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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부 능선까지 산림을 훼손한 후 그 자리에 소나무 조경수를 심어 놓았다. 토사가 흘려내려 또 다른 피해도 우려된다.
 8부 능선까지 산림을 훼손한 후 그 자리에 소나무 조경수를 심어 놓았다. 토사가 흘려내려 또 다른 피해도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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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뿌리채 뽑혀 있다.
 나무가 뿌리채 뽑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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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토지소유주가 허가 없이 수 만여 평방미터의 산림을 베어내고 조경수를 심어 놓은 것으로 드러났다.

충남 금산군 제원면 수당리 금산 나들목 부근. 지난달 부근 고속도로를 지나다 보니 8부 능선까지 산림이 붉은 속살을 드러내고 있었다. 이후 몇 번씩 고속도로를 지날 때마다 상황은 여전했다.

지난 11일 오후, 작심하고 현장을 둘러보았다. 여기저기에는 소나무 등 잘려 나간 나무 밑둥과 잡목들이 쌓여 있었다. 수십 년 된 나무 밑둥이 여기저기 뿌리째 방치돼 있었다. 어림잡아 수만㎡에 이르는 면적이 파헤쳐졌다. 파헤쳐진 임야 한쪽에는 수백 그루의 소나무 정원수를 심어 놓았다. 곳곳에 조경수를 관리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임도를 닦아 놓았다.

산림 간벌 후 조경수 식재... 알고 보니 불법 공사

임의로 임도를 개설한 후 소나무 조경수를 심어 놓았다. 맞은 편 중앙이 고속도로다.
 임의로 임도를 개설한 후 소나무 조경수를 심어 놓았다. 맞은 편 중앙이 고속도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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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수를 심기 위해 비탈진 임야에 있는 나무를 베어내고 땅을 파헤친 것. 비가 내릴 경우
토사에 의한 피해도 우려됐다. 관할 군청이 조경수 식재를 위한 산림개발 허가까지 내준 것일까?

12일 금산군청에 해당 임야에 조경수를 심은 경위를 물었다. 확인 결과, 산림소유주가 인·허가 등 법적인 절차를 무시한 채 불법으로 조경수 식재공사를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임야는 금산군 제원면 수당리 산 29번지. 관할 면사무소가 파악하고 있는 훼손면적은 일부 농지를 포함 약 3ha.

지역주민들에 따르면 토지소유주는 수개월 전부터 간벌작업 등 산림훼손을 시작했다. 한 주민은 "고속도로에서도 훤히 보이는 곳에서 중장비를 불러다 공사를 해 당연히 허가를 받은 줄 알았다"며 "간벌을 하기 전에는 제법 잡목이 우거져 있었다"고 말했다.

관할 행정기관에서는 훼손 사실을 몰랐던 것일까?  제원면 사무소 관계자는 "5월 말경 불법 훼손 사실을 인지하고 현장을 조사한 후 금산군청 농림과에 보고한 바 있다"고 말했다. 수 개월 간의 공사가 다 끝난 이후에서야 훼손사실을 인지했다는 것.

금산군, 불법 산림훼손 통보 받고도 현장 확인조차 안해 

훼손된 임야에 심어 놓은 조경수
 훼손된 임야에 심어 놓은 조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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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금산군은 불법 훼손 사실을 통지받고서도 아직까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금산군 농림과 관계자는 "5월 말경 제원면 사무소로부터 불법 산림 훼손 사실을 전달받았다"며 "하지만 아직까지 현장조사 등 후속 조처를 취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곧바로 산지관리법 위반 여부 등에 대한 현장점검 후 위법사실이 있으면 관련 규정에 의거 처리하겠다"고 덧붙였다. 

주민 이아무개(65·금산읍)씨는 "공무원들이 매일 고속도로를 오가면서 공사가 다 끝날 때까지 산림 불법훼손 사실을 몰랐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행정기관이 발 빠르게 공사 중지 명령을 내리고 위법 조치했다면 산림훼손을 방지할 수 있을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태그:#금산군, #산림훼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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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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