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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取중眞담]은 <오마이뉴스> 상근기자들이 취재과정에서 겪은 후일담이나 비화, 에피소드 등을 자유로운 방식으로 돌아가면서 쓰는 코너입니다. <편집자주>

 

남의 눈에 든 티끌은 보이고 제 눈에 든 대들보는 안 보인다더니 민주당 하는 꼴이 딱 그 모양이다. 

 

16일 민주당이 한나라당을 향해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절대권력은 절대부패한다는 것을 보여줬다"라고 대변인 논평까지 냈다. 서울시의회 의장 선거를 둘러싸고 한나라당 소속 시의원끼리 돈을 주고받은 사건을 두고 간만에 정치공세를 편 것이다.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은 16일 오전 9시에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 모두 발언에서 다음과 같이 한나라당을 향해 날을 세웠다.

 

"서울시 의회 의장이 구속되었다. 의원 30명이 연루된 사건이다. 이 소속 의원들을 공천한 한나라당은 사건 발생 후 회의도 없고 대변인 논평도 없다. 한나라당은 지방의회 공천할 자격이 있는 당인가 묻게 된다. 그 정도 뇌물수수는 한나라당에서 아무것도 아닌 관행인가?…(중략)…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의 대국민사과를 요청한다. 그리고 정상적 당이라면 즉각 윤리위를 소집해 제명하고 출당하는 것이 정상적일 것이다."

 

김 최고위원은, 아니 민주당은 제 안에 대들보는 모르는 것인가, 아니면 모르는 척 하고 있는 것인가. 알고도 모른 척 한다면 후안무치의 극치고, 정말 모르고 있다면 민주당은 '정상적 당'으로서 전혀 기능을 하고 있지 못함을 스스로 입증하는 꼴이다.

 

X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더니...

 

광주광역시 의회 소속 시의원 19명 중 3명이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박탈당했다. 1명의 현직 시의원이 비리혐의로 구속됐다. 두 명의 현직 시의원이 성추문으로 52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대책위로부터 사퇴압력을 받고 있다. 한 명의 현직 시의원에 대해서 복지법인 설립과 관련 경찰이 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명의 시의원에 대해서는 사문서와 공문서 위조 의혹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 모두 민주당 소속이다.

 

성추문으로 사퇴압력을 받고 있는 의원은 지난 14일 하반기 원구성에서 교육사회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지난 14일 시의원들끼리 난투극을 벌이는 '폭력 활극'이 시의회에서 벌어졌다. 참, 이 시의회는 집행부로부터 의회고유권한인 행정사무감사마저 거부당하는 치욕을 당했다.

 

[관련기사]

"갈 데까지 간 광주시의회, 이번엔 '폭력 활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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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나열한 사건과 관련해서 민주당이 대국민 사과를 하거나 자체 윤리위를 열거나 제명·출당조치를 취한 일은 없다.

 

광주지역 시민단체들은 그동안 줄기차게 민주당의 사과와 합당한 조치를 요구해왔다. 공천을 잘못한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민주노동당은 그동안 "이 모든 사태가 지방의회를 일당이 독점한 결과"라고 지적하며 민주당의 사과를 요구해왔다. <오마이뉴스>를 비롯한 언론들은 광주시의회의 파행에 대해서 기획보도를 하거나 사건 기사를 통해 꾸준히 문제점을 지적해왔다. 

 

하지만 민주당은 사과는커녕 입술 꼬리 한번 움찔거리지 않았다. 죄질로 쳐도 결코 한나라당 시의원에게 뒤쳐지질 않을 파렴치한 짓을 자신들이 공천한 시의원들이 자행하고 있음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것이 '정상적인 당'인가.

 

민주당은 '정상적인 당'인가

 

그런 민주당이 한나라당을 준열하게 꾸짖는다. 한나라당 소속 서울시의원들의 의장 선거를 둘러싼 돈거래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라고 한다. 관련 서울시의원들을 즉각 윤리위를 소집해 제명하고 출당시키라고 압박한다. '정상적인 당'이라면 그렇게 하란다.

 

이제 민주당이 '정상적인 당'이라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보여줄 차례다. 남의 당 일에 대책위까지 꾸려 진상조사까지 할 판인데 무엇인들 못하겠는가.


태그:#민주당, #광주시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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