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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창한 봄날, 전교생이 운동장에 모였습니다. 학년별, 반별로 각기 다른 색 옷을 입고 모처럼 책상과 의자가 있는 교실이 아닌 운동장에 섰습니다. 체육대회라기보다 예전 초등학교 다닐 때처럼 운동회를 하는 듯했습니다. 날씨가 맑아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학교 전체에 축제분위기가 감도는 것 같았습니다. 선생님과 학생들 모두 얼굴이 밝았습니다.

 

 

식순에 따라 각 반별로 대회를 진행했습니다. 우선 남학생들의 축구경기가 시작되고, 체육관에선 사제간 농구대회가 열렸습니다. 운동장 한 쪽에선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아 응원을 아끼지 않았고, 선생님들도 학생들과 어울려 운동장을 뛰었습니다. 모두 하나가 되었습니다. 경기에 나가선 자기가 소속된 팀을 위하여 최선을 다했고, 또 남은 사람은 나름대로 목이 터져라 응원을 했습니다.

 

 

또 다른 곳에선 ‘물풍선터트리기’와 ‘어깨걸고 나란히’, ‘족구’, ‘이어달리기’ 등의 경기가 이뤄졌습니다. 이날 하루만큼은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았습니다. 선생님과 학생들이 같은 팀을 위해 서로 최선의 노력을 아끼지 않을 뿐입니다.  

 

맑고 더 높은 하늘이어서 새삼 열기가 더 뜨거웠습니다. 운동장 바깥쪽 큰 나무 아래 있는 이들도 모두 응원을 합니다. 목이 아파도 소리를 멈출 수 없습니다. 달리는 선생님을 위하여, 땀 흘리는 급우를 위하여 경기에 참여하지 않는 학생들은 그들 나름대로 열심히 할 수 있는 모든 힘을 동원해봅니다.

 

 

더운 날씨에도 주어진 경기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고 있으려니 새삼 그 예전, 운동회가 생각났습니다. 점점 사라져 가는 것이 마음 아프지만 있는 그대로 학생과 교사, 학부모, 이웃, 친척들이 한 곳에 모여 달리고 소리치고, 넘어지고...

 

볼거리가 많아서 좋았고, 보고 싶었던 사람들을 오랜만에 만나서 기뻤던, 또 그들과 함께 선의의 경쟁도 마다 않고 힘을 쏟았던 그리고 달리기 일등에 공책이며, 연필, 귀한 학용품을 받을 수 있었기에 이를 악물고 달려던 어린 시절 그때, 그 시절이 그립습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사라져가는 것 중에 제일 씁쓸한 것이 바로 운동회입니다. 그런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오늘의 체육대회가 그나마 아련한 기억을 행복하게 전해줍니다. 학년, 반 상관없이 학생과 선생님이 함께 어울려 땀 흘리며, 서로가 서로에게 응원을 아끼지 않는 체육대회를 보면서, 비록 1년에 한번 치러지는 것이지만 학교가 영원 하는 날까지 학생들과 함께 있어 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 학생들이 먼 훗날, 학창시절을 떠올릴 때 지금의 나처럼 운동회를 떠올리며 행복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태그:#체육대회, #운동회, #경기,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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