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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우와 두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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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상식사전 아고라
| 아고라 폐인들 엮음 | 여우와 두루미 | 352쪽 | 1만2800원

지난 6월 촛불집회에서 연행한 시민을 취조하며 한 경찰이 이렇게 물었다고 한다. "당신도 아고라 소속인가?" 질문을 받은 시민은 황당했고, 질문을 던진 경찰은 답답했다. 그 경찰로선 "조직도 모임도 아닌, 여론 그 자체"('권태로운 창')라는 아고라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 책은 아고라 폐인들(하루라도 아고라 토론방에 들어가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사람들)이 함께 기억과 지혜와 시간을 보태 아날로그로 옮겨 적은 자기고백서이자 촛불혁명에 대한 참여기록이다.

계몽·간섭·지도를 사절하고 연대·지혜·토론을 환영하는 디지털 토론공간 아고라. '집단지성'이라는 새로운 유전자를 지닌 이 생명체가 태어난 토양과 그려갈 궤적이 궁금한 이들에겐 맞춤한 안내서가 될 듯싶다.

ⓒ 역사비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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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 수 없는 혁명가들에 대한 기록
| 임경석 지음 | 역사비평사 | 300쪽 | 1만2000원

이명박 정부와 보수세력의 주도로 '건국 60주년' 행사가 대대적으로 준비되고 있다. 그러나 그 어디에도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9명을 위한 자리는 없다. 나라를 빼앗겼던 시절,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쳤지만 그들은 이 '잔치'에 초대받지 못했다. 그들이 들어 올렸던 깃발이 '사회주의'였기 때문이다. 심지어 그들은 '사회주의 조국'인 (구)소련과 북한에서조차 환영받지 못했다.

남과 북 모두에게서 망각의 존재가 된, 그렇지만 '잊을 수 없는' 식민지시대와 해방 직후 사회주의 혁명가 9명의 초상을 그려낸 책이다. 박헌영·김단야·임원근 등 사회주의운동의 '트로이카'를 비롯해 윤자영·강달영·김철수·고광수·남도부·안병렬 등 혁명을 꿈꿨던 그들의 이상과 투쟁과 고통이 저자가 발로 찾은 공적 기록과 사적 자료에 힘입어 꼼꼼하게 되살려져 있다.

ⓒ 이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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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 인류 역사를 진전시킨 신념과 용기의 외침 | 장 프랑수아 칸 지음 | 이상빈 옮김 | 이마고 | 516쪽 | 2만2000원

모두가 '예스'라고 할 때 '노'를 외칠 수 있는 친구. 몇 년 전 한 증권사 CF의 카피가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책이다. 그러나 이 책은 개인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자신의 이익을 희생하며 '노'를 외침으로써 인류 역사를 진전시킨 사람들의 이야기다.

사회적 불평등에 대한 루소의 '노', 성서의 창조론에 대한 다윈의 '노', 폭력에 대한 간디의 '노', 인종차별주의에 대한 킹 목사의 '노' 등 모두 250명이 넘는 'NO의 영웅들'에 관한 서사시가 장대하게 펼쳐져 있다. 다만 서구 작가의 한계인지 쑨원을 제외하면 아시아 쪽 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게 아쉽다. 프랑스 시사주간지 <마리안느> 특집호에 게재한 기사를 보완해 책으로 펴냈다.

ⓒ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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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초 1, 2
| 김탁환 지음 | 민음사 | 1권 388쪽, 2권 400쪽 | 각권 1만원

통일신라의 승려 혜초는 두 발에 의지해 아시아 문명권을 넘나든 우리 역사 최초의 '세계인'이었다. 그는 20살의 나이에 구법 여행을 떠나 4년 동안 인도, 아프가니스탄, 중앙아시아 일대를 답사하고 그 여정을 <왕오천축국전>으로 남겼다.

