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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기를 앞둔 밀밭이 황금물결로 출렁이고 있다. 하염없이 쏟아지는 햇살에 눈에 부시는지 누렇게 익은 밀이 자꾸만 고개를 숙인다. 전라남도 구례군 광의면 들녘이다.
 수확기를 앞둔 밀밭이 황금물결로 출렁이고 있다. 하염없이 쏟아지는 햇살에 눈에 부시는지 누렇게 익은 밀이 자꾸만 고개를 숙인다. 전라남도 구례군 광의면 들녘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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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이 계속 줄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07년도 쌀 소비량’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76.9㎏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6년 78.8㎏보다 2.4% 적은 량이다.

연간 쌀 소비량은 2002년 87.0㎏에서 2003년 83.2㎏, 2004년 82.0㎏, 2005년 80.7㎏, 2006년 78.8㎏ 그리고 지난해 76.9㎏으로 해마다 줄어드는 추세다. 1인당 1일 쌀 소비량 역시 1년 사이 2.4% 감소해 210.9g에 그쳤다. 하루 평균 두 공기 정도의 밥만 먹는 셈이다.

반면 밀은 1970년 1인당 연간 소비량이 13.8㎏에서 지난해 33.5㎏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우리 식탁에서 밀이 쌀의 자리를 비집고 들어오고, 중요도 또한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밀 소비량은 식용 220만 톤과 사료용 130만 톤을 합해 모두 350만 톤에 이른다. 그러나 우리밀 재배면적과 생산량은 2800㏊에 1만1120톤에 머물고 있다.

이로 인해 지난 2006년 밀수입에 따른 외화 유출금액이 7억 달러에 달한다. 올해는 곡물값 상승으로 21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밀 자급이 얼마나 중요하고 경제적 효과를 가져다주는지 자명하다.

우리밀은 가을에 씨를 뿌려 겨울을 땅속에서 보내기 때문에 농약을 칠 필요가 없다. 우리 땅에서 생산된 공해 없는 안전한 먹을거리인 셈이다.
 우리밀은 가을에 씨를 뿌려 겨울을 땅속에서 보내기 때문에 농약을 칠 필요가 없다. 우리 땅에서 생산된 공해 없는 안전한 먹을거리인 셈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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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과 어우러진 밀밭 풍경이 평화롭다. 바람에 쓸려 이리저리 춤추는 밀밭에서 슬비가 밀 하나를 꺾고 있다.
 지리산과 어우러진 밀밭 풍경이 평화롭다. 바람에 쓸려 이리저리 춤추는 밀밭에서 슬비가 밀 하나를 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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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은 우리에게 쌀 다음으로 소비량이 많은 제2의 식량이다. 그러나 우리가 소비하는 밀은 0.03%만 자급할 뿐 99.7%를 미국 등에서 수입해 오고 있다.

수입밀은 봄에 파종해 여름에 성장하기 때문에 많은 농약을 뿌린다. 각종 농약이나 방부제로 국민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수입에 드는 돈도 천문학적 액수다.

반면 우리밀의 장점은 나열하기 버거울 만큼 많다. 가을에 씨를 뿌려 겨울을 땅속에서 보내기 때문에 농약을 칠 필요가 없다. 우리 땅에서 생산된 공해 없는 안전한 먹을거리인 셈이다.

인체 면역기능도 수입밀보다 두 배 높다. 항산화작용을 통해 노화 억제효과도 월등하다. 열량도 우수하다. 100g당 350㎈의 열량을 낸다. 단백질은 쌀의 2배, 칼슘과 인, 철분 함유량도 풍부하다.

이뿐만 아니다. 우리밀을 재배하는 것은 땅심을 높이고 지하수 함량을 늘리는 데도 도움이 된다. 세계적 식량 파동의 방파제 역할도 한다. 놀고 있는 논과 밭을 활용해 농가소득도 높일 수 있다. 대기 정화 효과도 있다. 수입에 따른 외화도 아낄 수 있다.

국제 곡물 가격이 폭등세를 보이고 있어 우리밀의 가격 경쟁력도 높아졌다. 최근 수입밀 20㎏ 한 포대 가격이 2만2000원인데 반해 우리밀은 3만4000원으로 가격차이가 1.5배 밖에 나지 않는다. 수입밀과 맞서볼 만한 상대가 된 것이다.

우리밀은 우리 들녘에서 맑은 공기와 물을 먹고 자란 우리 곡식이다. 올해 밀 수확은 6월 10일부터 20일 사이에 이뤄진다. 지리산 자락, 전라남도 구례군 광의면 들녘의 밀밭 풍경이다.
 우리밀은 우리 들녘에서 맑은 공기와 물을 먹고 자란 우리 곡식이다. 올해 밀 수확은 6월 10일부터 20일 사이에 이뤄진다. 지리산 자락, 전라남도 구례군 광의면 들녘의 밀밭 풍경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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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밀을 집단 재배하고 있는 전라남도 구례군 광의면 들녘. 수확기를 앞둔 밀밭이 황금물결로 출렁이고 있다. 하염없이 쏟아지는 햇살에 눈이 부시는지 누렇게 익은 밀이 자꾸만 고개를 숙인다. 밀 내음도 향긋해 코끝을 간지럽힌다. 바람에 쓸려 이리저리 춤추는 밀밭 풍경이 평화롭다.

국제 곡물 가격이 폭등세를 보이고 있어 수입밀에 맞선 우리밀의 가격경쟁력도 높아졌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으로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지금, 제2의 식량이면서 영양가 높고 안전한 우리밀에 대한 인식을 달리해야 할 때다.

이미 고전이 된 신토불이를 들먹일 필요도 없다. 우리밀은 우리네 들녘에서 맑은 공기와 물을 먹고 자란 우리 곡식이다. 우리밀을 애용하는 것은 우리의 식탁을 지키고 고향을 살리는 길이기도 하다.

밀에는 어릴 적 추억이 서려있다. 다 익은 밀을 불에 구워먹는 맛도 잊을 수 없는 추억이다.
 밀에는 어릴 적 추억이 서려있다. 다 익은 밀을 불에 구워먹는 맛도 잊을 수 없는 추억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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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 구례군 광의면 구만리에 있는 우리밀 농촌체험교육관. 우리밀을 이용한 팥국수와 찐빵 만들기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우리밀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곳이다.
 전라남도 구례군 광의면 구만리에 있는 우리밀 농촌체험교육관. 우리밀을 이용한 팥국수와 찐빵 만들기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우리밀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곳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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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우리밀, #구례, #지리산, #수입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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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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