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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 9일 오후 5시15분]
 
고 이병렬씨 '민주시민장'... 서울광장에 분향소 설치
 
지난 5월 25일 전북 전주에서 '보수정권 타도' 등을 외치며 분신한 고 이병렬씨의 장례는 '민주시민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고, 시신도 서울대병원으로 안치됐다. 발인은 13일이다. 장지는 모란공원 또는 망월묘역으로 검토하고 있다.
 
광우병 대책회의는 서울시청과 고인이 분신한 장소인 전주 코아백화점에서 노제를 지낼 예정이다. 또 9일 오후 6시부터 서울광장에 분향소를 설치하기로 했다.
 
현재 대책회의는 장례위원회를 구성하고 있다.
 
한편 국민대책회의는 9일 '애도 성명'을 발표했다. 국민대책회의는 '이병렬 님의 숭고한 뜻을 이어 기필코 국민승리를 쟁취하겠습니다' 제하의 성명을 통해 "검역주권과 국민건강권 회복, 민주주의와 국민주권을 위해 온몸이 타들어가는 고통을 스스로 택하면서, 하나밖에 없는 목숨을 역사에 바친 고 이병렬 님의 영전에 삼가 명복을 빌며, 참을 수 없는 슬픔에 잠긴 가족들에게 깊은 애도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국민대책회의는 이어 "이병렬 님의 분신 항거와 희생이 검역주권과 국민건강권을 포기하는 굴욕, 졸속 협상을 '훌륭한 협상'으로 포장하여 국민에게 일방적으로 강요한 이명박 정부의 무능과 부정, 그리고 한 달이 넘게 촛불로 타오르는 국민의 염원을 폭력탄압과 거짓말로 묵살하는 독선과 오만이 초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대책회의는 또 "그럼에도 정부는 평화적인 촛불참가자를 향해 물대포를 쏘고, 테러진압부대를 투입하며, 방패와 곤봉을 휘둘러 수많은 피해자를 내더니, 마침내 14세 학생의 뒷머리를 방패로 가격, 두개골 파열을 일으키는 등 어린 학생들까지 마구잡이로 폭행하는 발악적인 양상으로 치닫고 있어, 국민의 걱정과 분노를 더욱 높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명박 정부가 이병렬 님의 영전에, 그리고 실망과 분노로 타오르는 온 국민 앞에 진심으로 사과하고, 전면 재협상에 속히 나설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면서 "하늘같이 높은 민주의식과 바다같이 넓은 희생정신으로, 역사의 횃불이 되신 이병렬 님의 영전에서 우리 모두는 국민승리를 향해 더욱 정진할 것을, 더욱 투쟁할 것을 엄숙히 선언한다"고 밝혔다.
 
 
[1신 보강 : 9일 오후 1시 55분]
 
"보수정권 타도" 외치며 분신한 이병렬씨 사망
 
지난 5월 25일 전북 전주에서 '보수정권 타도' 등을 외치며 분신한 이병렬씨가 9일 오전 11시 30분경 사망했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입원 치료를 받고 있던 이병렬씨가 오전 11시 30분께 운명했다"고 밝혔다. 이씨의 빈소는 그동안 이씨가 입원해 치료를 받았던 서울 영등포 한강성심병원에 차려질 예정이다.
 
이씨는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 반대 촛불문화제가 한창이던 지난 5월 25일 전북 전주에서 자필로 쓴 유인물을 시민들에게 나눠준 뒤 오후 6시경 시너를 몸에 끼얹고 스스로 불을 붙였다.
 
이씨가 입원 치료를 받는 동안 일부 시민들은 직접 병원을 찾아 이씨의 쾌유를 빌었다. 또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그동안 촛불문화제 등을 통해서 치료비를 모금하는 등 이씨를 도와왔다. 이씨의 사망소식이 알려진 뒤 인터넷에서는 그를 추모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광우병 국민대책회의와 유족들은 병원 앞 공공운수연맹 상황실 천막에서 장례식 방법과 절차 등을 논의하고 있다. 유족들은 대책회의측에 장례 문제를 위임한 상태다. 대책회의는 오후 회의를 통해 장례 절차를 최종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병원에 있는 고인의 작은 형 이용기(41) 씨는 "6일 저녁에는 전주에 있는 막내동생과 나, 우리 딸 아들이 면회를 왔었다"면서 "그 때는 내가 하는 말에 눈동자를 약간만 움직여서 솔직히 '힘들겠다' 싶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이어 "그런데 어제 고모부, 작은아버지, 우리 아들 이렇게 면회를 왔을 때는 눈동자를 또릿또릿 움직이고 우리가 하는 말도 다 알아들어서 '이제 한숨 돌렸다'고 생각했다"면서 "하지만 갑자기 상태가 안좋아져서 저렇게 가버리니 너무 아쉬움이 크다"고 착잡해했다.
 
그는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내가 자세히 알지 못해 많이 말할 수 없지만, 언론을 통해 보면 우리나라보다 국력이 세지 않은 나라도 광우병 위험이 있는 쇠고기를 막는 조치를 하고 있는데, 우리나라가 그걸 다 들여온다고 하니 동생이 울분을 느꼈을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된다."
 
고인의 고모부인 성문경(73)씨도 "기가 막한다"면서 "얘들 아버지가 살아계셨으면 나랑 동갑인데 내 자식 같고…, 마음이 아프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태그:#이병렬, #미국산 쇠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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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랭은 고양이를, 저는 개를 업고 다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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