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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명물 강화풍물시장
 강화명물 강화풍물시장
ⓒ 김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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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에 강화도 오마이스쿨에 강의하러 간다고? 그럼 너 따라 가서 꽃게랑 병어랑 좀 사와야겠다. 요즘 꽃게랑 병어가 한창 맛있다더라."

강의를 하러 강화도 오마이스쿨에 갈 때면 가능하면 부모님과 외할머니를 모시고 갑니다. 세 노인분들이 언젠가 한 번 저와 함께 강화에 다녀오시곤 강화의 멋과 맛 그리고 인심에 푹 빠지셨기 때문이죠.     

강의를 끝내고 부모님을 모시고 찾아간 곳은 강화풍물시장입니다. 몇 번의 강화기행으로 강화일주도로와 몇 군데 유적은 보셨으니 이번엔 강화시장을 구경하시겠단 뜻입니다.

"예전에 강화대교 하나만 있을 때는 길 건너에 재래시장이 크게 있었는데. 지금은 재래시장은 없어지고 신식건물이 들어섰구나. 예전부터 여기 물건이 뭐든 맛있고 품질이 좋아."

나는 처음 와보는 곳이지만 수십 년 전부터 강화인삼을 사기위해 가끔 오셨다는 엄마는 마치 고향에 오신 듯 자신감 있게 시장거리를 누비십니다.
싱싱한 암꽃게가 1kg에 3만원
 싱싱한 암꽃게가 1kg에 3만원
ⓒ 김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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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꽃게가 한창이라더니 역시 싱싱하구나. 1kg에 3만원이면 조금 비싸긴 해도 지금이 알이 꼭 차서 먹을 만하거든. 이거 사다가 게장담자."
"아이구, 병어 싱싱한 것 좀 봐. 이런 건 회로 먹어도 좋고 조려도 비린맛이 없고 아주 좋아."
할머니가 논에서 직접 잡아오신 논우렁
 할머니가 논에서 직접 잡아오신 논우렁
ⓒ 김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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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나~ 우렁이가 다 있네. 이건 수입이 아니고 우리 논에서 난거야. 우렁 쌈장을 만들어서 밥을 비며먹으면 좋겠다. 이것도 좀 사자."

"파도 좋고 마늘도 좋고…."

시장을 몇 바퀴 돌며 꽃게에 병어에 우렁이까지 잔뜩 사신 엄마는 시장기가 도시는지 시장 식당가에서 점심을 먹고 가자고 합니다.
살이 통통하게 오른 병어는 회로도 먹어도 좋다.
 살이 통통하게 오른 병어는 회로도 먹어도 좋다.
ⓒ 김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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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풍물시장 2층은 전체가 식당가입니다. 식당마다 제철을 맞은 밴댕이과 병어를 먹기위한 손님들로 넘쳐납니다.

"여기 밴댕이회랑 병어회 좀 주세요. 식사는 나중에 바지락칼국수로 해 주고요."

손님이 들어서자마자 내오는 반찬이 맛깔스럽습니다. 하루 전에 담근다는 간장 게장은 짜지도 않고 맛있어 사오고 싶을 정도고, 함께 나온 조개탕 역시 감칠맛이 일품입니다.
밴댕이회 한접시에 따라나온 반찬들이 푸짐하다
 밴댕이회 한접시에 따라나온 반찬들이 푸짐하다
ⓒ 김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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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어회 한접시 1만5천원, 밴댕이 한접시 1만3천원 거기에 식사로 4천원짜리 칼국수를 두그릇 시켜서 나누어 먹으니 배가 불러 더 이상 먹을 수가 없을 정도 입니다. 싱싱하고 맛있는 음식이 이렇게 저렴하기 까지 하니 더 바랄 것이 없겠지요.

"여기 너무 좋다. 물건 좋고 밥값도 싸고…. 우리 다음주에 또 오자."
"그러세요. 할머니. 또 오시자구요."

집에 돌아와 그때까지 살아서 벌벌거리는 꽃게를 잘 씻어 간장게장을 담그고 우렁이는 양파와 파마늘, 풋고추를 듬뿍 썰어넣고 볶는 듯 끓여 강된장으로 끓여 놓았습니다. 다듬어 둔 병어는 양념장을 얹어 조리면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모를 병어조림이 되겠지요.
씹는 맛이 고소한 밴댕이 회
 씹는 맛이 고소한 밴댕이 회
ⓒ 김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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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에서 가져온 맛있는 밥도둑들로 풍성한 식사를 하게 될 가족을 생각하니 절로 콧노래가 나옵니다. 강화풍물시장은 5일장으로 2일과 7일에 가시면 더 풍성하고 싱싱한 먹거리와 볼거리를 만날 수 있답니다.


태그:#강화풍물시장, #밴댕이, #병어, #꽃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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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아줌마가 앞치마를 입고 주방에서 바라 본 '오늘의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요? 한 손엔 뒤집게를 한 손엔 마우스를. 도마위에 올려진 오늘의 '사는 이야기'를 아줌마 솜씨로 조리고 튀기고 볶아서 들려주는 아줌마 시민기자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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