중간중간 공연팀과 관계자의 인터뷰가 이어졌다. 선착장에서는 '라스트포원'과 '리드미컬 플로어'의 공연이 이어졌다. 비보이들은 독도경비대와 즐겁게 어울리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즉석에서 비트박스 대결이 펼쳐지기도 하고 비보이들이 독도 경비대원들에게 간단한 비보잉 동작을 가르쳐 주기도 했다.

1시 간 여가 지나고 드디어 조오련 선수가 서도 쪽에서 모습을 나타냈다. 선착장의 사람들은 환호했다. 조오련 선수의 독도 서른세 바퀴 돌기 프로젝트가 성공하는 순간이었다.

"숙제 끝낸 기분... 뜨거운 물에 목욕하고 싶다"

보트를 타고 조오련 선수가 선착장에 도착했다. 기록은 1시간 11분. 기존의 1시간 3분이 최고 기록이었지만 이 날 같이 날씨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는 최고 기록이라고 조오련 선수의 매니저를 맡은 스텝이 말했다.

선착장에 내린 조오련 선수. 그는 별로 지친 기색이 아니었다. 놀랍게도 올라오자마자 방송 인터뷰를 할 정도였다. 조오련 선수는 "마지막 숙제를 해낸 기분이다"라며 "국민들이 독도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오련 선수는 또 제일 먼저 무엇을 하고 싶냐는 질문에 "뜨거운 물에 목욕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하지만 조오련 선수는 최근 미국의 국도지리정보원의 독도 미지정 지역 수정 조치에 대해 비판하며 "아무래도 또 (독도에) 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조오련 선수는 마지막으로 "여기(독도)는 대한민국 땅이고, 과거에도 대한민국 땅이고, 미래에도 대한민국 땅입니다"라고 외쳤다. 독도 생중계를 마치며 우리는 예전 우리나라를 지키기 위해 일어났던 33인들처럼 함께 만세를 외쳤다.

"우리 땅 독도, 만세! 진실을 세계로, 만세! 누가 뭐래도 독도는 우리 땅, 만세!"

조오련 선수의 '독도 서른 세 바퀴 돌기 프로젝트'는 성공리에 끝났다. 한 달 간 열악한 상황에서도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사실을 알리기 위한 조오련 선수와 스텝들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순간이었다. 우여곡절이 많았던 생중계도 무사히 마쳤다. 조오련 선수의 이번 프로젝트는 조 선수 뿐 아니라 우리 국민 모두의 성공이었다.

사람들을 태우고 나갈 해양경찰의 경비정이 배를 선착장에 대고 있다
▲ 해양경찰 경비정 사람들을 태우고 나갈 해양경찰의 경비정이 배를 선착장에 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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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웅나온 독도경비대원 해경경비정을 타고 떠나는 조오련 선수 팀과 방송 팀을 배웅하는 독도경비대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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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지 못한 숙제

독도에 오기 전까지 나는 독도에 일반인이 올 수 있다는 생각조차 해보지 못했다. 일본과의 영유권 분쟁이 일어났을 때나 대통령이나 총리, 국회의원 같이 '높으신 분들'이나 헬기 타고 가 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일반인들은 2시간 넘는 시간 동안 배멀미와 파도와 싸우며 갈 수 있는 곳. 기껏 와도 열악한 접안 시설 때문에 독도에 발을 디디는 사람보다 그냥 되돌아 가는 사람이 더 많은 곳. 그곳이 지금의 우리 땅 독도다.

독도, '외로운 섬'. 우리는 그동안 당연히 우리 땅이라며 주장만 했지 정작 제대로 독도를 돌보았는가. 독도에 살고 있는 김성도씨 부부와 독도 경비대원들은 식수와 먹을거리가 부족한 상황이었다. 예상치 못하게 생중계가 지연되면서 동도에서 하루 더 머물게 되면서 우리 생중계 팀 6명은 이러한 어려움을 몸소 체험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한가하게 "그럼 유인화 정책을 하자"라든가 "해양호텔을 짓자"라는 등의 허황된 말만 하고 있다. 우리가 독도에 갔을 때 그곳에 있는 사람들은 기름이 부족해 담수화 시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식수와 씻을 물조차 부족한 상황이었다. 그런 현실에서 정부가 내놓은 대책들을 보면 그저 답답할 따름이다.

이 땅에 언제 다시 올까

이제 남은 일은 모든 일행이 일단 독도에서 무사히 울릉도로 나가는 것 이었다. 일반 여객선은 접안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우리는 해양경찰의 경비정을 타고 가기로 했다.

우리가 독도에 머문 시간은 4시간 남짓이었다. 하지만 독도와 이별해야 한다는 생각에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해경의 경비정이 도착하고 우리는 경비정에 옮겨탔다. 점점 멀어져 가는 독도를 바라보며 '언제 또 이 곳에 올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조오련 선수도 경비정 후미에서 멀어져 가는 독도를 바라보고 있었다.

우리 국민들은 알고 있다. 독도는 대한민국의 동쪽의 시작이라는 사실을. 그러나 이 당연한 사실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서는 앞으로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먼저 독도가 우리 영토임을 증명하는 여러 문서와 역사적인 사실들을 수집하고 연구, 교육하는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또한 앞으로 우리 국민이라면 누구나 독도에 발을 디딜 수 있도록 관계 당국은 더욱 구체적이고 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조오련 선수가 경비정 후미에 앉아 멀어지는 독도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 멀어지는 독도를 바라보는 조오련 선수 조오련 선수가 경비정 후미에 앉아 멀어지는 독도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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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정의 태극기가 펄럭이는 가운데 독도의 모습이 보인다.
▲ 멀어져 가는 독도 경비정의 태극기가 펄럭이는 가운데 독도의 모습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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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독도, #조오련, #33인, #독도영유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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