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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시위대 900여명(경찰 추산)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천막을 치고 농성 중이던 보수단체 회원 20여명을 둘러싸고 '죽여버리겠다'는 등 협박했다. 위협을 느낀 보수단체 회원들은 경찰의 보호 속에 텐트를 걷고 철수했다. 이후 시위대는 경찰 간부를 다시 에워싸고 "신분증을 내라"고 요구하며 40여분간 억류했다."
<조선일보> 사회 A10면 6월 24일

 

<조선일보>는 지난 23일 반핵반김국민협의회 등 극우단체들이 벌인 '각목 폭행' 사건을 이와 같이 설명했다.

 

반면, '공영방송 사수' 1인 시위 중이던 50대 여성을 각목으로 내려치고, 짓밟은 일에 대해서는 기사 끝에 "한편, 이날 오후 보수단체 회원과 촛불시위에 참가한 시민들이 서로 주먹다툼을 벌여 촛불시위에 참가한 한 여성이 병원에 실려가기도 했다"고 축소 보도했다.

 

이에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25일 오전 <조선일보>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선일보>의 보도는 최소한의 사실관계도 확인하지 악의적인 날조·왜곡"이라며 "시민들에게 머리 숙여 사죄하지 않으면 <조선일보>의 미래가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언론학 교과서에 남을 전형적인 왜곡·날조 보도... 천벌 받을 짓"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석운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는 "언론학 교과서에 남을 전형적인 왜곡·날조 보도 사례가 될 것"이라며 "천벌 받을 짓"이라고 비판했다.

 

박 대표는 "당시 목격자들에 따르면 여의도 KBS 본관 맞은편에서 1인 시위 중이던 여성을 극우단체 남성 20여명이 몰려와 폭행했고, 말리던 시민까지도 집단 폭행했다"며 "<조선일보>는 이런 사실을 모두 축소하고 '각목 폭행'에 대한 시민들의 항의를 폭력행위처럼 만들어 가해자와 피해자를 뒤바꾸어 놓았다"고 말했다.

 

김순기 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조선일보>의 왜곡·날조 보도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지난 24일 보도를 보면, 최근 국민들의 절독운동과 광고 불매운동에 <조선일보>가 공황상태에 빠져버린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김 수석부위원장은 "같은 언론노동자로서 <조선일보>에게 '지금이라도 정신차리고 반성해야 한다'고 충고하고 싶다"며 "이대로 <조선일보>가 사실을 외면한 채 왜곡·날조한다면 가까운 시일 내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안진걸 조직팀장은 "<조선일보>의 보도 외에도 대다수의 언론이 이를 보수와 진보의 충돌이라고 쓰고 있지만 이는 폭력 대 비폭력, 야만과 문명의 충돌이다"며 "정치테러, 사적 린치를 일삼는 집단에게 '보수'라는 이름을 붙이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안 팀장은 "지난 23일 KBS 앞에서 있었던 폭행 말고도 이런 '친 관변 어용폭력단체'들의 폭력에 의해 시민들이 다친 사례가 6개나 더 있다"며 "언론들은 정치 테러, 사적 린치의 부활에 대해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조선일보>의 거짓말을 보면, '뼈저린 반성을 하고 있다'고 해놓고 고시를 강행하겠다는 이 정권과 너무나 닮아있다"며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고시강행 방침을 규탄하기 위해 오후 2시 종로구 청운동 동사무소 앞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연 뒤, 오후 3시 경복궁역 일대에서 시민들과 결합해 고시강행 저지를 위한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태그:#촛불문화제, #맞불집회, #KBS, #각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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