저자는 방대한 자료 조사와 1년여에 걸친 현장 답사를 바탕으로 상상력을 더해 <왕오천축국전>의 압축적 문장 사이에 숨어 있는 '인간' 혜초에게 숨결을 불어넣었다.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역사추리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저자는 특히 고구려 유민으로 당나라 장수가 돼 서역 원정을 했던 고선지와 혜초의 소설 속 만남을 주선한다.

'혜초' 홈페이지(hyecho.minumsa.com)에선 현재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보관돼 있는 <왕오천축국전>의 반환운동을 벌이고 있다.

ⓒ 통일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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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하구
- 정전협정의 틈, 유라시아로의 창 | 이시우 지음 | 통일뉴스 | 486쪽 | 2만원

사진작가 이시우의 카메라 렌즈는 언제나 분단의 현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는 그를 통해 통일과 평화와 생명을 이야기하고자 했다. 이미 사진집 <비무장시대에서의 산책> <끝나지 않은 전쟁 대인지뢰>와 산문집 <민통선 평화기행>을 펴냈다.

이 책도 그 연장선에 있다. 특히 이번 작업과정에서 '기밀탐지·누설' 등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한강하구의 막혔던 뱃길을 열 뿐만 아니라, 한강하구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얼과 삶을 되찾고, 한강하구를 우리 겨레의 평화로운 삶을 위한 터전으로 복원해야겠다"는 소망을 사진과 글로 새겨 유라시아 평화의 축으로서 한강하구의 미래를 그려내고 있다. 1심에서 무죄판결을 받고 석방돼 현재 2심이 진행 중인 작가가 그동안 걸어온 길을 홈페이지(siwoo.pe.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 매직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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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값비싼 수업료
- 학업을 위한 19세 여대생의 매춘 | 로라 D. 지음 | 박은희 옮김 | 매직하우스 | 252쪽 | 9800원

"둘로 나뉜 것 같다. 검은 것도 아니고 흰 것도 아닌, 완전히 매춘생활을 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전적으로 여대생도 아닌, 나의 삶은 모순적이다."

검은 정장에 교재를 감싼 손과 빨간 원피스에 지폐를 움켜쥔 손을 대비시킨 표지가 눈길을 끄는 이 책은 자신의 몸을 팔아 학비와 생활비를 벌어야 했던 한 프랑스 여대생의 자전적 소설이다.

꿈에 부풀어 대학생활을 시작했던 그녀가 매춘의 길로 들어설 수밖에 없었던 까닭은 무엇일까. 소설의 배경은 프랑스지만 갈수록 치솟는 등록금과 '아르바이트 윤락' 여대생은 그들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 W >가 그녀의 이야기를 다룬 까닭도 아마 그래서일 것이다.

ⓒ 초록개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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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를 그리는 티베트 친구들
| 티베트 난민 어린이들 글·그림 | 가브리엘 랩킨 엮음 | 배블링 북스 옮김 | 초록개구리 | 176쪽 | 1만원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티베트에 관한 소식이 심심찮게 언론을 장식하고 그에 관한 관심도 높아졌다. 달라이 라마의 저작을 비롯해 티베트에 관한 책들도 잇달아 출간되고 있다. 그러나 TV를 보던 자녀들이 '엄마 아빠, 티베트 문제가 뭐야?'라고 물어온다면 순간 당황할 수밖에 없다. 그때 이 책을 함께 펼쳐보는 건 어떨까.

조국과 부모, 또는 언어를 잃어버린 채 세계 여러 나라에 흩어져 난민으로 살아가는 티베트 어린이들이 자신들의 생활과 소망을 직접 쓰고 그린 글과 그림을 엮은 책이다. 그만큼 좀 더 쉽고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티베트 어린이들과 함께 지내온 엮은이가 친절하게 달아놓은 풀이도 이해를 돕는다.


대한민국 상식사전 아고라

아고라 폐인들 엮음, 여우와두루미(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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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이주의 새책, #아고라, #이시우, #김탁환, #혜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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