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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당진 화물연대 조합원 '할복' 자해

 

충남 당진군에서 화물연대 충남지부 조합원이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며 자해를 시도했다.

 

17일 오후 4시 50분 경 충남 당진군 송악면 고대리 현대제철 당진공장 앞에서 100여명의 화물연대 북부지회 조합원들이 시위를 벌이던 도중 조합원 정아무개(43)씨가 과도로 자신의 배를 찔렀다.

 

정씨는 119 구조대에 의해 급히 서산중앙병원으로 옮겨져 봉합수술을 받고 치료중이다.

 

서산중앙병원에 따르면 정씨는 과도로 아랫배를 찔러 길이 5㎝, 깊이 3㎝ 가량의 상처가 났다. 나머지 2곳은 가벼운 찰과상을 입었다. 서산중앙병원 관계자는 "다행히 장기 등이 다치지 않아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화물연대 충남지부 관계자는 "정씨는 현장에서 모친의 제사를 지내던 중이었다"며 "화물연대의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화가 나 자해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화물연대 본조 조합원 및 서산, 대산 지역 노조원들은 정씨의 자해 소식이 알려지자 항의시위를 위해 17일 밤 현재 현대제철 당진공장 앞으로 집결중이다. 경찰은 현대제철 정문 앞에 긴급 상황실을 설치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중이다.

 

17일 화물연대 파업 사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면서 상황은 되레 악화되고 있다.

 

정부는 "화물연대의 추가 요구를 더 이상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발표했고, 화물연대는 "조합원 비상동원령을 내려 내일(18일)부터 강력히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더 이상 대화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

 

정부는 이날 오후 5시 법무·행정안전·지식경제·노동·국토해양부 장관 합동 담화문을 통해 "화물연대가 노동기본권 보장 등 무리한 요구안을 제시함에 따라 더 이상 대화를 지속하기가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어 "화물운송시장 과잉공급 해소를 위한 화물차 감차 추진과 관련, 정부가 올해부터 1000억원을 투입해 화물차와 그 영업권을 구매하고, 연료비가 경유차보다 30~40% 저렴한 LNG 화물차 보급을 위해 차량 당 2000만원 씩 내년까지 50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밖에 ▲고속도로 통행료 심야 할인 10톤 이하 화물차까지 확대 ▲표준요율제 관련, 6월 중 총리실에 운임관리위원회 구성 및 세부시행방안에 대한 연구용역 착수 ▲화물운송 시장구조의 선진화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 등도 발표했다.

 

하지만 정부는 ▲정기국회 내 표준요율제 법제화 ▲유가보조금 지급기준 1600원으로 인하 ▲노동기본권 인정 등 화물연대의 주요 요구안에 대해선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곽인섭 국토해양부 물류정책관은 화물연대와의 11번째 교섭 직전, 서울 방배동 화련 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부는 경유 값 1800원을 기준으로 상승분의 50%만 유가보조를 할 것"이라며 "화물연대의 요구대로 기준선을 1600원으로 낮출 경우 7000억원의 추가 재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경한 화물연대 "정부 입장 수용 못해"

 

이에 대해 화물연대는 "정부의 입장을 결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승석 수석부본부장은 정부와의 간담회 직전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일방적 대책 발표는 사태 해결이 아니라 파업의 장기화만 가져오는 무책임한 태도"라며 정부의 대책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오 부본부장은 "지난주 한나라당과의 교섭에서 표준요율제를 9월에 법제화하고 시범운영한 후 내년 7월 시행하기로 약속했지만, 이제 와서 선법제화가 어렵다고 하는 것은 신뢰를 무너뜨리는 것이고, 대형화주 등에 대한 눈치 보기"라고 비판했다.

 

유가보조금 기준선 인하와 관련, 심동진 사무국장은 "이미 일부 현장에선 1580~1630원을 기준으로 유가 연동제가 실시되고 있는데, 정부에서 유가보조 기준선을 1800원으로 제시하면서 혼란이 초래됐다"고 밝혔다. 오 부본부장은 "보조 안 해도 좋다, 먹고 살게만 해 달라"고 전했다.

 

노동기본권 요구에 대해 심동진 사무국장은 "화주 운송업체에서 우릴 대화상대로 보지 않는다, 사태 해결의 중요한 대형 화주들이 협상장에 나오지 않고 있다"며 "교섭할 수 있는 권한만 달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11번째 협상 결렬... 추후 협상 일정도 못 잡아

 

현재 화물연대 내에선 이날 오후 화물연대 서울지회 조합원 정태교(42)씨의 할복 시도, 여수경찰서장의 '빨갱이' 발언 등으로 정부에 대한 비난여론이 격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이날 저녁 8시에 있었던 정부-화물연대간의 11번째 간담회는 주요 쟁점에서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한 채 1시간 만에 끝났다. 후속 협상 일정도 잡지 못했다.

 

한편, 이날 오후 2시 15분부터 4시간 동안 열렸던 화물연대와 컨테이너운송사업자협의회(CTCA)간의 3차 협상은 운송료 인상에 대한 이견차로 결렬됐다. CTCA에서는 16.5% 인상안을 제시했지만, 화물연대는 30% 이상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태그:#화물연대 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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