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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토요일 오후, 작은 아이 학교 담임 선생님과 우리 학교 6학년 한강 답사부 아이들과 함께 남산 석호정에 다녀왔다.

‘한강답사부’란 자전거를 타고 한강을 달림으로써 우리가 살고 있는 한강의 모습을 보다 더 자세하고 가까이 볼 수 있도록 담임 선생님이신 송연자 선생님께서 교장선생님의 허락을 얻어 만들어진 체험학습 서클이다.

 교실에 게시된 서울의 지도랍니다
▲ 여러분의 서울은 어디입니까? 교실에 게시된 서울의 지도랍니다
ⓒ 송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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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선생님은 6학년 3반 담임 선생님이기도 하지만 놀토에 맞벌이를 하는 가정이나 형편이 어려워 혼자 집에서 보내야하는 우리 반 아이들과 6학년 전체 아이들을 위해 처음 이 모임을 만드셨다고 한다. 이런 선생님의 의도를 알고는 있기나 한지 아이들은 그저 모이면 잔치요, 세상 모든 것이 즐거워 죽겠다는 표정이었다.


 얘들아 그만놀고 가야지 ~
▲ 동국대 입구역 놀이터 얘들아 그만놀고 가야지 ~
ⓒ 송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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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인터넷으로 남산공원에 교육활동 예약을 하고 드디어 6월 21일 기다리던 석호정 활쏘기 체험 활동을 나섰다. 장마철이라 오후에 비가 온다는 소식을 뒤로 한 채 아이들은 모두 모두 들뜬 마음으로 전철을 타고 동국대입구에서 내려 다시 남산 순환버스에 올라 기대하던 국궁장에 도착했다.

 동국대 역에서 두 정거장 걸립니다.
▲ 남산 순환버스에 오릅니다. 동국대 역에서 두 정거장 걸립니다.
ⓒ 송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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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석호정으로 향하는 길은 일반차가 진입하지 못하는 잘 닦여진 평평한 도로였다. 아이들은 달려가기도 하고 손잡고 걸으며 남산의 소나무 속으로 들어갔다. 교육장은 한 번에 30명의 아이들이 함께 교육받을 수 있도록 의자도 놓여있었고 숲속이라 도시생활이 찌든 서울의 아이들에게는 무엇보다 즐거운 체험학습장이었다.


 아~ 어서 끝나야 활을 쏠텐데...
▲ 진지하게 이론 교육들어요 아~ 어서 끝나야 활을 쏠텐데...
ⓒ 송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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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슴을 크게 펴고 당겨~!
▲ 하나! 둘! 활쏘는 모습 가슴을 크게 펴고 당겨~!
ⓒ 송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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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 힘차게 당겨보세요~
▲ 모두 하나~ 두울! 자~ 힘차게 당겨보세요~
ⓒ 송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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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2시가 되자 사두(활쏘기 스승을 지칭하는 말 )님의 강의가 시작되었다. 활쏘기의 유래, 우리나라의 장군들의 이야기가 나오자 아이들의 눈은 초롱초롱 빛났다. 무언가 굳은 의지로 함께 구호를 외쳐본다.

“하나! 두울! 셋! 넷!”

선생님의 힘찬 구령에 따라 반듯하게 움직이는 어린 무사들은 남녀가 따로 없다. “명중!” 하는 소리에 친구들은 모두 박수를 치고 본인은 무척 기뻐하는 표정이 너무나 즐거워 보였다.


 명중!하고 말하자 신나게 박수치며 환호합니다.
▲ 사두의 명중에 환호하는 아이들 명중!하고 말하자 신나게 박수치며 환호합니다.
ⓒ 송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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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마다 이렇게 아이들을 데리고 한강답사를 가다가 이번에는 남산 석호정에 오신 선생님께서는 “남산에 이렇게 좋은 체험학습장이 있는지 잘 몰랐다”며 기뻐하셨다.

왜 힘들게 주말에 쉬지도 않고 아이들을 데리고 체험을 다니시냐고 묻자 “서울에서 나서 자란 이 아이들에게 어릴 적 놀던 산이나 들, 강이 없습니다. 저는 이 아이들에게 그런 추억을 많이 심어 주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가까운 한강답사를 선택했고 오늘은 마침 남산에 오게 되어 참 좋습니다” 하고 대답하셨다.
 

 '저는 신구초등학교 인솔교사입니다.' 하자  아이들이 소리치며 박수칩니다.
▲ 아이들에게 자신을 소개하는 선생님 '저는 신구초등학교 인솔교사입니다.' 하자 아이들이 소리치며 박수칩니다.
ⓒ 송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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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몰지각한 선생님들로 인해 학교 교육에 대한 학부모의 불신이 쌓이고 공교육의 부실과 학부모님들의 편견이 우리 선생님들의 어깨를 점점 움츠려들게 만드는 요즈음, 우리 학교에 이런 선생님이 계시다는 게 얼마나 큰 축복인지 그녀의 가녀린 어깨가 오늘따라 유난히 든든해 보였다. 집으로 돌아오며 아이들과 함께 인사를 한다.

“선생님 ! 고맙습니다.”

덧붙이는 글 | 석호정 체험학습은 서울의 공원 홈페이지에서 신청 할 수 있습니다.



태그:#남산활쏘기 , #석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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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입니다.세상에는 가슴훈훈한 일들이 참 많은 것 같아요. 힘들고 고통스러울때 등불같은, 때로는 소금같은 기사를 많이 쓰는 것이 제 바람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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