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가들이라면 꼭 한번쯤은 다녀갔을 법한 장소가 있습니다. 경기도 시흥시 하중동에 위치하고 있는 관곡지입니다. 약 3만 평이 넘는 연꽃농장이 있어서 많은 나들이객들과 사진작가들이 찾고 있지요.

다양한 수련과 연꽃이 6월말부터 피어 7월 중순이 되면 만발한 연꽃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입 소문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다녀갑니다. 소박하면서도 수줍음 많은 새색시 볼 같은 분홍빛 연꽃과 청초하고 새하얀 백련의 자태에 빠져 길을 멈추는 모습을 곳곳에서 볼 수 있지요.

다양한 볼거리를 만들기 위한 공사가 마무리 단계지만 연꽃을 구경하는 사람들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없답니다. 연꽃 이외에도 친환경 농법을 이용해 지은 농작물들이 한편에 자라고 있어 아이들 자연학습장으로도 손색이 없답니다. 

 

그래서인지 근교 유치원이나 유아원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소풍 나온 엄마들이 많습니다.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음악처럼 들립니다. 어찌나 귀여운지 볼에 뽀뽀라도 해주고 싶습니다. 한 유모차에는 후텁지근한 날씨 탓에 땀을 뻘뻘 흘리며 3명의 애기가 타고 있습니다.

분명 정원초과지만 그래도 유모차를 탈 수 있는 아이들은 행복해 보입니다. 걸을 수 있는 애기들은 더운 날씨에도 걸어야 하기에 무척 힘들어 보입니다. 귀여운 포즈를 취해달라고 했더니 금방 울음이 터질 것 같은 표정으로 '이쁜짓' 표정을 짓는 모습이 어찌나 귀여운지 한참을 애기들과 시간을 보내다 연꽃 길 사이로 걸음을 옮깁니다.

관곡지에는 연꽃뿐만 아니라 다양한 볼거리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아치형으로 그늘을 만들고 있는 사이로 신기하게 생긴 꽃이 보입니다. 시계꽃입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시계 모양으로 생긴 것이 참 예쁩니다. 꽃길을 지나다 보니 저만치에 쉼터가 보입니다.

더위를 잠시 잊을 수 있어서 잠시 머물다 갑니다. 며칠 사이 부쩍 자란 벼 사이로 연잎이 하늘하늘 춤을 춥니다. 의젓하게 홀로서기를 하고 있는 연잎을 보니 자연의 신비를 느낍니다. 논과 연꽃 사이로 왜가리가 산책을 하고 있습니다. 인기척이 들려도 여유롭게 사뿐사뿐 걸어갑니다. 떨어진 연꽃을 타고 거미가 이사를 합니다.

붉은색 연꽃이 연등에 불 밝히고 다소곳이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꽃술 사이로 벌들이 꿀을 따며 부지런히 옮겨 다닙니다. 사진작가들은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고 있습니다. 환갑은 훨씬 지났을 어르신들이 무거운 카메라 장비를 들고 아름다운 연꽃을 뷰 파인더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요즈음 취미 생활을 즐기는 사진 동아리 회원들끼리 모여 출사를 나와 열심히 선생님의 말에 따라 촬영을 하고 있습니다. 더위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진지한 표정으로 즐기시는 어르신들을 보니 그 모습이 참으로 행복해 보입니다.

수온이 낮거나 수심이 너무 깊으면 자라지 않는 연은 25~30도 사이가 자라기에 적정한 온도랍니다. 요즈음이 적정기이지요. 연근은 참흙 질참흙에서 자라기 때문에 유기질이 풍부하고 열을 내려주고 마음을 안정시키는 진정효과와 무기질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 배설 촉진, 피부건강 유지에도 탁월하다 합니다.

연잎과 연꽃은 차로 만들어 마시게 되면 어혈을 제거해준다 하니 연은 버릴 것이 없는 것 같습니다. 연꽃이 지고 나면 벌집 모양으로 된 연방 안에 씨앗이 생기는데 이것을 연밥이라고 합니다. 연밥은 동의보감에 의하면 기운을 돋아주고 소화기능을 강화하고 양기를 늘리는데 좋다 합니다. 이곳 관곡지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연꽃도 구경할 수 있지만 연으로 만든 식품도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구입할 수도 있답니다.

연근에 대해서 탁월한 효과를 보셨다고 어머니께서 늘 말씀하시던 기억이 납니다. 남편이 수험생이었을 때 코피를 자주 흘리곤 했는데 연근을 물에 끓여 마시거나 연근을 갈아 먹기도 했답니다.

온갖 약을 먹어도 코피가 잘 멈추지 않아 늘 정성스럽게 연근을 이용해 요리도 하고 생으로 준비해 두었다가 먹이기도 했다고 말하십니다. 그 덕분에 터지면 멈출 줄 몰랐던 코피가 거짓말처럼 멈추었기 때문에 식품을 이용한 치료를 했다며 이웃에게도 권하기도 하셨답니다.

아름다운 백련, 홍련, 다양한 종류의 수련이 언제나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는 관곡지로 나들이 오시지 않을래요? 연꽃 구경은 공짜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